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WC](04) 사비 알론소의 레알 마드리드, 안첼로티와 어떻게 달랐나

클럽 월드컵 개막전부터 펼쳐진 레알 마드리드와 알힐랄의 맞대결은 단순한 조별리그 이상의 의미를 지녔습니다. 전 유럽 챔피언인 레알 마드리드는 이날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사비 알론소 감독의 데뷔전을 치렀고, 사우디 아라비아의 강호 알힐랄 역시 시모네 인자기 감독의 첫 경기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1-1 무승부라는 결과도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도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알론소 감독이 들고 나온 ‘새로운 레알’의 방향성이었습니다. 단 세 차례의 훈련만으로 그가 팀에 녹여낸 전술적 메시지는 안첼로티 체제와는 확연히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압박부터 빌드업까지 … 안첼로티의 위에 입혀진 변화

알론소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균형 잡힌 조직력과 팀 전체가 하나로 움직이는 구조”를 강조했습니다. 이는 단지 언어적인 수사가 아닌, 실제 경기장에서 뚜렷하게 체감된 접근이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전방 압박을 감행하며 알힐랄을 높은 위치에서 제어하려 했습니다. 일명 '해줘' 축구 스타일인 기존 안첼로티 체제 하에서는 비교적 드문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알힐랄은 빠른 패스로 이를 간단히 돌파했고, 경기 시작 1분 만에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의 선방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 장면은 알론소가 추구하는 ‘전술적 구조화’가 현장에 입혀지는 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 중반, 쿨링 브레이크 직후 터진 곤살로 가르시아의 선제골은 전형적인 알론소식 빌드업이 성공적으로 구현된 장면이었습니다. 가르시아는 기존보다 깊은 위치에서 공을 연결하며 볼 흐름에 적극적으로 개입했고, 이어 박스로 쇄도하여 약간의 행운이 따른 마무리로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이는 종종 개인 기량에 의존하던 안첼로티 시절의 장면과는 확실히 결이 다른 과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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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 실험의 여운, 수비 혼란과 아놀드의 낯선 데뷔

알론소 감독의 실험은 공격보단 오히려 수비라인에서 더 큰 도전에 직면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그는 새로 영입한 딘 하위선과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를 동시에 선발로 기용하며 새로운 수비 조합을 실험했습니다. 하지만 양 측면 수비의 전환이 원활하지 않았고, 특히 알렉산더-아놀드는 익숙하지 않은 하이브리드 역할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상황에 따라 4백과 3백을 오갔고, 그 결과 아놀드는 풀백과 센터백 사이를 오가며 마치 역할이 불분명한 상태로 경기했습니다. 상대 공격수 알도사리와 좌측 풀백 로디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전반전 동안 알힐랄의 패스 중 절반 가까이가 아놀드의 수비 구역에서 이뤄졌습니다.
전반 막판, 수비수 라울 아센시오의 성급한 파울로 인해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후벤 네베스가 이를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알힐랄이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하프타임 직후 알론소 감독은 아센시오를 과감히 교체하고 아르다 귈러를 투입했습니다. 이는 공격적인 의도를 담은 선택이었습니다. 귈러는 곧바로 비니시우스 주니어의 크로스를 받아 골대를 강타하며 감독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습니다.
이러한 적극적인 전술적 대응은 과거 안첼로티 감독의 보수적인 스타일과는 분명한 차별성을 보여주는 요소였습니다.
알론소식 레알의 방향성, 그리고 넘어야 할 과제

이번 경기는 사비 알론소가 팀에 자신만의 색을 입히기 위한 첫 걸음이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모든 것을 바꾸기는 어려웠지만, 그가 추구하는 철학은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조직적인 전방 압박, 전환 속도의 가속, 그리고 개인에서 팀 중심으로의 전환이 바로 그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도 많습니다. 수비진 간의 간격 조절, 중원에서의 압도력 회복, 그리고 무엇보다 새로 영입된 선수들의 전술 적응이 우선과제들입니다. 특히 알렉산더-아놀드와 같은 선수들이 자신에게 요구되는 전술적 역할을 빠르게 이해하고 수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두 시간이 필요한 것들입니다.
지금 레알 마드리드는 ‘안첼로티의 팀’에서 ‘알론소의 팀’으로 넘어가는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새 시대의 문턱에서 알론소는 필요한 파트들을 하나씩 손보며 자신이 꿈꾸는 팀의 형태로 팀을 재구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완전한 변화를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첫 페이지가 성공적으로 쓰여졌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