DAY THREE.
개막 이후 첫 주말을 맞았다(미국 현지시간). 전국 중계를 내보낸 ‘FOX’스포츠 방송국은 관중석에 디지털 이미지를 입히고, 중계 내내 현장음을 넣어 무관중 경기의 한계를 극복하려 애썼다.
다르빗슈 유는 첫 등판에서 제구력 난조를 보인데다가 수비의 도움도 받지 못하며 초라한 패를 기록했고, 볼티모어는 약체(?)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개막 첫 승리를 챙겼다. 이틀 연속 메이저리그 최강 화력전을 선보인 트윈스와 화이트삭스는 어제와 다른 양상의 타격전을 연출했다.
카디널스가 너무 일찌감치 스코어 차이를 벌려 김광현은 볼 수 없었지만 최지만과 추신수는 올 시즌 첫 안타를 쳤다. 올해 리그가 처음으로 도입한 연장 승부치기는 은근한 볼거리를 주고 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9회 2아웃 상황에서 동점홈런(마르셀 오주나)을 터뜨리며 돌입한 연장전에서 승부치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1. 밀워키 브루어스 (시즌 1승 1패) 8-3 시카고 컵스(시즌 1승 1패)
전날 카일 헨드릭스의 완봉투에 힘 한번 써보지 못한 브루어스 타선이 오늘은 터졌다. 팀의 주포 크리스찬 옐리치는 시즌 홈런 신고식을 했다. 작년 부활의 신호탄을 쏜 다르빗슈의 호투가 예상됐지만 4이닝 6안타를 맞으며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왔다(패전). ESPN야구 패널 중에 한명이 ‘다르빗슈는 올해 사이영상을 받을지 모른다’라 말했는데, 대체 무슨 근거로 이런 생각을 했나 싶은 날이었다. 컵스는 1회 선취점을 내며 기분좋은 출발을 했지만 브루어스는 2회초 바로 동점을 만들었고 4회부터 차근차근 점수를 벌려 나갔다. 카일 슈와버가 추격 홈런을 쏘았지만, 약발은 먹히지 않았다. 브루어스의 카운셀 감독은 오프너에 해당하는 선발투수 운용으로 필승조를 충분히 아꼈지만 굳이 그럴필요가 있었나 싶다. 두 팀은 내일 하루 경기가 없다.
2. 미네소타 트윈스(시즌 1승 1패) 3-10 시카고 화이트삭스(시즌 1승 1패)
리그 최강의 포병군단 트윈스에게 어제 호되게 당한 화이트삭스는 오늘 어제보다 가혹한 하루를 트윈스에게 선물했다. 무려 홈런 5방을 터트린 화이트 삭스는 5회에 이미 경기를 결판냈다. 화이트삭스의 9번타자 레우리 가르시아(스위치 타자)는 좌우타석에서 모두 홈런을 쳤다. 작년 트윈스 마운드가 거둔 수확중 하나였던 신예 스멜쳐는 올해 성장에 물음표를 던지게하는 부진을 보였다. 미스터 ‘비어드’ 댈러스 카이클은 화이트삭스 유니폼을 입고 등판한 첫 경기에서 5.1이닝 3안타 2실점하며 호투했다. 트윈스의 넬슨 크루즈는 3점짜리 크루즈 미사일을 쏘았다. 시청자인 내가 봐도 고민인 트윈스의 마운드는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까. 내일 트윈스의 선발투수는 마에다 켄타다. 또 한번의 다득점 화력전을 볼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3. 토론토 블루제이스(1승 1패) 1-4 탬파베이 레이스(1승 1패)
야브로(레이스)와 슈메이커(블루제이스)가 예상대로 선발 투수전을 펼치며 경기 초반 볼만한 수비야구를 펼쳤다. 경기는 1대1 동점인 가운데 돌입한 8회말 결정났다. 1사후 포수 마이크 주니노가 안타를 치고 나간데 이어 최지만이 볼넷을 얻었다. 이어 등장한 브랜드 라우가 외야 깊숙이 안타를 만들며 2타점 3루타로 결승득점을 뽑았다. 올 시즌 리그 최강 마무리 반열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 레이스의 닉 앤더슨은 세이브 상황이 아닌 7회 위기 상황에 등판해 공 2개로 팀을 구했다. 세이브 상황이 아닌데도 마무리 투수를 올릴만큼 올 시즌은 연패가 치명타다. 어쨋든 앤더슨이 8회까지 잘 막아준 레이스의 마운드는 9회를 큰 부담없이 넘기며 연패를 당하지 않았다.
4. 디트로이트 타이거스(1승 1패) 6-4 신시내티 레즈(1승 1패)
올해 강력한 꼴찌후보 타이거스가 생각보다 빨리 시즌 첫 승을 챙겼는데 타이거스가 이긴건지 승리를 당한거지 모를 경기였다. 레즈는 3대 1로 앞서던 7회 위기 상황에서 필승조의 핵심 마이클 로렌젠을 올려 위기를 탈출하는 듯 했다. 투 아웃을 잡고 마주한 미겔 카브레라. 내일 당장 은퇴해도 명예의 전당에 직행 100%인 카브레라는 로렌젠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최근 홈런의 타구 방향 절반 이상이 우중간 밀어칠 정도로 풀 스윙을 잘 하지 않는 카브레라가 로렌젠의 어설픈 변화구를 풀 스윙으로 받아쳐 좌측 외야 폴대를 때리는 역전 홈런을 쳤다. 실제 이 장면을 생중계로 지켜볼 땐 로렌젠이 큰 무리 없이 카브레라를 돌려세울것이라 생각했는데 완전한 착각이었다. 카브레라 본인 스스로 ‘아직 꺼지지 않은 불꽃’이란 것을 보여준 한방이었다.
5.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1승 2패) 5-4 LA다저스(2승 1패)
우승후보 다저스가 의외로 빨리 시즌 첫패를 당했다. 신시내티에서 돌아온 알렉스 우드는 대체 왜 자꾸 선발투수를 고집할까(물론 올해는 다저스의 선발투수 자원이 부족하긴 하다). 우드의 실력이 우승후보 팀의 선발을 맡기엔 역부족이란 것을 오늘 경기 3이닝 만에, 그것도 지구 꼴찌 후보 상대로 보여줬다. 3이닝 3피안타 3실점 3볼넷. 이후 등판한 데니스 산타나는 성적 자체는 무실점이었으나 보는 내내 ‘KBO외인투수로 와도 좀 맞아나가겠구나’ 란 생각이 들 만한 구위를 보여줬다. 그래도 다저스는 다저스 9회에도 1점을 내며 끈질기게 추격전을 펼쳤다. 덕분에 새로 영입한 필승조 블래이크 트라이넨의 명품 싱커를 볼 수 있었다. 다 잘난 다저스에 없는 게 한가지라면 선발 마운드의 안정감. 내일은 루이스 유리아스가 등판하는데 이 의심을 불식시키기엔 충분하다. 상대가 내일도 자이언츠다.
6. 애틀랜타 브레이브스(1승 1패) 5-3 뉴욕 메츠(1승 1패)
트윈스, 화이트삭스와 정 반대로 이틀 연속 투수전을 선보인 두 팀의 승부는 9회부터 시작됐다. 2대1로 패색이 짙었던 9회초 투 아웃 상황. 에드윈 디아즈는 앞선 두 타자를 잘 잡고 마르셀 오주나를 상대로도 투 스트라이크 까지 잘 잡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만 남겨둔 상황. 포심 패스트볼이 바깥쪽 보더라인에 기가 막히게 걸쳐들어갔지만 오주나가 있는 힘껏 밀어쳐 우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동점 홈런을 쳤다. 직전 타자 프리먼을 상대로도 힘에 밀리지 않는 직구를 던진 디아즈였기에 오주나의 홈런이 더 놀랍게 느껴졌다. 2대2로 돌입한 연장상황. 올해부터 도입한 무사 2루 상황에 주자를 두고 시작하는 연장 승부치기에서 브레이브스는 어제, 오늘의 빈타에 대한 반성 무력시위를 제대로 했다. 메츠는 살얼음판 승부처였던, 7~9회에 이미 필승조를 다 올려 브레이브스 타자들을 틀어막을 강력한 불펜투수가 부족했다. 내일도 재미있는 경기를 펼칠 것으로 보이는 양팀인데, 동부지구 중상위권을 두고 두 팀이 뜨거운 경쟁을 시즌 내내 보여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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