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FIFA

홀란,외데고르,베르게...노르웨이 축구는 황금세대를 열 수 있을까

더콘텐토리 2020. 6. 2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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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르트문트 엘링 홀란



노르웨이산 '원더보이' 엘링 홀란(Erling Braut Haaland)이 괴력을 선보이며 세계 축구계를 흔들고 있다. 홀란은 지난 2월 23일(한국 시각) 독일 브레멘에서 열린 2019/2020 분데스리가 베르데 브레멘과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골로 2대 0 승리를 이끌었다. 도르트문트는 최근 5승1패로  2위 라이프치히와 1위 바이에른 뮌헨을 턱밑까지 쫓았다.
도르트문트 질주의 주역은 역시 홀란이다. 지난 1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도르트문트로 이적한 홀란은 이날까지 정규리그 6경기 9골, 챔피언스리그와 컵대회 포함 8경기 12골을 기록했다. 전반기 잘츠부르크에서 기록한 각종 경기 28골을 합치면 시즌 40골이다.
홀란은 앞서 지난 19일 UEFA 챔피언스리그 파리 생제르맹과의 16강 1차전에서도 빛났다. 상대편엔 네이마르와 킬리안 음바페 등이 있었지만 주눅들지 않고 2골을 기록, 팀의 2대 1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이고 있는 노르웨이 출신 마르틴 외데고르(Martin Odegaard)와 함께 홀란이 급부상하면서 '노르웨이 축구의  황금세대가 시작되는 것 아닌가' 하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축구변방 노르웨이에도 황금세대가 있었다

 

1998년 6월 23일,  프랑스 월드컵 노르웨이와 브라질의 조별 예선 3차전. 모로코와 스코틀랜드를 상대로 이미 2승을 거둔 상대팀 브라질은 호나우두, 히바우두, 베베토, 둥가가 뛰는 강력한 우승후보. 경기는 의외로 팽팽했지만 '전설' 베베토가 78분 경 노르웨이의 골문을 열어내며 브라질이 1대 0 리드를 잡았다. 여기까지는 모두가 예상할 수 있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불과 5분 뒤, '스칸디나비아의 사자'들은 안드레 플로의 동점골로 반격에 성공한데 이어 셰틸 레크달이 패널티킥으로 극적인 역전골까지 만들어내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야말로 1938년 이후로 월드컵에서 가장 성공적인 성과를 일구며 노르웨이 축구는 '황금 세대'를 열어 젖혔다.
22년이 지난 지금, 노르웨이의 상황은 그 때의 영광과는 거리가 멀다. 국제무대에서  유로 2000 이후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클럽 성적도 좋지 못하다. 1990년 말까지 챔피언스리그 본선무대에 자주 등장했던 노르웨이 대표 클럽인 로젠보리 BK는 이제는 유로파리그 본선무대에만 진출해도 성공적인 성과라고 평가받는다. 노르웨이 축구가 무너진 데는 동계스포츠에 집중한다는 국내 사정이 표면적인 이유로 언급되지만 사정은 복잡하다.
'가디언'의 조나스 제이버(Jonas Giaever)는 2016 쓴 기고문에서 "노르웨이는 나라 자체가 작고 리그 규모도 크지 않다. 또 한 편으로 현장에서 오랜기간 구식의 마인드를 유지하면서 축구 현대화에 발맞추지 못했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서야 긴 터널의 끝에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새로운 세대의 중심에는 엘링 홀란과 마르틴 외데고르가 있다.

노르웨이의 축구를 이끌 재능(★)들

엘링 홀란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이적한 뒤 분데스리가 데뷔전 헤트트릭을 포함, 첫 3경기에서 7골을 뽑아내는 기념비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의 시장가치는 이미 6000만 유로(약 900억원)를 상회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현재 노르웨이에서 가장 가치있는 선수다. 그 뒤를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레알 소시에다드에 임대되어 최근 자신의 가치를 크게 높이고 있는 마르틴 외데고르가 잇고 있다. 이 두 재능들은 일찍이 노르웨이를 떠나 해외로 진출해 기량을 갈고닦아 자신의 소속팀에서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수비형미드필더 산데르 베르게(Sander Berge) 또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산데르 베르게는 KRC 헹크에서의 3년 간 활약으로 벨기에 주필러 리그에서 가장 가치있는 선수로 성장한 뒤 최근 2200만 유로(약 330억원)의 이적료로 프리미이리그 셰필드 유나이티드로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이 금액은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클럽 레코드에 해당한다. 선수 영입에 큰 돈을 들이지 않는 셰필드의 크리스 와일더 감독의 선택이라 당시 잉글랜드 현지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수비에서는 센터백 크리스토퍼 아제르(Kristoffer Ajer)가 2016년 셀틱 글레스고에 입단한 뒤 주전으로 올라서며 주목받고 있고, 역시 센터백 레오 외스티가르(Leo Östigard)는 브라이튼 소속으로 현재 장크트 파울리에 임대되어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이 밖에 본머스의 공격수 조슈아 킹(Joshua King), 헹크의 공격수 마츠 묄러 달리(Mats Möller Daehli), 알크마르의 풀백 요나스 스벤손(Jonas Svensson), 셀틱의 공격수 모함메드 엘리우누시(Mohamed Elyounoussi), 올림피아코스의 풀백 오마르 엘랍델라위(Omar Elabdellaoui)와 트라브존스포르의 알렉산더 쇠로트(Alexander Sörloth) 등의 국가대표 주전선수들은 유럽 각지의 이름있는 클럽들에서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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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재능 해외 유출엔 열악한 리그 재정의 그늘

홀란, 외데가르드 등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사실 이들은 모두 10대의 어린 나이에 해외로 떠나 해외에서 성장한 선수들이다. 노르웨이에서 이런 일이 빈번한 이유는 클럽 재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노르웨이 클럽들은 몸 값이 높은 베테랑 선수를 기용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몸 값이 저렴한 어린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다. 이로 인해 노르웨이 리그에서는 10대의 어린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많은 경험을 쌓으며 두각을 나타낼 수 있고 해외 클럽 스카우터들의 관찰 대상이 되기에 좋은 상황이 된다. 홀란도 17세 때 몰데로 이적했는데 당시 그를 데뷔시킨 감독이 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인 솔샤르다.
한편으로 선수입장에서도 최대한 빨리 해외로 나가는 것이 매력적이다. 노르웨이 리그에 머물러있으면 아무래도 기량을 발전시키는데 한계가 있다. 상위리그와 하위리그의 격차가 커지면서 노르웨이 리그에서는 선수의 기량을 발전시키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자연스럽게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다. 노르웨이 리그 내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노하우를 전수받아온 인물로는 과거 몰데를 이끌었던 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올레 군나르 솔샤르 정도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상당히 예외적인 경우다.
이러한 방식은 노르웨이 클럽들로서도 어쩔 수 없는 생존방식이라 할 수 있지만, 당장의 이익에 집중해 유망주들을 해외로 유출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클럽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노르웨이의 많은 클럽들은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1000만 유로 이상의 이적료는 생각하지도 않는다. 지난 10년 간 노르웨이 리그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선수는 800만 유로(약 120억원)에 이적한 홀란이다. 그나마 그의 친정팀인 몰데는 로젠보리와 함께 해외 클럽의 오퍼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몇 안되는 클럽임에도 그렇다. 그 두 클럽과 나머지 클럽의 차이는 분데스리가 내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타 클럽 간의 간극 정도로 큰 차이가 있다.

 리그 경쟁력 없이 천재들에 기댄 황금세대 힘들어

따라서 몇 명의 새로운 재능들이 등장했다고 해서 '노르웨이 축구에 황금세대가 펼쳐진다'는 미디어들의 지나친 포장은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노르웨이 축구가 성공적인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선수들이 국가대표팀에서 국제적 수준의 기량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것은 노르웨이 리그가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해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황금세대는 단순히 좋은 공격수 몇 명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포지션마다 확실한 중심이 있어야 된다. 현재 노르웨이 대표팀은 수비쪽에는 수준높은 선수들이 부족한 현실이며, 특히 골키퍼 포지션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다.
트랜스퍼 마르크트(Transfermarkt)는 최근 기사를 통해 "최근 떠오르는 선수들로 인해 노르웨이 사람들의 시선이 축구 쪽으로 향하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두 명의 재능이 나란히 슈퍼스타로서 떠오른 것은 어찌보면 우연의 일치다. 베르게와 같은 선수들도 그 재능을 부인할 수는 없겠지만 빅리그에서 자신을 증명해보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이들의 등장으로 노르웨이가 축구가 반등할 것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결국 노르웨이 클럽들의 재정이 개선되어 리그 수준이 높아져야 젊은 재능들을 더 오랜 기간 붙잡고 리그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로젠보리와 몰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클럽들 재정이 독일 3부리그 수준에 불과해 현실적으로는 어려움이 크다. 결론적으로 노르웨이 축구는 역대급 재능들의 등장으로 긴 터널의 끝에서 빛을 보기 시작했지만, 노르웨이 리그의 재정적 어려움에 따른 경쟁력 부족이 해결되지 않는한 벨기에와 같은 황금세대를 구가하기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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