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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가] 결과가 전부인 클럽, 레알 마드리드와 사비 알론소의 위태로운 동행

더콘텐토리 2025. 12. 22.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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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라베라와의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 하는 사비 알론소 감독
탈라베라와의 코파 델 레이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 하는 사비 알론소 감독

오늘은 스페인 라리가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라리가 그 자체보다는 지금의 레알 마드리드가 처한 분위기와, 사비 알론소(Xabi Alonso) 감독을 둘러싼 압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경기 결과 하나로는 설명되지 않는, 레알이라는 클럽 특유의 무게가 어떻게 감독을 짓누르고 있는지 차분히 들여다보려 합니다.

 

17일 수요일 밤(현지 시각), 레알 마드리드는 코파 델 레이에서 3부 리그 팀 탈라베라를 상대로 3대 2 승리를 거뒀습니다. 스코어만 보면 무난한 통과처럼 보일 수 있지만,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비 알론소 감독의 레알은 안드리 루닌(Andriy Lunin)의 결정적인 선방이 아니었다면 연장전이라는 굴욕을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강한 선발 라인업을 내세웠음에도, 레알은 페널티킥 하나, 자책골 하나, 그리고 킬리안 음바페(Kylian Mbappe)의 다소 운이 따른 골에 기대 다음 라운드로 향했습니다.

 

경기 막판, 탈라베라는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이름값에서 한참 뒤지는 상대였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동점골을 노렸고, 베르나베우가 아닌 작은 경기장의 공기는 오히려 레알 쪽이 더 답답해 보일 정도였습니다.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알론소 감독은 한동안 벤치에 앉은 채 움직이지 않았고, 중얼거리듯 내뱉은 한마디가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아이, 라 오스티아(Ay, la hostia).”

우리 식으로 풀면, 짧지만 깊은 한숨이 섞인 “젠장…” 정도가 되겠습니다.

 

이 장면 하나가 지금 그의 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알론소의 레알 마드리드는 아직 안정적이지 않고, 그의 감독직 역시 결코 안전하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는 가능한 한 알론소를 지키고 싶어 하지만, 그에게 허용되는 실수의 폭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합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감독을 평가하는 기준은 언제나 명확합니다. ‘스타일’보다 ‘결과’가 우선입니다. 알론소는 분명 자신의 축구 철학을 가지고 들어왔지만, 지금까지는 그 철학이 결과로 충분히 환원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불과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바르셀로나에 승점 5점 앞서 1위를 달리던 레알은 오히려 4점 뒤진 2위로 내려앉았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패배가 겹치며 그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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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바페와 얘기하고 있는 사비 알론소(왼쪽)
음바페와 얘기하고 있는 사비 알론소(왼쪽)

여기에 더해, 선수단과의 소통 문제도 거론됩니다. 핵심 선수들이 알론소의 시스템 안에서 자신의 장점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내부적으로 쌓이고 있습니다. 레알이라는 클럽에서는 그 책임이 결국 감독에게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누구도 전적으로 탓하지는 않지만, 동시에 누구도 예외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레알이 아직 결단을 내리지 않은 이유는 분명합니다. 알론소는 구단 내부에서 여전히 신뢰를 받는 인물이고, 그를 선택한 이사회 역시 쉽게 실패를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다만, 레알에는 오래된 격언이 하나 있습니다.

“결과가 먼저다.”

 

앞으로의 몇 경기, 특히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가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 무대는 알론소에게 사실상의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가 이 시간을 버텨낸다면 흐름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레알은 또다시 익숙한 선택지로 돌아갈지도 모릅니다.

 

베르나베우의 분위기 역시 흥미롭습니다. 과거 같았으면 거센 분노가 터져 나왔을 상황이지만, 지금의 팬들은 어딘가 지켜보는 쪽에 가깝습니다. 감독 교체가 만능 해법이라고 믿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레알에 만족하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팬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합니다.

“무언가를 보여달라”는 것.

 

사비 알론소는 여전히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입니다. 그러나 레알에서 ‘아직’이라는 단어는 언제든 ‘이미’로 바뀔 수 있습니다. 이번 시즌, 그의 레알이 어떤 이야기를 써 내려가게 될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Off the Pitch
Off the Pitch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 A 등 유럽 여러 나라의 프로축구 경기 결과와 주요 포인트 등을 전해드립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2026년 북중미월드컵 관련, 국가대표 축구팀들의 다양한 축구 이야기도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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