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브라질 평가전 - 볼리비아전 이후 브라질에 대한 단상

브라질 대표팀은 지난 수요일(10일) 볼리비아와의 경기에서 미겔 테르세로스(Miguel Terceros)의 페널티 골로 1대 0 패배를 기록했습니다. 이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상황이라 결과 자체가 치명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그 패배가 남긴 인상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특히 대한민국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지금의 브라질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는 흥미로운 화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브라질 대표팀의 패배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월드컵 예선을 질질 끌며 힘겹게 통과했을 때, 결국 그 대회를 제패한 경험도 있기 때문이죠. 그게 2002년이었고, 그 시절은 호나우두, 히바우두, 호나우지뉴, 호베르투 카를루스, 카푸의 시대였습니다. 실패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영광스러운 이름들이 줄줄이 늘어선 시대였죠.

하지만 현재의 브라질은 그 때만큼 탄탄하지 않습니다. 남미 특유의 화려한 기교를 보여줄 스타들이 있기는 하지만, 브라질 하면 떠오르는 ‘공포의 대상’은 찾기 힘듭니다. 다시 말해, 강하기는 하지만 특별히 더 강해 보이지도 않다는 말이죠.
브라질은 10개국이 경쟁하는 남미 예선에서 5위를 차지했습니다. 승점만 놓고 보면 바닥을 긁은 수준이었습니다. 만약 FIFA가 (중국의 본선 진출을 돕기 위해) 억지로 참가국을 48개 팀으로 늘리지 않았다면, 그 과정에서 남미의 본선 직행 티켓이 4장에서 6장으로 늘어나지 않았다면, 브라질과 카를로 안첼로티는 플레이오프로 밀려났을 겁니다. 브라질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적이 있었냐고요?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진출하는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죠.

한때 브라질 감독 자리는 국제 무대에서 가장 탐나는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5월에 선임된, 지금의 안첼로티는 해결책 없는 혼란 속에서 던져진 ‘최후의 카드’일 뿐입니다. 세 달 전 이미 본선 진출은 확정됐기에 수요일 볼리비아전 패배는 큰 의미가 없지만, 문제는 내년 여름을 대비하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는 오랜 경험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감독법을 익혀야 하는 난처한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어찌보면 그는 호나우두, 히바우두 등과 어느 정도 비슷한 처지에 있습니다. 너무나 화려한 업적을 쌓아온 인물이기에, ‘혹시라도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품게 하니까요. 하지만 지난 3월, 월드컵 챔피언 아르헨티나에게 1대 4로 그렇게 참혹하게 무너진 팀이 과연 스스로의 가능성을 믿을 수 있을까요?
대한민국 입장에서 이번 브라질전은 특별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름값은 여전히 화려하지만, 실질적 전력은 흔들리고 있는 브라질을 상대로 우리가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 시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브라질도 이 경기를 통해 자신들의 약점을 확인하고, 안첼로티 체제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할 것입니다.
과거와 달리 ‘공포의 대상’이 아닐 수도 있는 지금의 브라질. 그러나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상대임은 분명합니다.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만남은 그래서 더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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