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크리스마스 매치업(Christmas Matchup)

스타벅스에서 17잔의 음료를 마시면 다이어리를 주는 시즌. 빨간 냄비에 동전을 넣고 싶은 시간.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날.
‘크리스마스(Christmas)’
NBA에서는 한국시간으로 26일 새벽 2시부터 오후 2시까지 장장 12시간에 걸친 크리스마스 매치업인 'NBA Christmas Classic’을 팬들에게 선물한다. 총 5경기가 열리는 이 날의 매치업은 개막전 매치업과 함께 최고의 화제를 뿌린다. NBA 사무국이 지금과 같이 하루 5경기 체제로 Christmas Day를 구성한 건 2008년부터다. 사무국은 가장 흥미로운 5경기를 만들기 위해 오프 시즌에 늘 고민한다.
NBA는 1947년부터 크리스마스 당일에 경기를 편성해왔다. 겨울 스포츠의 꽃이라 불리우는 아이스하키(NHL)는 크리스마스 주간 휴가기간을 갖는다. 미국 스포츠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풋볼(NFL)은 추수감사절에 빅 매치를 편성하지만 크리스마스 앞 뒷날 경기를 배정하지 않는다. 자연스레 NBA는 크리스마스 때마다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 가지 아쉬운 건 한국에서 26일은 평일이라는 점이다.
이번 시즌 'NBA Christmas Classic’에는 어떤 팀들이 만나는지 살펴보자.
1. 보스턴 셀틱스(Celtics) VS 토론토 랩터스(Raptors,홈)
캐나다는 농구의 변방이다. 크리스마스 경기가 편성되기 시작한 1947년 이래 캐나다에서 NBA경기가 펼쳐지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토론토 랩터스는 디펜딩 챔피언자격으로 크리스마스 경기를 홈팬들에게 선사하게 됐다.
랩터스는 오늘 비록 인디애나 페이서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연장 접전끝에 패하긴 했지만 전날 댈러스 매버릭스를 상대로 30점차 역전승을 일궈냈다. 30점차 역전 승리는 랩터스 프랜차이즈 기록임은 물론이고 NBA 역사를 통틀어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랩터스는 현재 마크 가솔, 파스칼 시아캄, 노먼 파웰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코트에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팀 분위기는 매우 좋다. 이 중심에 카일 라우리(Kyle Lowry)가 있다. 라우리는 매버릭스전에서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며 역사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셀틱스는 토론토 원정에서 8연패 중이다. 다만 제이슨 테이텀(Jayson Tatum)이 직전 샬럿과의 경기에서 39득점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경신하며 매 경기 퍼포먼스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 기대해볼만한 요소다. 한편 리그를 대표하는 팀 중 하나인 셀틱스는 홈에서 크리스마스 당일에 경기를 치른 것은 두 번째 밖에 되지 않는다. 구단 역사와 인기를 봤을 때 크리스마스 매치를 홈에서 두 번밖에 갖지 못했다는 건 다소 의외다.
2. 밀워키 벅스(Bucks) VS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76ers,홈)
필라델피아는 1988년 이후 처음으로 홈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연다. 당시 팀의 주축 스타는 찰스 바클리(Charles Barkley)였다. 현재 식서스를 대표하는 스타 조엘 엠비드(Joel Embiid)는 바클리-아이버슨으로 이어진 프랜차이즈 스타 계보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며 크리스마스 경기에 나선다.
식서스는 홈에서 15승 2패를 기록하며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리그 선두인 밀워키 벅스의 홈 성적과 동일하다. 차이점이라면 밀워키 벅스는 원정에서 12승 2패로 리그 최고 원정 승률을 자랑하지만 식서스는 원정에서 7승 8패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홈에서 강한 식서스는 이번 경기에서 최상의 스쿼드로 밀워키를 상대할 것이다. 반면 밀워키는 리딩 가드 에릭 블레드소(Eric Bledsoe)가 오른다리 미세 골절 부상으로 코트에 나서지 못한다. 식서스는 밀워키의 외곽을 봉쇄하는 것이 1차 관건이다. 야니스 아데토쿰보(Giannis Antetokounmpo)는 이미 ‘상수’다. 지난 21일 외곽 수비에서 허점을 보인 식서스는 댈러스에게 3점슛 14개를 허용했다. 이 날의 패배가 식서스에게 수비 교훈을 안겨다 줄 수 있을까. 반면 밀워키 벅스는 ‘조엘 엠비드를 어떻게 수비하느냐’가 승리의 키포인트다. 밀워키 벅스는 23일 인디애나 페이서스 두 명의 빅맨 도만타스 사보니스와 마일스 터너에게 예상외의 득점과 리바운드를 허용했다. 사보니스는 19득점 18리바운드를 기록했고 터너는 11득점 10리바운드를 따냈다. 모두 알다시피 엠비드는 이 두 선수와 비교해 한 단계 위에 있는 빅맨이다.
3. 휴스턴 로케츠(Rockets) VS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Warriors, 홈)
작년 파이널에 진출한 팀은 대부분 크리스마스 매치업을 배정 받는다. 2010년대를 대표하고 작년 파이널 진출팀인 워리어스가 크리스마스에 경기하는 것은 매우 당연하다. 그러나 워리어스는 커리와 탐슨의 전력 이탈로 6승 24패를 기록 중이다. 서부컨퍼런스 16개 구단 가운데 15위다. 최강 워리어스가 한 시즌 만에 이 지경이 될지 팬들이나 사무국은 예상 못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매치업을 기다린걸까. 이 팀이 올 시즌 첫 연승을 거뒀다. 리그에서 가장 절망적인 팀에 피어난 한줄기 빛 디안젤로 러셀(D'Angelo Russell)의 활약도 조금씩 조명을 받고 있다. 그는 최근 2경기 연속 25득점 이상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팬들의 관심은 러셀이 아닌 휴스턴 로케츠의 까만 수염 산타클로스에게 있다. 바로 제임스 하든이다. 그의 빨간 유니폼과 덥수룩한 수염은 코트 위에 산타를 연상시킨다. 하든은 이 날 약체 워리어스를 상대로 NBA팬들에게 산타 역할을 제대로, 무난하게 수행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크리스마스 단일 경기 최고 득점 기록은 지난 1984년 버나드 킹(Bernard King)이 기록한 60득점이다. 하든의 목표는 워리어스를 상대로 거두는 1승이 아닐 것이다. 크리스마스 단일경기 최고 득점 기록 경신도 기대해볼만 하다.
4. LA클리퍼스(Clippers) VS LA레이커스(Lakers)
카와이 레너드(Kawhi Leonard)와 폴 조지(Paul George)의 클리퍼스 합류 그리고 앤서니 데이비스(Anthony Davis Jr.)의 레이커스 행으로 시즌 전부터 LA에 연고를 둔 두 팀의 매치업은 팬들에게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사무국은 이 두 팀의 매치업을 최고의 흥행카드로 여기고 개막전과 크리스마스에 배치시켰다. LA타임스 보도에 의하면 2019-2020시즌 예매율 1위는 클리퍼스와 레이커스의 개막전, 2위는 이 두 팀의 크리스마스 매치업이다. 하지만 이 두 팀의 크리스마스 매치업에 비싼 돈을 투자한 팬들은 다소 실망할 가능성도 크다. 경기 날짜까지 이틀을 앞둔 현재 레이커스의 르브론 제임스(Lebron James)와 앤서니 데이비스의 출전 가능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개막전은 클리퍼스가 112-102로 승리했었다. 이 날 클리퍼스에는 폴 조지가 출전하지 않았지만 레너드가 30득점을 올리며 존재감을 보였다. 레이커스에 르브론과 데이비스가 43점을 합작했지만 경기운영이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29경기를 치른 레이커스의 경기 운영은 물 흐르듯 매우 유기적이 됐다. 개막전의 레이커스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 줄 것이라 기대된다. 물론 르브론과 데이비스 둘 다 코트 위에 있다면 말이다.
레이커스는 개막전 4쿼터에서 클리퍼스의 앞선 수비(베벌리, 레너드)에 고전하며 17득점밖에 올리지 못하며 패했다. 그들은 이번 경기에서 리그 최고의 수비스 폴조지까지 합류한 클러퍼스 수비를 어떻게 공략할지 고민해봐야 한다. 반면 클리퍼스는 데이비스, 맥기, 하워드가 버티는 레이커스 인사이드를 상대로 어떤 대응책을 만들지가 관건이다.
르브론은 크리스마스 경기를 상징하는 스타다. 그는 코비 브라이언트(Kobe Bryant, 16회)에 이어 13번의 크리스마스 경기를 경험해 이 분야 2위 기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이번 크리스마스에서도 르브론을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갈비뼈 통증으로 덴버와의 경기를 결장한 르브론의 출전여부는 현재 ‘Probable(가능성이 높지만 확실하지는 않은)’이다. 데이비스는 ‘Questionable(현재로선 출전 여부가 불투명 한)’다. 팬들은 크리스마스에 이 둘을 코트에서 보길 기대하고 있다.
5. 뉴올리언스 펠리컨스(Pelicans) VS 덴버 너게츠(Nuggets,홈)
르브론 제임스 이후 사무국이 이렇게 집중한 신인도 없었다. 사무국이 차세대 아이콘으로 지목한 자이온 윌리엄스(Zion Williamson)는 데뷔 전부터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고 올 시즌 1라운드 1픽으로 뉴올리언스에 입단했다. 사무국은 시즌 시작 전부터 개막전과 크리스마스 경기를 뉴올리언스 경기를 배정하며 편애했지만 그는 두 경기 모두 부상으로 결장하며 사무국을 조롱거리로 만들었다.
이 차세대 스타 대신 이번 경기에서 뉴올리언스의 중심에 서게 될 선수는 브랜든 잉그램(Brandon Ingram)이다. 그는 올 시즌 어시스트가 0.1개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모든 공, 수 지표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 중이다. 샬럿 호네츠의 디본테 그레이엄과 함께 강력한 MIP수상 후보 중 한명이다.
크리스마스에 가장 어울리는 도시이자 54번이나 크리스마스 경기를 가졌던 뉴욕은 올해 크리스마스 매치업 배정에서 제외됐다. 최근 뉴욕의 성적을 보면 놀라운 소식도 아니다. 이 날 덴버에 눈이 내린다는 예보는 없으나 예상 기온은 영하 6도로 크리스마스 매치업이 벌어지는 5개 도시 가운데 제일 추울 것으로 보여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풍길 것으로 기대된다.
뉴올리언스와 덴버는 올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모든 예상을 깨고 1차전은 뉴올리언스가 122대 107로 승리했다. 하지만 덴버는 최근 7연승을 기록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직전 피닉스와의 원정 경기에서는 4쿼터 5분을 남긴 상황에서 9점차를 극복하며 역전승을 거뒀다. 그 중심엔 당연히 니콜라 요키치(Nikola Jokić)와 자말 머레이(Jamal Murray)가 있다. 과연 이번 경기도 뉴올리언스가 모두의 예상을 깨는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까.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기대하는 뉴올리언스다.
26일 졸린 눈을 비비며 새벽에 눈을 뜨면 산타클로스 대신 NBA가 준비한 5경기가 우릴 기다리고 있다.
Merry Christma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