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류현진, 돌아온 핀 포인트 마법사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2020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류현진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피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2-1 승리와 함께 승리투수가 됐다.
1회초 브레이브스의 선두타자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에게 볼넷을 허용할 때만 해도 지난 두 번의 등판때와 마찬가지로 제구가 안되는 모습을 보여 한국팬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이어진 상황에서 류현진은 침착하게 아쿠냐 주니어를 견제사로 잡아냈는데, 이 때부터 그는 전혀 다른 투수, 몬스터로 변했다(앞선 두 번 등판 모두 5회를 넘기지 못하고 조기 강판).
브레이브스는 초반 부진을 딛고 최근 타격의 호조를 보이고 있어 등판 전부터 팬들의 불안감은 컸다. 아쿠냐 주니어를 비롯해 댄스비 스완슨, 마르셀 오주나, 오스틴 라일리 등이 중장거리포를 가동하면서 어제도 9점차 대승(10-1)을 이끌어 낸 바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절치부심하며 들고 나온 해법은 ‘체인지업’. 브레이브스는 오늘 1번부터 9번까지 모두 우타자를 배치하며 류현진을 압박했지만 류현진은 우타자의 바깥쪽 가장자리 제일 낮은 핀 포인트를 찌르는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8개나 솎아냈다. 체인지업의 평균 구속은 80마일 수준. 최고 구속은 82마일까지 찍혀 직전 두 경기 평균 77~8마일을 훨씬 상회하는 고속 체인지업이었다. 류현진이 오늘 피칭에 꽤나 신경을 썼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MBC 스포츠 플러스 김선우 해설위원이 오늘 중계에서 여러 차례 표현했듯 “탁월한 구종선택으로 핀 포인트에 과감하게 꽂은 판단”이 승리의 요인이 됐다. 바깥쪽 하단엔 체인지업, 몸쪽 상단엔 포심 패스트볼 그리고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갈땐 밀려 들어가는 커터를 선택해 상대 타자들로 하여금 구종 판단을 어렵게 만들었다.
브레이브스의 선발투수 션 뉴컴(Sean Newcomb)역시 류현진과 비슷한 유형의 좌완 선발투수. 다양한 구종과 커맨드를 주무기 삼는 뉴컴은 4.2이닝 5피안타 2실점하면서 패전 투수가 됐다. 유사한 두 투수의 라이브 투구를 비교해보면 오늘 류현진이 ‘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1선발’인가를 확인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한편 이전 두 번의 등판에서 ‘커맨드’와 함께 걱정된 부분이 직구(포심) 구속. 평균 88마일로 부쩍 떨어진 패스트볼이 제구까지 되지 않아 부상의 우려도 컸다. 하지만 류현진은 오늘 등판에서 직구 평균 구속을 90마일까지 끌어올려 여론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오늘 피칭은 매우 탁월했다. 작년 올스타전 내셔널 리그 선발 투수로 나선 핀포인트의 마법사, 그 모습 그대로였다.
다음 등판도 큰 기대를 갖고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