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MLB

다크 나이트(Dark Knight)가 한국에 온다고?

더콘텐토리 2020. 6. 27. 06:30
728x90

 

- 맷 하비(Matt Harvey)의 KBO행에 대한 우리의 썰.

‘야구는 투수놀음’.
정설이 된 이 말에 새 패러다임을 제시한 팀은 2015시즌 캔자스시티 로열스다.
상대를 압도하는 에이스 선발투수 하나 없던 로열스는 리그 최고 수준의 불펜을 구축해 2015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로열스가 ‘야구는 불펜투수 놀음’이라는 새 명제를 과감히 던진 것이다.

당시 로열스의 월드시리즈 상대팀은 뉴욕 메츠였다.
메츠는 리그 최강의 선발투수 라인업을 앞세워 파죽지세로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여론은 메츠의 선발투수(4명)를 가리켜 영화 제목을 패러디해 ‘Fantastic 4’라는 별칭을 붙였다(맷 하비-제이콥 디그롬-노아 신더가드-스티븐 마츠). 로열스는 이런 최고의 선발투수팀을 상대로 우승해 불펜야구라는 새 유행을 불러왔다.

지역언론이 ‘역대급(Historic)’이라 부른 메츠의 선발투수진의 TOP은 맷 하비(Matt Harvey)였다. 하비는 월드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로 낙점받았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하비를 향한 여론은 밝지 않았다. 그 해 팔꿈치 수술 후유증으로 인한 불안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월드시리즈에 앞서 2경기를 등판한 포스트시즌에서 2승에 방어율 2.84라는 압도적인 피칭으로 불안 여론은 이내 사라졌다.

이 때 하비는 뉴욕을 상징하는 스타였다. 준수한 외모에 영화 ‘배트맨’의 주인공과 동명인 이름이 더해져 ‘뉴욕의 구원자’란 기대를 받은거다. 무엇보다 그를 스타덤에 오르게 한 기본바탕은 성적이다.
하비는 풀타임 첫해(2013년) 180이닝 가까이 던져 9승 5패 방어율 2.27로 정통파 에이스의 탄생을 알렸다.
이후 토미존 수술을 받아 2014 시즌은 통째로 날렸다. 수술 후유증이 있을거란 우려에도 불구하고 2015시즌 스프링캠프에서 뿌려댄 99마일의 직구로 기대를 모은 하비는 189.1이닝을 던져 13승 8패 방어율 2.71이라는 성적으로 ‘Fantastic 4’의 1선발 자리를 굳건히 다졌다. 근데…거기까지가 다다.
이듬해 4승 10패 방어율 4.86, 2017년 5승 7패 방어율 6.70. 더 써봐야 의미없는 성적들이라 생략한다.

하비는 이제 ‘뉴욕의 구원자’가 아니라 ‘리그의 저니맨(Journeyman)’이다. 한 때 양키스의 지터처럼 하비를 프랜차이즈 스타로 키우려던 메츠가 그린 꿈의 주인공은 이제 제이콥 디그롬이다. 이런 맷 하비의 KBO(한국프로야구)진출 가능성에 대한 뉴스가 매일 같이 쏟아진다.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우리의 생각을 나줘보자. 하비가 과연 KBO리그에 진출할까. 물론 답은 ‘모른다’다.
수백억의 연봉을 받던 하비가 오로지 야구에 대한 애정 하나만으로 선수생활을 계속하겠단 열정이 크다면 당연히 가능성은 있지만.

KBO에 진출한다 치고, ‘하비는 성공할까’란 질문에 우리의 답은 명확하다. 답은 ‘실패한다’다. 답을 내리게 된 몇 가지 이유를 보자.

첫째, 지금이 6월 중순을 향하고 있다는 거다. KBO는 시즌 초반을 넘어 중반으로 가고 있다. 리그의 판세가 생각보다 빨리 형성됐다. 잘나가는 팀은 굳이 하비를 데려와 모험을 할 필요가 없다. 못하는 팀으로 가 하비가 1선발을 해도 판도를 뒤집을 리 만무하다. 무관중이라 흥행요소도 크지 않다. 게다가 스프링캠프도 제대로 소화하지 않은 그의 몸을 끌어올리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2~3주, 자가격리 2주 등, 합쳐서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있어야 마운드에 설 수 있다. 두달여간 하비를 쓰기 위해 큰 돈을 써 무리해 영입할 간 큰 한국야구팀이 있기나 할까.

둘째, 하비보다 더 나은 용병투수가 이미 한국에 많다. 작년 시즌 빅리그에서 3승 5패 방어율 7.09를 기록한 하비의 직구는 92~3마일 수준. 너무 평범한 구속이다. 제구는 어떤가. 하비는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모두 던진다. 하지만 피안타율 0.275, 이닝당 출루허용률 1.54이 높은 편이었다. 이유는 볼넷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콘트롤로 한국야구판을 주무르기도 힘들단 거다. 물론 하비만큼 처참한 수준으로 몰락한 댄 스트레일리가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 역할을 잘 소화하고 있는 예를 들면, 하비도 KBO에서 충분히 안착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스트레일리는 작년 겨울 계약해 자이언츠와 함께 시즌을 준비했고, 하비는 이제 시작해야 한다는 큰 차이가 있다.

셋째는 하비의 ‘연예인병’이다. 하비의 라이프 플랜중 하나가 2억달러 계약을 따내 뉴욕 맨해튼 최고의 팬트하우스에 사는 것이었다. 뉴욕의 구원자로 불리던 시절 하비는 수 많은 연예인과 염문설을 뿌려댓다. 야구가 쉬는 겨울에는 만날 명품 수트 차림으로 연예 지면에 여자 스타와 팔짱끼고 있는 모습이 실렸다. 호사스런 아파트에서 매일같이 열리는 파티 다음날에는 훈련에 불참하기 일쑤였다. 우리 정서가 아무리 서구화 됐지만 한국야구의 근간은 ‘학원야구’다. 하비를 우리 정서로 포용할 수 있을까. 용병에게 아무리 관대하다 해도 팀에 녹아들지 못한 외국인 선수들이 성공한 사례는 ‘단 한건’도 없다.

정리하면 하비가 한국프로야구에 올지 말지는 모른다. 근데 온다면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기쁘다. 한때 슈퍼스타로 불린 선수가 한국프로야구 진출을 고민하고 있다니 말이다.
매일같이 ESPN에 중계되는 우리 리그에 하비 뿐 아니라 또다른 메이저리그 스타들이 관심을 갖는단다.
이러다가 머지 않아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월드시리즈 우승팀에게 이의를 제기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우리를 이겨야 월드챔피언이다’. 물론 ‘오바’란거 안다. 그래도 즐거운 상상인걸 어쩌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