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의 조용한 강자 덴버 너게츠(Denver Nuggets)
덴버 너게츠는 27일(한국시간) 콜로라도 주 덴버 펩시센터에서 열린 워싱턴 위저즈와의 경기에서 117-104로 승리했다. 너게츠는 이 날 승리를 포함해 최근 11경기에서 10승 1패를 거두고 있으며, 아무도 모르게 6연승을 달리고 있다.
지난 오프시즌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LA레이커스, LA클리퍼스 그리고 휴스턴 로케츠가 뜨거운 주목을 받으며 리그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동안 덴버 너게츠를 향한 스포트라이트는 없었다. 그리고 시즌 초반에 상대적으로 약체인 댈러스 매버릭스와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에게 2연패를 당하면서 언론과 NBA팬들은 서부 컨퍼런스의 우승 후보로 너게츠를 거론하지 않았다. 오히려 너게츠의 하락을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시즌 16경기를 치른 현재, 너게츠는 13승 3패(승률 81.3%)를 기록하며 리그 3위, 서부컨퍼런스 2위에 올라있다. 너게츠는 시즌이 진행되면서 강력한 컨퍼런스 파이널 후보이자 올 시즌 우승을 노린다 해도 부족함이 없는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너게츠가 승리한 날 밤 방송에 나오는 하이라이트 릴 단골 장면은 니콜라 요키치와 자말 머레이의 감각적인 픽앤롤 또는 픽앤팝 플레이다. 이 두 선수는 여전히 너게츠의 핵심이자 간판이다. 하지만 너게츠는 이 듀오에게만 의존하는 팀이 아니다. 너게츠의 주전・벤치 라인업은 매일 밤 ‘원팀(One Team)’으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2015년 너게츠의 감독으로 부임한 마이크 말론은 꾸준히 다운 템포와 수비 중심의 원팀 농구를 추구했고 이는 한 두명의 슈퍼스타에 의존하지 않는 너게츠의 팀 컬러가 됐다. 말론 감독은 주전과 벤치 라인업 조화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지난 25일 피닉스 선즈와의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우리 팀은 훌륭한 불펜(야구의 구원투수 진)을 갖추고 있다. 수비수가 필요하면 우리 벤치에 토리 크레이그가 있다. 득점이 필요하면 후안초 에르난고메스와 마이클 포터를 등판시킨다”고 말했다. 그의 승리 공식에는 ‘에이스’가 아닌 ‘팀’이 있다. 그리고 ‘수비’가 있다.
27일 너게츠가 상대한 워싱턴 위저즈는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팀이다.(단, 수비는 포기한 팀이다.) 100번의 공격기회에서 기대득점을 의미하는 ‘오펜시브 레이팅’ 114.3을 기록 중인 위저즈는 이 기록에서 밀워키 벅스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위저즈의 공격을 이끄는 선수는 브래들리 빌이다. 그는 리그득점 순위 4위에 올라 있다. 또한 최근 5경기 연속 30득점 이상을 기록했고, 해당 기간 필드골 성공률은 57.6%에 달했다. 하지만 27일 너게츠를 만난 위저즈는 104점을 내는데 그쳤고, 손끝이 뜨거웠던 빌은 이날 14득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오픈 찬스를 잡을 수 없을 걸?”
지난 오프시즌 동안 팀 내 연습경기에서 자말 머레이를 전담 마크한 수비수 개리 해리스에 대해 머레이가 한 말이다. 그리고 이 말은 리그 최고의 스코어러 들에게 저주가 되었다. 다음은 개리 해리스가 올 시즌 전담 마크한 스코어들의 성적이다.
*10/29 새크라멘트 킹스: 버디 힐드 5득점 (시즌 로우)
*10/30 댈러스 매버릭스: 루카 돈치치 12득점 (시즌 로우)
*11/15 브루클린 넷츠: 카이리 어빙 17득점 (시즌 로우)
*11/25 피닉스 선즈: 데빈 부커 12득점 (시즌 로우)
*11/27 위싱턴 위저즈: 브래들리 빌 14득점 (시즌 로우)
올 시즌 해리스가 수비한 선수 중 가장 높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제임스 하든이다. 그는 27득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하든이 득점한 올 시즌 기록 중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너게츠는 27일 경기 포함, 디펜시브 레이팅(100번의 수비기회를 가졌을 때 기대실점) 102.1로 리그 1위다. 이 수치는 해리스 한 사람의 결과물이 아니다. 자말 머레이와 윌 바튼은 수비 지표에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머레이는 팀 내 스틸 부분 1위에 올라있다(폴 밀샙이 보여주는 훌륭한 수비지표는 매 시즌 상수에 가깝다).
미국은 이번 주가 추수감사주일이다. 27일 경기에 앞서 덴버 너게츠의 전담 캐스터 크리스 말로위는 “시즌초반 부진했던 요키치의 살아난 패스, 꾸준한 밀샙의 퍼포먼스, 그리고 팀 전체의 수비지표는 너게츠가 받은 추수감사절 선물이다. 우리가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것? 잊지 말라. 수비! 수비!” 라고 말했다. 수비! 현재까지 너게츠의 승리 요인이다.
그러나 너게츠가 컨퍼런스 파이널 그리고 더 높은 곳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공격도 잊지 말아야 한다. 너게츠의 평균 득점은 리그 25위(106.7점)에 그치고 있고, 48분 기대 공격기회 수치에서는 리그 최하위(97.78)다. 이에 감독과 프론트가 생각하는 해법은 ‘자유투’ 와 ‘3점슛’이다.
마이크 말론 감독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득점 효율성 개선을 위해 자유투 시도 횟수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리그 26위 수준인 자유투 시도 횟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밀샙과 요키치의 공격적인 페인트 존 포스트 플레이와 돌파가 필요하다. 너게츠의 공식 커멘테이터 케이트 윈지는 득점 개선을 위해 3점슛을 해법으로 제시한다. “너게츠 코트에 서는 모든 선수가 3점슛을 던질 수 있는 슈팅 능력이 있다. 우리에겐 요키치, 머레이 등 오픈 찬스를 만들어줄 패서가 있다. 와이드 오픈 찬스에서 성공시킬 수 있는 확률이 그 어떤 팀보다 높다.” 라고 27일 경기에 앞서 말했다.
현재 너게츠 선수 명단을 보라. 보다 많은 ‘자유튜 시도’와 ‘3점슛 기회’라는 해법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너게츠의 수비는 이미 증명됐다. 앞으로 공격 해법을 얼마만큼 수행하느냐에 따라 너게츠의 이번 시즌 종착점이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