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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1부 클럽 홈구장 화재로 망연자실 - 지역사회는 물론 라이벌팀 마저 재건 돕는다

더콘텐토리 2025. 12. 17.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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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축구계 변방이라고 할 수 있는 핀란드 축구리그 소식을 전할까 합니다. 다름 아니라 핀란드 1부 리그 축구 클럽의 홈구장이 방화로 큰 피해를 입게 됐습니다. 그러자 지역사회가 하나로 뭉쳐 재건에 나섰다는 소식입니다.

방화로 불타고 있는 테흐탄 켄타 스타디움
방화로 불타고 있는 테흐탄 켄타 스타디움

인구 약 2만1천 명의 핀란드 남부 소도시 발케아코스키에 연고를 둔 FC 하카의 홈구장 테흐탄 켄타(Tehtaan kenttä)가 12월 7일 화재로 불타면서 경기장은 “사용 불가능한 상태”가 됐습니다. 이 사고 이후, 새 시즌 개막 전까지 홈구장을 복구하려는 하카를 향해 라이벌 구단들까지 나서며 예상치 못한 연대와 지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핀란드 경찰은 12월 9일, 이번 화재가 “의심되는 기물 파손 행위”로 인해 발생했으며, 그 결과 엔드 스탠드와 인조 잔디 일부가 전소됐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15세 미만의 미성년자 3명을 조사했고, 이 가운데 한 명이 물건에 불을 붙였으며 그 불길이 관중석으로 번졌다고 진술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핀란드 법에 따라 15세 미만 아동은 형사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이번 화재는 ‘팩토리 필드’라는 뜻의 테흐탄 켄타가 30년 만에 겪은 두 번째 대형 화재입니다. 1994년에도 메인 스탠드가 불에 탄 바 있습니다. 또한 이는 지난해 IF 그니스탄(IF Gnistan)의 홈구장 화재에 이어, 핀란드 1부 리그 클럽이 두 시즌 연속 화재 피해를 입은 사례이기도 합니다.

 

FC 하카의 마르코 락소넨(Marko Laaksonen)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테흐탄 켄타는 사용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스탠드를 철거해야 하고, 그 다음에야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참담합니다. 하지만 지역사회와 축구계 전반에서 보내오는 엄청난 지지를 보고 들으면서, 동시에 희망도 느끼고 있습니다.

전소된 테흐탄 켄타 스타디움 스탠드
전소된 테흐탄 켄타 스타디움 스탠드

이번 화재는 하카가 10월에 베이카우스리가(핀란드 1부 리그) 강등이 확정된 지 두 달 만에 발생했습니다. 이에 따라 클럽은 내년 4월 새 시즌 개막 전까지 파괴된 관중석과 그라운드를 복구해야 하는 추가적인 재정 부담까지 떠안게 됐습니다. 구단은 복구 비용 마련을 위해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핀란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활동 중인 선수들로부터도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락소넨 회장은 “유럽에서 뛰고 있는 핀란드 선수들이 사인한 유니폼을 보내와 우리가 이를 판매해 구단 운영 자금으로 쓸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탈리아 세리에 B 팔레르모에서 뛰고 있는 전 바이어 레버쿠젠 공격수 요엘 포얀팔로(Joel Pohjanpalo), 그리고 전 풀럼 골키퍼이자 핀란드 대표팀 선수인 예세 요로넨(Jesse Joronen) 역시 실착 유니폼을 기부해 모금 추첨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락소넨 회장은 이어 “사무실로 직접 찾아와 ‘제가 무엇을 하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까요?’라고 묻는 분들도 정말 많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가장 치열하게 경쟁해온 라이벌들조차 유니폼을 보내주거나, 모금에 활용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을 제안하며 우리를 돕고 있습니다. 구단을 다시 정상 궤도로 올려놓기 위해서 말이죠.”

화재 현장의 마르코 락소넨 CEO
화재 현장의 마르코 락소넨 CEO

하카를 돕고 있는 라이벌 클럽 가운데 하나는 2025시즌 핀란드 챔피언 쿠오피온 팔로세우라(KuPS)입니다. 이 팀은 이번 주 컨퍼런스리그에서 크리스털 팰리스와 맞대결을 앞두고 있는데, 하카를 위해 컨퍼런스리그 실착 유니폼과 스위스 로잔-스포르 소속 미드필더 제이미 로슈의 유니폼을 기부했습니다.

 

쿠오피온 팔로세우라의 CEO 토미 에롤라(Tomi Erola)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모든 축구 공동체가 하카와 함께하고 있고, 돕고 싶어 합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슬픕니다. 이 유니폼들이 하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하카 내부에서는 또 한 번의 화재에 대한 분노보다도, 그보다 훨씬 큰 연대와 지지의 물결이 더 크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하카 팬 대표 미코 알토넨은 “모두가 큰 충격을 받았고, 화가 났습니다”라면서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IF 그니스탄에서 일어난 일, 그리고 이번 하카의 상황을 떠올리면 이런 반응이 놀랍지는 않습니다. 핀란드 축구 공동체가 보여주는 모습이 자랑스럽습니다. 경기장 안에서 90분 동안은 서로 적이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같은 밧줄을 잡고 같은 방향으로 당기고 있습니다.

 

비극적인 화재 소식 자체는 분명 안타깝지만, 그 이후에 이어진 연대와 온기는 오래 기억될 만합니다. 평소에는 잘 접하기 어려운 핀란드 축구 소식이지만, 이번 일을 통해 공동체의 힘과 축구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Off the Pi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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