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MLB

[MLB] 밀워키 브루어스(Milwaukee Brewers)는 어떻게 리그 1위 강팀이 되었을까?

더콘텐토리 2025. 8. 14. 11:25
728x90

밀워키 브루어스 1위 만든 팻 머피의 브루어스 방식(Brewers’ Way)은 무엇?

내셔널리그 중부 지구 1위는 누가 될까요?’

 

시즌이 열리기 전 이 질문을 받은 야구기자라면 하나같이 ‘시카고 컵스’라는 답변을 내놨을겁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시즌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왔죠. 이 디비전 1위는 밀워키 브루어스(Milwaukee Brewers)입니다. 시카고 컵스와 물고 뜯는 접전 양상도 아닌! 7.5게임차로 압도적인 선두에 올라 있습니다. ‘아~ 브루어스가 중부지구 1위구나’하고 그칠 게 아닙니다. 이 팀은 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특별한 사고가 생기지 않는 한 이 흐름을 시즌 막판까지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지난 주말 브루어스가 메츠와의 시리즈를 스윕하고 나서 이제 더는 이 팀에 대해 의심하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는 ‘브루어스는 어떻게 이렇게 강팀이 되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아시다시피 브루어스에 리그 전체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도 없고 사이영상 컨텐더라 부를만한 이도 없습니다. 이름이 9회 전광판에 뜨면 관중들이 미친듯 환호하는 특급 마무리 투수도 없어요. 그런데 브루어스는 정규시즌 1위를 향해 발걸음을 떼고 있습니다.

 

‘브루어스 1위’, ‘브루어스 상승세’ 뭐 이런 검색어들을 조합해서 미국 매체 사이트 여러군데를 뒤져봤습니다. 아니나다를까 여러 기사들이 이미 쓰여있었습니다. 각기 다른 관점으로 쓴 분석에도 공통점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저는 팻 머피 (Pat Murphy) 감독이 구축한 브루어스 방식(Brewers’ Way)에 주목했습니다.

브루어스 팻 머피 감독

감독 이름이 좀 생소하죠. 빅리그 판에서 오랜 담금질을 하며 잔뼈가 굵은 지도자는 아니에요. 올해 66세로 적지 않은 나이입니다. 작년부터 브루어스를 이끌고 있고, 대학 야구 감독 출신으로 브루어스에선 코치 생활을 오래했죠. 2023시즌이 끝나고 별안간 팀을 떠난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의 자리를 대신 채웠습니다.

 

머피 감독이 만든 브루어스 방식을 몇 가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첫째는 ‘이타심’입니다. 이 감독은 요란하게 펄펄 뛰는 슈퍼스타를 원하지 않는답니다. 모든 선수들이 각자의 포지션에서 그에 알맞은 활약을 해주길 바라죠. 기본기를 무엇보다 강조합니다. 루상에 주자가 진출하면 과도한 리드 폭을 내면서 난리법석을 떨게 하지도 않죠. 그래서 브루어스는 주루 미스가 리그에서 가장 적은 팀입니다. 팬그래프스에 따르면 브루어스의 주루 플레이에 의한 생산성은 리그 톱클래스 수준입니다.

728x90

또, 절대로 어느 누구에게도 클러치 상황에서 과도한 책임감을 느끼게 하지 않는것도 브루어스의 방식이었습니다. 머피 감독은 모든 타자들이 균일하게 9이닝 내내 상대 투수에게 부담감을 주는 편이 하이레버리지 상황에서 스타 플레이어에게 의존하는 것보다 오히려 낫다는 판단을 한거죠.

 

두번째는 ‘겸손’입니다. 앞서 언급한 내용과 일부 겹치는 부분이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 키워드는 머피 감독이 매우 중요하게 강조하는 요소입니다. ‘야구팀에서 겸손? 그게 뭔데?’라고 물으실 수 있죠. 예컨대 ‘우리 스카우트팀에서 미시오로스키를 잘 뽑았지. 미래의 사이영 컨텐더가 우리팀에 있는건 다 우리덕분이야.’ 이런식의 우쭐거림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는겁니다.

머피 감독은 팀을 이끌면서 ‘체크(check)’게임을 항상 한다고 하는데요. 앞서 말한 우쭐거림, 과도한 자만심, 이런 것들이 노출되면 ‘체크’를 당해 일종의 벌점을 부여 받는 게임입니다. ‘내가 양키스에서 데릭 지터와 친했잖아. 지츠(지터의 애칭)에게 조언을 좀 구해다줘?’ 이런식으로 내가 누구와 잘 아는데 하면서 허풍을 떤다거나 ‘어제 우리팀이 승리한 비결? 우리 비디오 분석팀이 잡아낸 상대 투수의 티핑에 있었지’와 같은 잘난척은 모두 ‘체크’ 대상이 됩니다. 머피 감독이 벤치코치시절부터 만들어온 이 체크 게임에 대해 팀내 구성원 모두가 아주 좋은 방식이라며 적극 참여한다고 합니다. 단순히 이 게임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브루어스 내부에는 ‘겸손’이라는 문화가 아주 단단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끝으로 ‘정체성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너 자신을 알라’는거죠. 머피 감독은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네가 누구인지에 대해 매우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인지해야 해”라고 강조한답니다. 오늘 이 게임에서 내가 왜 유격수로 출전하는지, 왜 3번타자로 나서는지, 왜 2번째 불펜투수로 몸을 푸는지. 이처럼 루틴하지만 세부적인 미션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그 답을 스스로 찾게 하는 것도 브루어스의 방식입니다. 머피 감독이 이 지점을 강조하는 이유는 이런 문화가 내부에 확고해져야 선수들이 개인의 자존심이나 연봉을 올리기 위한 스탯 쌓기에 집중하는 대신 팀 플레이를 우선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지난 오프시즌 브루어스의 간판 마무리투수 데빈 윌리엄스는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습니다. 그 전 오프시즌엔 사이영급 에이스 코빈 번스도 떠났죠. 올스타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는 대형 FA계약을 맺고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이제 이 팀에 1억달러가 넘는 큰 계약을 체결해 뛰는 선수는 크리스찬 옐리치가 유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루어스는 리그에서 가장 지출이 많은 슈퍼팀 뉴욕 메츠를 상대로 시리즈를 스윕했습니다. 그 어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특별한 비법, 브루어스의 방식이 뿌리깊게 자리했기 때문이죠.

브루어스는 이타심, 겸손, 확실한 정체성이란 문화를 앞세워 어디까지 올라설 수 있을까요. 돌아보면 아름다운 스토리로 채운 팀들의 결말이 꼭 해피엔딩은 아니었는데요. 하지만 지금 이뤄낸 성과만으로도 그들은 인정받을 가치가 있습니다. 이 팀을 보면서 야구는 진정한 팀 스포츠란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끝으로 머피 감독의 노트 한 자리에 쓰여있던 메모 한 구절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이런 내용이 쓰여 있었어요.

 

Quiet! Less is More.

제 방식대로 의역하자면.. ‘요란떨지 말자. 과유불급이다’인 것 같아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