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NBA

[NBA] 끔찍했지만 전부였던_T.J.맥코넬(McConnell)

더콘텐토리 2025. 7. 2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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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지난 시즌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지만,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팀은 인디애나 페이서스 아니었을까요? 기적 같은 역전승을 드라마처럼 써내려간 그들의 도전에 많은 농구팬들이 열광했습니다.

 

화려한 타이리스 할리버튼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않았지만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내면서 팀에 공헌한 선수도 여럿 있었죠. 그중에서 TJ맥코넬(T.J. McConnell)을 빼놓을 순 없을겁니다. 최근 맥코넬이 '플레이어스 트리뷴'에 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띄웠습니다. 이 매체는 데릭 지터가 세운 미디어스타트업인데요. 지터는 평소 텍스트가 가진 묵직한 힘을 존중한다고 했었죠. 또 운동장에서 차마 꺼내지 못하고 선수들이 가슴속에 품어 둔 이야기를 풀어낼 공간을 만들겠다면서 이 매체를 설립했습니다. 맥코넬이 전하는 이야기가 너무 따뜻하고 감동적이더라고요. 전문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가져왔습니다.

 

# 제목: 끔찍했지만 전부였던..

TJ 맥코넬
 
분위기를 좀 가볍게 하기 위해서 살짝 재미있는 이야기로 시작해볼까요.

저에 대한 흥미로운 오해가 있었죠. 일단 “그 분은 제 어머니가 아니였어요.”라는 해명부터 해야겠는데요.

파이널 7차전이 끝나고 한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됐어요. 아마 보신 분들도 여럿 계실텐데요. 저는 그 때 코트를 빠져나가면서 펑펑 울고 있었어요. 이 때 한 카메라맨이 그 장면을 찍으시겠다고 제 옆에 바싹 붙어 따라오고 있었죠. 근데 한 여성분이 그 카메라맨을 보더니 이렇게 말했어요. “선생님, 선생님! 더 이상 오지마세요. TJ를 제발 내버려두세요”라고요. 그 여성분이 저를 너무 보호하려는 것 같은 제스처를 취해서였는지 많은 분들이 그분을 제 어머니라고 생각했었나봐요.

 

이 영상은 SNS, 유튜브 등을 통해 엄청빠르게 확산했어요.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했죠. 댓글에는 “와… 맥코넬 어머니 장난 아니다”란 반응이 가득찼습니다. 근데 이제 다 아시죠? 그 분은 제 어머니 아닙니다~. 그 분이 누구냐면 카렌 앳키슨(Karen Atkeson)이에요. 인디애나 페이서스 선수 관리 부문 부사장님이시죠.

제가 페이서스에서 6시즌을 뛰는 동안 저는 카렌과 정말 따뜻한 관계를 이어왔습니다. 그런 그녀가 제가 눈물을 흘리면서 감정적으로 완전히 무너져있는 모습을 보자 저를 안아주고 진정시키려고 했었죠. 이런 때에 방송 카메라맨이 따라오니까 그녀가 순수한 마음으로 저를 보호해준거였어요.

 

자… 뭐 가벼운 이야기로 시작하겠다고 해놓곤 사설이 너무 길어져버렸네요. 어찌됐든 그녀를 제 어머니로 착각했다는건 사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봐요. 왜냐하면 어떤 의미에선 그게 우리 팀 전체의 정서 상태를 그대로 보여준거잖아요. 따뜻함이요. 진부한 표현이란거 저도 잘 압니다. 하지만 맹세컨대, 우리 팀은 이번 시즌 정말 가족처럼 함께 해왔습니다.

 

선수들이 그랬고, 코치들도 그랬고, 카렌처럼 우리 구단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 분들이 다 그랬어요. 과거에 인디애나 페이서스라는 팀의 유산을 만들어온 전설적인 선수들, 인디애나 피버 동료들, 그리고 우리를 지지해주는 최고의 팬들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였습니다. 네.. 그렇게 느껴졌어요. 우리 모두가 맨 밑바닥부터 함께 쌓아올린 느낌이에요. 가족으로서요. 시즌을 치르면서 겪은 기복도 함께 버텨냈죠. 가족처럼요. 시즌이 끝나고 이어진 플레이오프에서도 가족처럼 이겨냈죠. 그리고 이겼어요. 또 이겼죠. 또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안타깝게도 우린 가족처럼 함께 졌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처절한 7차전을 지고 난 뒤에 라커룸을 향하는 터널을 지나면서 저는 ‘엄마 같은’ 위로가 절실했어요. 이번처럼 시즌이 끝나버리면 그 순간엔 그냥 어린아이 같은 기분이 드는 거 같아요. 정말 무력해진다고 해야 할까요? 이 기분 아시겠죠?

 

경기에 나설 땐 코트로 걸어가면서 “이제 챔피언이 될거야”라며 진심을 다하는데, 갑자기 게임이 끝나면 코트 밖으로 나와야하고..모든 게 그렇게 끝나버리죠. 그냥 끝! 마지막! 그게 다죠. 집에 가야하죠. 게다가 우리 팀 주축 선수(타이리스 할리버튼)는 목발을 짚고 있었고, 그게 어떤 의미인지 우리 모두 다 알고 있었어요. 그 순간이 뭐랄까 ‘씁쓸하면서도 달콤했다’거나 ‘뭐 이래저래 감정이 복잡했다’는 식으로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거 다 거짓말이죠. 그냥 XX 처참했습니다. 진짜로.

 

TJ 맥코넬

이제 한달 가까이 지났는데요. 좀 나아졌다고 말한다면..그것도 거짓말일겁니다. 우리가 챔프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갔는지를 떠올릴 때마다 그 고통이 다시 찾아오거든요.

 

그래도 몇 가지 이유로 제 생각을 글로 남겨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제 인생 최고의 농구시즌이었거든요. 그 끝은 너무 끔찍했지만, 그 나머지?? 제게는 모든걸 의미했던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두번째 이유는..7차전을 끝내고 계속 제 마음에 남아있던 그 생각을 나누고 싶어서입니다. 그 게임을 잃은 게 왜 이렇게 힘이 드나 생각해봤는데요.. 우리 팀은 항상 길을 찾아내는 팀이라고 정말 강하게 믿게 된 상태였기 때문에 더 그랬던거 같아요. 여러분도 아시잖아요. 이번 플레이오프 내내 사람들은 우리가 시리즈를 이겨낼 확률이 없다고 말했어요. 그치만 우리는 계속해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고 결과를 만들었죠.

 

우린 파이널 5차전에서도 크게 졌죠. 사람들은 “인디애나 페이서스는 이제 끝났다”고들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또 살아남았죠. 이런 상황을 여러 번 겪으면, ‘이번엔 못 이길 수도 있다’는 걸 받아들이기 어려워집니다. 혹시 이 말이 잘 이해가 되세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그래서 7차전이 끝났을 때, 우리가 느낀 감정은 단순히 ‘슬픔’ 이런게 아니었어요. 그건 ‘충격’이기도 했죠. “이건 정말 말도 안돼. 이게 우리한테 일어날 일이 아니잖아. 우리 이야기가 이렇게 끝날리가 없어.” 뭐 이런 기분이었죠.

 

TJ 맥코넬

그리고 이 글을 통해서 여러분께 ‘감사 인사’ 외에도 꼭 전해드리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바로 이건데요. 저는 여전히 (인디애나 페이서스가)이렇게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요! 지금 모두가 우리를 포기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우리가 끝났다고 생각하죠. 인디애나 페이서스는 이번 시즌이 그들의 정점이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도 충분히 알고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건 인디애나에서 매 시즌 들어온 뻔한 헛소리에요. 지난 1년을 뛰면서도 수없이 들은 이야기죠. “페이서스가 셀틱스에게 스윕당했다고”, “끝났네.” 시즌 초반을 10승 15패로 지날 때에도 페이서스는 뻔한 시즌을 보낸다고들 했어요. 벅스에게 4쿼터 막판 7점차로 지고 있을 때도, 캡스에게 7점차로 쳐졌을 때도, 닉스에겐 9점, 썬더에겐 15점차로 끌려갈 때도 다들 같은 반응이었어요. 파이널에서 2승 3패로 밀렸을 때도 모두가 “이젠 끝났다”고 했어요.

 

우린 어쩌면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파이널을 내준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다음 시즌 우리의 프랜차이즈 스타는 뛸 수 없어요. 주전 센터인 마일스 터너는 팀을 떠났습니다. 또 같은 반응이 들려오겠죠. “끝난거야.”

이쯤되면 사람들이 배웠을법도한데.. 분명히 말해둘게요. 우린 아직 안끝났습니다. 그리고 이건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모든 인디애나 팬들에게 전해드리는 제 메시지이기도 해요. 앞으로 어떤일이 벌어질지 저도 모릅니다. 물론 7차전의 충격을 이겨내는건 정말 힘들테죠. 마일스를 대신할 선수를 찾는것도 어려울겁니다. 타이리스 없이 뛰는건...힘들다는 말론 부족하겠네요.

 

그런데 험난했던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우리 모두가 느끼기 시작했던 감정이 있습니다. “와..이 팀엔 뭔가 있다.”

 

인디애나 페이서스

여러분 약속드리건데, 그 느낌은 진짜였습니다. 이제 제 글도 끝을 향하는데요. 좀 재미난 이야기로 마무리하고 싶어요. 좀 바보 같긴 한데, 뭐 어떻습니까. 이 이야기가 우리 팀의 멋진 점을 보여주는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저는 6피트 1인치의 30대 중반을 지나는 백인 남자입니다. 누가봐도 “오~ 멋진데. 오~ NBA선수인데”라고 할만한 외모가 아니라는거 저도 잘 압니다. 근데 그게 평소 제 모습이에요. 제가 거리에 나설 때 모자까지 쓰고 있으면 저를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지난 코로나 때 기억나시죠. 그 땐 마스크까지 썼으니까 더더욱 그랬죠. 전 그냥 평범한 사람이에요.

 

페이서스가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것을 두고 타이리스 할리버튼을 원망하는 이들도 있으려나요. 하지만 타이리스 잘못이 아니잖아요. 그가 트레이드 돼 우리 팀에 온 첫날이 기억나요. 구단 시설에서 그를 마주쳤는데요. 위에 말한대로 저는 그날 모자도 쓰고 마스크도 꼈습니다. 그냥 편하게 돌아다니는 중이었어요. 이 때 타이리스를 보고 너무 반가워서 “타이리스!!! 반가워~ 친구야~ 어찌 지냈어? 괜찮아? 인디에 온걸 환영해”라면서 반겼죠. 근데 .. 타이리스는 제가 누군지 전혀 몰랐더라고요. 그의 반응은 친절했지만 1000% 확신하는데요. 타이리스는 저를 구단 사무실 직원으로 생각했던거 같아요. 잠깐 어색한 정적이 흘렀고..그 때 눈치챘습니다. ‘날 못알아보는구나.’ 그래서 모자를 벗고, 마스크도 내리로 나니까, 타이리스가 빵터진채 대폭소를 터뜨렸습니다. 지금도 타이리스와 그 시절을 기억하면서 가끔 웃으며 추억합니다.

 

TJ 맥코넬과 할리버튼

페이서스에서 우리가 타이리스와 다 함께 만든 것들 대부분이 다 이런식이었어요. 티도 안나고 평범했고, 자만하지 않았고, 누구도 튀지 않고 다 같이 함께하는 그런 분위기요. 앞서 말한것처럼 제가 크게 의지하는 구단 선수 지원 담당 부사장이 제 어머니로 오해받는 그런 일처럼요.

 

우리 모두가 팀의 승리만을 위해 뛰면서 희생을 마다하지 않거든요. 그러다보면 ‘그저 그런 롤플레이어’로 취급받기도 하죠..

 

우리 도시를 스몰마켓이라고들 하죠. 하지만 어느 빅마켓보다 더 뜨겁고 거친 홈코트입니다. 보셔서 아시잖아요. 타이리스가 과대평가 됐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저는 그가 진정한 킬러이고, 세계 최고의 포인트가드 중 한명이며, 리그에서 가장 따뜻한 사람 중 하나고, 틀림없이 미래의 챔피언이라는 걸 확신합니다.

 

TJ 맥코넬

 

우리팀의 이런 분위기가 가득차 있다는걸 꼭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이 “페이서스는 끝났다”거나 “우승의 기회는 이제 더 이상 없다”고 말할 때마다 우리 팬들이 ‘페이서스는 이런 진지함, 진솔함, 평범하지만 특별한 가족애가 가득한 팀이라는 것’을 믿고 위로를 받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사람들 평가가 틀린게 아닌지도 모르죠. 그럴 가능성도 있겠죠. 이 리그는 X빡세니까요. 아니면 그 사람들이 하는 말이 다 헛소리일수도 있고요. 모두가 잘못보고 있는거죠. 또 한번,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과소평가 하고 있는 걸 수도 있어요..

 

From T.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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