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L] 토론토 메이플리프스의 스타 '오스턴 매튜스(Auston Matthews)', 극심한 부진과 그 원인

오스턴 매튜스(Auston Matthews)는 토론토 메이플리프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입니다. 아이스하키가 국기인 캐나다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팀 메이플리프스의 슈퍼스타인 만큼 캐나다 팬들로부터 받는 사랑도 엄청나죠.
2016년에 데뷔한 메튜스는 데뷔 때부터 지난 시즌까지 리그 최고의 골잡이로 군림해왔지만.. 이번 시즌 득점 생산량은 너무 저조한 상태입니다. 시즌 35게임을 치른 현 시점(12월 22일 기준), 메이플리프스의 주장 매튜스는 경기당 득점에서 공동 29위, 경기당 공격포인트에서는 97위에 그칠 만큼 ‘형편없는’ 시즌을 힘겹게 보내는 중입니다.
2023~2024 시즌, 69골, 107포인트를 만들면서 역사적인 시즌을 남겼는데, 이번 시즌은 36골 59포인트 페이스에 그치고 있습니다. 대체 매튜스에게 무슨일이 생겼던걸까요?
지난 10여년간 리그에서 가장 지배적인 위치, 정점에 머무른 선수가 어떻게 이처럼 한순간에 급격한 하락세를 겪고 있는지, 근본적인 이유가 뭔지 참 궁금합니다. 메이플리프스는 메이저리그로 따지면 뉴욕 양키스, NBA에선 LA 레이커스처럼 매 시즌 윈나우를 달려야 하는 초절정 인기팀입니다. 그런데 이 팀이 지금 플레이오프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좋지 않은 이 상황이 과연 시즌 내에 바로잡아질 수 있을까요.
1. 부상 이슈?

매튜스의 급격한 부진, 그 원인이 어쩌면 ‘부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메이저리그의 지난 시즌 초, 중반 시카고 컵스에서 맹활약한 카일 터커(Kyle Tucker)가 여름 무렵부터 알 수 없는 부진에 빠진 걸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 두달이 지났을 때 터커는 “사실 미세한 부상을 안고 뛰었다”고 고백하면서 집중 치료에 들어갔습니다.
매튜스도 마찬가지일지 모릅니다. 그는 지난 시즌 큰 부상을 당했고, 지금까지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닌 채로 시즌을 소화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스케이팅의 경쾌함과 속도, 슈팅을 쏘는 자세 등을 보면 상당한 통증과 불편감이 있다고 지적했죠. 매튜스는 지난 시즌 말미, 15경기를 결장했고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이유를 들면서 독일로 치료를 받기 위해 떠난다고 했습니다.
그 결과,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던 2023~24 시즌과 비교해 득점은 36골, 포인트에선 29포인트가 감소했습니다. 새 시즌에 들어서면서 리그 관계자들은 “매튜스가 사실상 완전한 건강 상태로 돌아왔고, 등 부상으로 추정되는 문제 역시 극복한 상태”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매튜스의 이번시즌은 최악이나 다름없습니다. 매튜스는 본인 건강 상태에 대해 공개를 극도로 꺼리는 타입의 선수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시절에도 감염 사실을 공개한 적이 없습니다. 현재 매튜스의 상태는 본인과 극히 일부의 구단 관계자들만이 정확히 인지하고 있겠죠.
데이터로 면밀히 따져봐도 매튜스의 퍼포먼스는 하강곡선에 있는게 맞습니다. 이번 시즌 그가 쏜 슈팅의 최고 속도는 86.8 마일로 상위 70%대에 속하고, 스케이팅 속도 또한 최고 시속에서 21.6마일로 상위 50%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 선수가 3년 전에 슈팅에서 88%, 스케이팅에서 65%대였다는 걸 감안하면 하락폭이 너무 크죠.
2. 에이징 커브?

차라리 부상 때문이라면, 건강해지길 기다리면 될텐데요. 만약에 부상이 아니라면 문제는 더 심각할 수 있습니다. 매튜스는 28세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 현재 NHL 공격수 평균 나이가 딱 28세입니다.
NHL이 쌓아온 데이터에 따르면 리그 공격수들은 대체로 23세~26세에 최전성기 구간을 지납니다. 농구나 야구와 비교하면 그 시기가 빨리 시작하고 또 짧습니다. 물론 알렉스 오베츠킨 같은 선수는 예외지만요.
리그 최정상급 선수라고 해도 30세에 가까워지면서 생산력이 하락하는 경향은 뚜렷해집니다. 매튜스 이전 세대 슈퍼스타들 가운데 네트 레이팅(Net Rating)이 +20을 넘긴 선수가 네 명이었습니다. 그들은 시드니 크로스비(Sidney Crosby), 알렉스 오베츠킨(Alex Ovechkin), 예브게니 말킨(Evgeni Malkin), 그리고 조나단 테이스(Jonathan Toews)였습니다.
이 네명의 슈퍼스타들도 30세까지는 훌륭했지만 전성기와 비교하면 효율성면에서 분명한 하락세가 이 때부터 시작됐습니다. 공격수들은 퍼포먼스의 정점이 높을수록 떨어지는 폭도 커집니다. 평균적으로 계산하면, 이 네 선수의 예측 네트 레이팅은 28세 시점에서 전성기(23~26세)와 비교해 9.5골이 하락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같은 기준에서 놓고 보면 매튜스의 하락세는 역사적인 선수들과도 그 흐름이 같다고 볼 수 있는거죠. 부상이 아니라면 매튜스의 에이징 커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겁니다.

이번 시즌 NHL 득점 랭킹 상위권 명단을 보면, 매튜스와 나이대가 비슷한 선수들이 즐비합니다. 나아가 상당수는 매튜스보다 나이가 많지만 그를 뛰어넘는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고요. 콜로라도 애벌랜치의 스타 네이선 매키넌(Nathan MacKinnon)은 30세지만 커리어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웨인 그레츠키 이후 최고의 하키 스타인 코너 맥데이비드(Connor McDavid)는 29세를 눈앞에 뒀지만 여전히 최전성기 선수처럼 활약하고 있습니다. 니키타 쿠체로프(32세), 브래드 마샨드(37세), 시드니 크로스비(38세), 아르테미 파나린(34세)도 팀의 주축 플레이어로서 핵심 역할을 잘 소화해내는 중이죠.
정리하면, 매튜스가 부상이 아니라면 ‘에이징 커브’일텐데요. 나이에 따른 생산성 하락이 그의 부진 원인일 수 있지만 경쟁자들의 몸관리와 건강한 피지컬에서 비롯하는 생산성을 따져보면 자연스러운 현상만으로 인정하기도 어렵다는겁니다.
3. 리그 트렌드의 변화와 바뀐 팀 전술?

멘털리티, 즉 감정상태, 정서의 컨디션이 문제일까요. 오베츠킨은 27세와 29세 시점에 공격 데이터가 대폭 상승했었는데 이 때 감독이 교체했거나 벤치 플레이어들이 트레이드 등으로 대거 바뀐 외부 요소가 작용했던 때였습니다.
외부 요인에 의한 심리 상태의 변화. 이게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팀의 전술 시스템이 여러면에서 크게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메이플리프스는 이번 시즌 여러 지표에서 참혹한 수준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일단 퍽 점유율이 문제입니다. 이 지표에서 45.2%로 리그 꼴찌에서 두 번째입니다.
쓸데없이 본인 진영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고, 실책으로 인한 실점도 적지 않습니다. 크레이그 베루비(Craig Berube) 감독의 스타일은 지금까지 메이플리프스가 추구해온 하키 철학과는 또 다릅니다. 베루비 방식의 하키를 전개하려면 퍽을 센스 있게 조리하고 운반하는 무빙 수비수가 필요한데 리프스에는 이 역할을 해줄 만한 선수가 현재 없습니다. 농구로 빗대 설명하면 유능한 포인트가드가 없는 셈입니다.
리프스 게임을 시청하면서 ‘답답하다’는 인식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맥데이비드 같은 선수는 마치 농구의 스테판 커리나 앤서니 에드워즈처럼 본인이 공을 직접 몰고가 득점까지 연결시킬 수 있는 유형의 선수입니다. 하지만 매튜스는 예전의 레지 밀러나 레이 알렌처럼 확실한 기회가 왔을 때 높은 효율로 득점을 만들어내는 타입이죠.

최근 하키 트렌드에서도 커리나 에드워즈 같은 공격수가 큰 인기를 끕니다. 혼잡한 상황에서 빈 공간을 만들고 골대 앞에서 몸싸움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선수들이요. 매튜스 같은 유형은 좀 유행이 지났다고 할까요. 베루비 감독이 추구하는 하키는 최신 유행을 쫓아가는데 매튜스와 결이 좀 맞지 않죠.
리프스의 전임 셸던 키프(Sheldon Keefe) 감독은 ‘시스템 하키’를 강조했습니다. 선수 간 일정 간격을 유지하면서 공간을 창출하고 적절한 위치에서 퍽을 받아든 선수가 슈팅을 하고 리바운드로 득점찬스를 노리는거죠. 매튜스와 가장 잘 어울리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래서 키프 감독과 함께 했을 때 그의 공격 생산성도 정점에 올라섰습니다.
매튜스가 69골을 넣은 전성기 시즌을 돌이켜 보면 파워플레이처럼 유리한 상황이 아닌 5-5 상황에서 38골을 기록했습니다. 이 중 24골이 인존(In-Zone)에서 만들어졌는데요. 즉흥적인 공격전개가 아닌 ‘세트오펜스’에서 공간을 만들어 성공시킨 득점이었던겁니다.
문제는 매튜스의 인존(In-Zone) 득점이 급감하고 있다는 겁니다. 2시즌 전에 24골이었던 결과가 이번 시즌 예측으로는 9골이 채 되지 않습니다. 82게임 기준으로 약 15골이 줄어든 건데요. 결국 인존(In-Zone)에서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하는 게 매튜스 부진의 핵심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슈팅을 날릴 때 공간 부족(수비수와의 간격)도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2023~24 시즌에 기록한 득점한 골들에서는 평균 12.6피트의 공간을 확보했었는데, 그 공간은 최근 2시즌 평균 11.7 피트로 줄었습니다. 슈팅 정확도로 승부하는 매튜스에게 이 정도의 거리는 꽤 크게 작용할겁니다. 더 큰 문제는 11.7피트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 조차 크게 줄었다는 겁니다.
베루비 감독 체제에서 매튜스는 96경기를 치렀는데 5피트 이상 간격을 확보한 상태에서 기록한 골이 7골, 10피트 이상에선 4골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전 시즌에는 각각 17골과 10골이었던걸 고려하면 감소 폭은 매우 크죠. 베루비 감독이 매튜스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그는 리프스 최고의 무기인데요, 그를 잘못된 공간에 배치하면서 이 무기를 제대로 써먹지 못하고 있습니다.

베루비 감독 밑에서 매튜스는 수비적으로 과도한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 또한 최근 하키의 유행과 관련이 있습니다. 지금은 수비 플레이가 공격수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자질로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산호세 샤크스의 신성 맥클린 셀레브리니는 주요 플레이 지점이 수비지만 공격에서도 엄청난 활약을 보여줍니다. 바로 이런 유형의 선수가 슈퍼스타가 되는 시대죠.
하지만 매튜스는 이처럼 과도한 수비 플레이를 요구 받은 적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체력은 물론 공격 전개 방식과 속도에도 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부상’을 제외한 그 모든 원인이 어쩌면 미치 마너(Mitch Marner)가 있었다면 눈에 띄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겁니다. 마너는 리그에서 공간 창출 능력이 가장 뛰어난 하키 선수입니다. 그가 팀을 떠나면서 상대팀 수비의 초점은 오로지 매튜스에게만 더 강하게 집중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마너의 부재는 분명히 매튜스 하락에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마너가 없으면 매튜스는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해야 할 일이 더 많고, 어려워지고 애초에 공간이 잘 나지 않는 전술 시스템까지 겹치면서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습니다.

매튜스는 부활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 선수를 보면 데뷔 후 전성기까지 토론토 랩터스에서 보낸 더마 드로잔 선수를 떠올립니다. 한때 리그에서 가장 높은 득점 생산과 효율을 자랑했지만 지금은 그저 그런 평범한 선수가 됐죠. 드로잔은 최근 유행과 동떨어진 플레이로 많은 팀들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매튜스도 득점 하나만큼은 탁월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무빙과 스케이팅, 공간 창출 능력 등을 고려하면 플레이 방식이 최근 하키 유행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이 부진이 장기화하면 리그의 여러팀이 그를 주목하지 않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매 시즌 윈나우를 외치는 리프스가 이번 시즌 반전을 만들어내기 위해선 매튜스가 부활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이게 되지 않는다면 가능한한 높은 시장평가가 남아있을 때, 트레이드를 알아보는 대안이라도 마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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