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뜨거운 MVP 논쟁, 애런 저지 vs 칼 랄리

“칼 랄리(Cal Raleigh)가 60홈런을 쳐 낸다면 기준점이 될 거에요.”
아메리칸리그 MVP 선정과 관련해 시즌 내내 애런 저지(Aaron Judge)와 칼 랄리는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 두 선수 중 누가 최종 승자가 될까’ 질문을 던졌을 때 명확한 답을 내놓는 기자들은 드물었죠. 랄리의 홈런 숫자가 50 중반을 지날 때 쯤엔 그 답을 유보하기 위해 위 처럼 변명의 여지를 남겨놨습니다. 그런데 랄리가 진짜로 60홈런을 쳐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기자들의 판단은 정리가 됐을까요.
하지만 지금 이 순간도 투표권을 가진 기자들 사이에선 여전히 MVP 1위 표 행방을 두고 확실한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의견이 대다수입니다. 일부는 “저지와 랄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애런 저지는 현재 리그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 OPS에서 1위에 올라 있고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 지표에서도 1위입니다. 이 때문에 “어렵다”는 반응이 대세죠.
투표권을 쥐고 있는 한 기자는 익명을 요구하면서 “제가 참여한 그 모든 투표 중에 이번이 단연코 가장 어렵습니다”며 “그나마 투표 마감까지 며칠 더 남아 이 결정을 미룰 수 있는 게 다행일 뿐이에요”라고 말했습니다.
두 선수 모두 MVP를 받을만한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또 소속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공적도 평가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 상을 결정하는 30명의 투표인(미국야구기자협회 BBWAA소속)은 MVP후보 10명을 순위에 올리고 1위 표는 딱 한명에게만 줄 수 있습니다.
현지에선 둘 중 한명이 이 상을 못받게 된다면 논란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이 때문에 공동 MVP수상에 대한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지 매체들은 저지의 수상 가능성을 좀 더 높게 전망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주장을 받치는 근거로 WAR 수치를 들고 있습니다. 이 지표가 물론 완벽하진 않지만 현대 야구에서 선수 가치를 가장 잘 포착하는 지표로 인정받기 때문입니다. 또 최근 투표 트렌드에서 선수 공헌도를 최종 판단할 때 근거자료로 자주 활용되고 있죠.
베이스볼 레퍼런스(Baseball-Reference) 기준, 저지는 9.3 랄리는 7.2를 기록중입니다. 이 지표에서 차이가 제법 큽니다. 그래서 한 투표인은 “WAR 차이가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 이유는 랄리가 포수 포지션이기 때문입니다. 기자들 사이에선 포수의 수비 WAR이 진짜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포수가 투수진과 호흡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연습시간을 확보해야 하는지, 코치진과 회의를 몇번이나 거듭해야 하는지, 이 때문에 타격 연습시간을 얼마나 뺏기는지 등이 반영될 수 없기 때문이죠.
랄리는 2025 시즌을 달리면서 전설적인 포수 이름을 모두 소환시켰습니다. 요기 베라(Yogi Berra), 자니 벤치(Johnny Bench), 마이크 피아자(Mike Piazza)까지 포수 포지션에서 공격 공헌을 한계치까지 보여준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했기 때문입니다.
포수 포지션은 모든 스포츠 분야를 통틀어 육체적으로 가장 힘든 영역 중 하나라고 인정받습니다. 그야말로 블루워커죠. 랄리는 이 포지션에서 120경기를 소화했고 팀 평균 방어율 3.87(리그 전체 10위)를 이끌었습니다. 앞서 표현한대로 랄리가 포수 포지션에서 보여준 여러 공헌은 수치로 정량화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저지와 랄리, 이 두 선수가 MVP를 받아야 하는 합당한 근거를 대라면 시즌 끝까지 팽팽할 수 밖에 없을겁니다. 야구를 보면서 올해처럼 MVP 경쟁이 치열한 때도 없었던 거 같습니다. 저는 두 선수가 함께 MVP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그림도 매우 멋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둘 모두 위대한 2025시즌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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