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MLB

트윈스의 에이스 자리를 꿈꾸는 호세 베리오스(José Berrios)

더콘텐토리 2020. 6. 22.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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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중반 MLB 아메리칸 리그 중부지구의 우승후보는 언제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였다. 미국 내 스포츠 관련 주요 매체들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내리 3년간 이 지구 1위를 차지한 인디언스가 2019 시즌에도 무난하게 지구 우승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홈런군단 미네소타 트윈스, 아메리칸 리그 중부지구 챔피언이 되다


2019년 9월 1일(한국시간, 이하 기준 동일) 트윈스는 같은 지구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상대로 홈런 5개를 터뜨렸다. 이 날 트윈스는 메이저리그 단일시즌 팀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종전기록 267개: 뉴욕 양키스). 시즌이 끝나려면 한 달 이상이 남은 시점이었다.
9월 27일, 트윈스의 윌리안스 아스투디요의 8회초 솔로 홈런으로 트윈스는 팀 홈런 300고지도 넘어섰다.

‘홈런’으로 팀 역사를 새로 쓴 트윈스는 이 시즌 101승 61패(승률 .623)를 기록해 지구 우승후보 인디언스를 3게임 앞선 채 지구 챔피언에 올랐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트윈스의 에이스

 

흔한 말로 ‘야구는 투수 놀음’이다. 트윈스 우승 배경에 홈런만 있었던 건 아니다. 요한 산타나는 2000년대 중반 리그를 대표한 투수이자 트윈스의 상징이었다. 그는 2000년부터 2007년까지 트윈스에서 활약하며 93승을 거뒀다(통산 139승). 산타나와 함께한 시절 트윈스는 지구 챔피언을 4차례나 차지했다(2002~2004, 2006, 2009시즌).

산타나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트윈스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되어버린 산타나는 뉴욕 메츠로 팀을 옮겼다. 산타나가 떠난 뒤 트윈스를 상징하는 에이스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2017시즌 아메리칸 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한 트윈스는 양키스를 만났다. 단판승부 매치에서 트윈스는 요한 산타나와 동일한 성을 가진 어빈 산타나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어빈은 이 날 2이닝 밖에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3피안타 4실점). 트윈스는 브라이언 도져가 1회 초 선두타자 홈런을 기록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으나 허무하게 패했다(최종 점수 4대8). 어빈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호세 베리오스였다. 호세의 이날 등판 결과는 뒤에서 언급된다.

트윈스의 에이스 자리를 꿈꾸는 호세 베리오스


지난 2012년 트윈스는 1라운드 전체 32순위로 호세를 지명했다. 당시 18세에 불과한 그가 받은 계약금은 155만 달러였다. 이 계약 규모는 팀이 호세에게 거는 기대치가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2016 시즌 빅리그로 콜 업된 호세의 데뷔 시즌은 기대 이하였다(3승 7패 방어율 8.02).

2017 시즌은 호세가 본격적으로 트윈스의 에이스로 부각되기 시작한 때다. 2017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WBC(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 푸에르토리코의 국가대표로 출전한 호세의 컨디션 회복을 위해 트윈스는 그를 개막 후 한 달 이상을 마이너에 머물게 했다.

호세는 2017년 5월 14일 인디언스를 상대로 시즌 데뷔 경기를 치렀다. 그는 7.2이닝을 마운드에 머무는 동안 단 2안타만을 허용했다(1실점). 5월 한 달 4경기에 등판한 그는 26.2이닝 동안 8실점 방어율 2.70이라는 놀라운 성적표를 받았다.

시즌을 한 달 늦게 시작했지만 호세는 2017 시즌 14승(8패)을 거두며 에이스 투수로 기반을 다졌다.

어빈 산타나가 팀을 떠난 뒤 호세는 팀의 1선발을 맡기 시작했다. 2018시즌 그의 첫 등판 경기(4월 2일 볼티모어 오리얼스 전)부터 그는 스스로 에이스 투수의 자격을 증명했다. 그는 이 날 경기에서 9이닝 3안타 무실점, 데뷔 첫 완봉경기를 펼쳤다. 이 날 오리얼스 타자들의 배트 7개가 부러졌고 그 중 4개는 두 동강이 났다. 오리얼스 타자들은 호세의 변화구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애꿎은 배트만 부러져나갔다.

주목할 점은 오리얼스 타자들의 타구 스피드. 2017시즌 호세를 상대한 타자들의 타구 스피드는 평균 85.2마일을 기록해 리그 10위에 올랐다. 이 경기에서 호세가 허용한 타구 스피드는 73.8마일에 불과했다(이 지표는 속도가 낮을수록 성적이 높다).

호세는 투심, 포심 패스트볼을 모두 던진다. 그러나 게릿 콜이나 크리스 세일처럼 속구를 무기로 삼는 투수는 아니다. 그를 상징하는 공은 커브다. 과거에 커브의 대명사는 놀란 라이언이었다.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떨어지는 커브로 그는 리그를 사로잡았다. 호세의 커브는 놀란과 다른 궤적을 보인다. 2시 방향에서 7시 방향(시계 반대방향)으로 떨어진다. ‘마구’ 다. 우타자들의 눈앞에서 바깥쪽 스트라이크존 가장 먼 곳으로 사라지는 이 공에 오리얼스 타자들의 방망이가 7개나 부러졌다. 호세는 이 커브를 앞세워 전국구 투수의 반열에 오르고 있다.

2018 시즌 상반기에만 7승을 거두며 데뷔 후 처음으로 올스타에 선정된 호세는 2019 시즌에는 상반기 8승을 올리며 2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다. 특히 2019올스타전에서는 13개의 공을 던져 2개의 삼진아웃을 잡아냈다.
호세는 선두타자 케텔 마르테에게 2루타(피안타 구종: 투심 패스트볼)를 허용했지만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와 크리스찬 옐리치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다. 결정구는 모두 커브였다. 이어 타석에 등장한 하비에르 바예즈를 좌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처리하며 2년 연속 올스타전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진짜 에이스가 되기 위해 필요한 3가지: 배짱, 압도적인 직구, 체력


호세 베리오스가 아메리칸 리그 중부지구의 패권을 유지하길 바라는 트윈스의 에이스로 거듭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우선 팀이 반드시 승리해야 할 큰 경기에서 존재감을 보여야 한다. 2017 아메리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어빈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호세에게 거는 팀의 기대는 남달랐다. 그러나 호세는 3이닝을 던져 5안타를 맞고 3실점(1피홈런)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팀의 1, 2선발이 한 경기에서 7실점이나 올린 경기에서 승리를 바랄 수 없다.
102승을 거두고 진출한 2019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도 기대 이하였다. 디비전 시리즈 단 한경기에 출전해 4이닝 4안타 3실점을 기록한 것. 위안거리는 자책점은 1점에 불과했다는 것뿐이었다.

에이스에게 필요한 덕목중 하나는 ‘배짱’이다. 호세는 한 이닝에 대량실점 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줬다. 볼넷이나 안타 그리고 홈런을 맞은 이후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연속 진루를 허용하는 것이 문제다. 2019 포스트 시즌에서 맥스 슈어져는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모두 1회 2실점 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곧 바로 제 모습을 되찾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큰 경기에 강해지기 위해 호세에게 필요한건 무너지지 않는 ‘배짱’이다.

2019 월드시리즈 챔피언이 된 워싱턴 내셔널스의 선발투수인 맥스 슈어저,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는 강력한 직구로 마운드를 지켜줬다. 호세가 큰 경기에서 압도적인 투구를 보이기 위해 필요한건 ‘직구 스피드’다. 리그 최고 수준의 커브를 투 스트라이크에서 결정구로 던지기 위해선 두 개의 스트라이크가 필요하다. 그 두 개의 스트라이크를 만드는 과정에 가장 필요한 것이 빠른 직구다. 호세의 직구 구속은 평균 92~95마일 수준. 96마일을 넘나드는 직구 구속이 나오기도 하지만 지속적으로 이 속도를 유지하진 않는다. 투수가 구속을 끌어올리기 위해 가장 먼저 시도하는 것이 근육량을 늘려 체중을 불리는 일이다(최근 아롤디스 채프먼의 보고도 믿기 어려운 근육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채프먼은 리그 최고의 강속구 좌완투수다). 호세의 신체조건은 182.8cm 83.9kg으로 메이저리그 선발투수 치고 다소 왜소하다. 근육량과 체중이 좀 더 붙게 되면 평균 직구 구속이 좀 더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호세의 투심 패스트볼은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자연스럽게 곡선을 그리는 장점이 있다.

호세가 본격적으로 빅리그 투수로 나선 지난 2017년부터 2019시즌까지 호세는 단 한번도 상반기보다 더 나은 하반기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8, 2019시즌 연달아 올스타에 선정된 것만 보더라도 호세의 상반기 성적은 압도적이었다.

* 데뷔 이후 상반기 주요 성적
2017년 5월 : 3승 1패 방어율 2.70
2017년 6월 : 4승 1패 방어율 3.21
2018년 4월 : 2승 3패 방어율 3.63
2019년 3~4월 : 4승 1패 방어율 2.69
2019년 7월 : 2승 1패 방어율 2.43

* 데뷔 이후 하반기 주요 성적
2017년 9월 : 2승 2패 방어율 4.28
2018년 8월 : 1승 1패 방어율 4.74
2018년 9월 : 1승 2패 방어율 4.40
2019년 8월 : 1승 2패 방어율 7.57
2019년 9월 : 3승 1패 방어율 3.68

상∙하반기 간극이 이렇게 벌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체력’이다. 하반기마다 되풀이되는 부진은 포스트시즌 호투를 바라는 팀의 기대를 저버리게 할 수 있다. 트윈스는 호세의 체력 변화를 면밀히 살피고 등판 일정을 조절해줄 필요가 있다. 호세 역시 체력 관리를 위해 신체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3시즌 간 반복 된 하반기 부진이 계속된다면 구단으로서도 장기 계약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최근 3시즌 40승을 거두며 팀의 1선발 자리를 다진 호세 베리오스, 팀의 시그니처가 된 ‘홈런’, 미네소타 트윈스는 다시 한 번 아메리칸 리그 중부지구 패권을 거머쥘 수 있을까. 하루빨리 리그가 시작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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