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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에베레치 에제 아스널 이적 스토리 - 방출에 눈물 흘렸던 13세 소년이 스타가 되어 돌아오다

더콘텐토리 2025. 8. 2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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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 유스 시절 계약서에 사인 중인 에베레치 에제
아스널 유스 시절 에베레치 에제

전 세계 수많은 축구 유망주들이 겪는 장면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꿈꾸던 구단에서 더 이상 자신을 원치 않는다는 통보를 받는 순간이죠. 오늘의 주인공 에베레치 에제(Eberechi Eze) 역시 그랬습니다. 아스널 유소년 팀에서 4년을 보낸 뒤, 13세의 나이에 방출을 통보받았고, 그 자리에서 눈물을 쏟을 만큼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수많은 아이들에게 그러한 순간은 곧 축구 인생의 끝을 의미하죠. 하지만 에제는 달랐습니다.

 

그는 수차례 입단 테스트에 도전합니다. 하지만 늘 고배를 마셨죠. 풀럼, 레딩, 밀월을 전전하며 거듭된 좌절을 겪었지만 끝내 그는 축구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선덜랜드에서의 테스트를 마치고는, 침대에 누워 형제들과 함께 계약을 간절히 바랐지만 결과는 또 한 번의 좌절이었습니다. 자신감은 바닥까지 떨어졌고, 주변에서도 “이제 그만하라”고 조언을 합니다. 하지만 에제는 무거운 발을 한 번 더 내딛습니다. 결국 간절한 그를 품은 것은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였습니다. QPR 입단은 그의 인생을 바꿔 놓습니다.

QPR 시절 에베레치 에제
QPR 시절 에베레치 에제

QPR에서 크리스 램지(Chris Ramsey)앤디 임페이(Andy Impey) 같은 지도자들을 만나면서 그는 ‘단순히 기술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어린 시절 길거리에서 뽐내던 화려한 드리블과 개인기는 여전히 그의 무기였지만, 그 위에 전술 이해와 팀 기여, 성숙한 플레이가 더해지면서 그는 점차 프로 선수로서 완성되어 갔습니다. 위컴 원더러스 임대를 거쳐 QPR 1군에 안착했고, 드디어 2020년 크리스털 팰리스가 1950만 파운드(약 366억 원)라는 거액을 지불하며 그를 데려갑니다.

크리스탈 팰리스에 입단한 후 프로필 촬영 중인 에베레치 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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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스에서의 시간은 그의 커리어 형성에 있어 결정적이었습니다. 로이 호지슨, 파트리크 비에이라, 올리버 글라스너 등 감독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를 활용했습니다. 에제는 꾸준히 성장하며 169경기에서 40골 28도움을 기록하는 팀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5월, FA컵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에 우승컵을 안깁니다. 구단 역사상 가장 찬란하게 기록될 순간이었습니다. 그는 단순히 재능 있는 선수를 넘어, 클럽과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팀의 아이콘으로 성장합니다.

에제와 악수하는 올리버 글라스너 감독(우측)

에제의 이야기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그가 성공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에제는 끝없는 거절과 좌절을 딛고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그는 “아스널에서 방출된 뒤 축구를 완전히 그만둔 친구들을 많이 봤어요.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건 오직 하나님께 감사할 일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사실 아스널은 그에게 모든 것이었기에 방출의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그 경험마저 나를 단단하게 만든 과정"이라 여겼습니다.

 

런던 그리니치에서 형제들과 즐겁게 함께 하던 케이지 풋볼(철조망 축구)도 그의 성격과 스타일을 형성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좁은 곳에서 축구하기 위해 형제들과 호나우지뉴, 티에리 앙리의 영상을 돌려보았고, 축구에 미쳐 어머니가 늦은 밤 사람을 보내야 집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그의 플레이에 언제나 창의성과 자유로움, 그리고 즐거움이 담겨 있는 이유입니다.

학교 후배들을 구단에 초청한 에베레치 에제

축구 외적으로도 그는 특별했습니다. 늘 반에서 상위권이었던 그를 두고 초등학교 시절 교사는 "언제나 뭔가를 성취하려는 아이였다”고 기억합니다. 실제로 그는 최근 유명인과 운동선수들이 참가한 온라인 체스 대회에서 우승해 상금을 받기도 했습니다. 다방면에서 재능과 성실함을 보여주는 인물이었던 셈입니다. 또한 그는 성장한 뒤에도 학교 후배들을 직접 초대해 팰리스 훈련을 관람하게 했는데, 여러 대의 차량을 보내 아이들을 데려올 정도로 넉넉한 마음을 보여주는 멋진 청년이기도 합니다.

평소 체스를 즐기는 에베레치 에제

그가 이제 다시 친정팀 아스널로 향합니다. 어린 시절 방출의 눈물을 흘렸던 그 구단에, 이제는 잉글랜드 대표 미드필더이자 6000만 파운드(약 1130억 원)의 값어치를 지닌 선수가 되어 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그의 어린 시절 친구 다존 골딩은 “우리는 모두 프로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지만, 결국 그 꿈을 현실로 만든 건 에제뿐이었다”고 회상합니다. 동생 치마에치 에제 역시 “형은 상황이라는 건 언제든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줬고, 이는 가족 모두에게 큰 힘이 된다”고 말합니다.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아스널 팬들의 환영을 받는 에제

그럼에도 에제는 여전히 자신을 낮춥니다. “저는 아무것도 공짜로 얻은 게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셨고, 저는 그것을 붙잡아 노력했을 뿐입니다.” 방출, 좌절, 끝없는 실패를 지나 이제는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플레이메이커로 우뚝 선 그의 여정은 수많은 유망주들에게 하나의 메시지를 던집니다. ‘끝났다’는 말은 어디까지나 순간의 판단일 뿐, 진정한 끝은 포기할 때 오는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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