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익숙한 낯섦, 그라니트 자카 프리미어리그로 이적

오늘은 그라니트 자카(granit xhaka)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합니다.
축구를 조금 보신 분들은 아스널 팬들의 야유를 받던 자카를 기억하실 겁니다. 요즘 친구들은 레버쿠젠 우승의 주역으로 기억을 하겠죠.
그라니트 자카가 선덜랜드와 3년 계약을 맺으며 다시 프리미어리그 무대로 복귀합니다.
자카는 등번호 34번을 달게 됩니다. 바젤, 묀헨글라트바흐, 아스널, 레버쿠젠을 지나며 지켜온 그의 상징과도 같은 번호입니다. 팀이 그에게 그 번호를 부여한 건 그가 가진 정신과 경험, 그리고 리더십을 이어가겠다는 의미입니다.
선덜랜드에게 이번 이적은 단순한 계약 그 이상입니다. 32세의 베테랑 미드필더가 잉글랜드 북동부의 축구 도시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도시가 들썩였습니다. 그의 이적은 승격팀이 얼마나 진지하게 '프리미어리그 프로젝트'를 그리고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자카 이적료를 포함해 올 여름에만 1억 파운드(약 1700억 원)를 이적 지출로 투자한 선덜랜드는 젊고 유망한 선수들을 이끌 베테랑을 갖게 되면서 새 시대를 향한 첫 발을 순조롭게 떼게 되었습니다.
도전의 연속, 나만의 방식으로...
자카는 축구 인생에서 늘 크고 작은 도전을 겪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답해왔습니다.
2016년 아스널에 입단한 이후 297경기에 출전해 23골을 넣었고, 두 차례 FA컵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아스널에서의 7년, 그리고 독일 레버쿠젠에서의 우승.
하지만 그의 커리어가 늘 순탄했던 것만은 아닙니다. 중요한 경기에서 여러 차례 PK를 내주고 퇴장을 당해 팬들과 늘 긴장 관계를 형성했습니다. 2019년 10월 크리스털 팰리스전은 아직도 아스널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습니다. 교체되는 순간 팬들의 야유에 맞서 귀를 대고 조롱하던 그 장면 말이죠. 급기야 주장 완장을 박탈당하는 수모를 겪게 됩니다.

그런 그에게 반전의 기회를 준 건 미켈 아르테타 감독입니다. 아르테타를 새 감독으로 맞은 이후 자카는 다시 팀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됩니다. 홀딩 미드필더에서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한 단계 앞으로 이동했고 새로운 역할에 성공적으로 적응합니다. 2022/23 시즌에는 9골 7도움이라는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중원의 다재다능한 선수로서 성장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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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국가대표로도 137경기 출전합니다. 유로 2024에서는 주장 완장을 차며 팀을 이끌기도 했죠. 이 모든 경험은 그가 단순히 한 명의 미드필더가 아니라, 팀의 분위기를 이끌고, 젊은 선수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리더임을 말해줍니다.
레버쿠젠에서의 활약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팀에 분데스리가 첫 우승이라는 값진 트로피를 선사한 자카는, 구단의 전술적 중심축이자 알론소 감독으로부터 신임받는 핵심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알론소 감독이 시즌 종료 후 팀을 떠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자카 역시 다시 잉글랜드로 돌아가야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그리고 그의 선택은 모든 이들의 예상과 달리 ‘승격팀’ 선덜랜드였습니다. 화려하게 유럽 무대를 누볐던 그가 선택한 클럽은 왜 선덜랜드였을까요.
축구 인생 마지막을 걸다
"이 선택은 제 축구 인생에서 ‘마지막 챕터’를 여는 일입니다"
단순히 명예나 연봉이 아니라, 클럽과 팬들이 지닌 ‘에너지와 정신력’, 그리고 함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싶다는 의지가 그를 움직였습니다. 구단과의 첫 만남에서 자카는 “이곳 사람들과 선수들이 가진 열정과 에너지야말로 정확히 내가 원하던 것”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자신이 가진 경험과 기술을 선덜랜드에 쏟아붓고, 팀을 리드하며 클럽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자 합니다.

팬들의 반응은 뜨겁습니다. 자카의 영입을 두고 1999년 스웨덴 대표팀 주장 스테판 슈바르츠가 선덜랜드에 왔을 때를 떠올리며, 자카가 클럽 내외부의 기준을 끌어올릴 ‘게임 체인저’라고 말합니다. 또 다른 팬은 젊은 선수가 많은 이 팀을 이끌 ‘경험과 헌신’을 갖췄다고 평가합니다. 팀의 전설적인 공격수 마르코 가비아디니(Marco Gabbiadini) 역시 "단단한 체격과 투지, 그리고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극찬했습니다.
자카가 선덜랜드에 가져올 가장 큰 가치는 팀의 ‘균형추’로서의 역할입니다. 젊고 에너지 넘치는 선수들이 팀에 활력을 가져다 준다면 자카는 침착하게 공을 배분하고 전술을 조율하며 중원의 중심을 잡아줄 것입니다. 또한 그는 클럽 내 유소년 멘토로서 활동하며, 팀에 미래를 위한 리더십을 심어줄 계획입니다. 레지스 르 브리(Régis Le Bris) 감독은 "자카는 우리팀 ‘프로젝트의 핵심’이며 그가 가진 경험과 리더십이 구단에 엄청난 가치를 가져다줄 것"이라 기대를 표명했습니다.

이제 자카는 선덜랜드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다시 한번 자신을 증명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는 단지 이름값 있는 베테랑이 아닙니다. 수많은 역경과 도전을 거치며 스스로를 단련했고, 매 순간 팀과 팬들에게 존재감을 입증해왔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곳, 축구가 전부인 도시에서 축구 인생 마지막이자, 가장 의미 있는 챕터를 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