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EPL

티모 베르너의 첼시행은 첼시와 리버풀 서로에게 윈-윈

더콘텐토리 2020. 6. 27.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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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 베르너, 위르겐 클롭, 프랭크 램파드 이미지

 

티모 베르너(Timo Werner)의 이적설 때문에 영국과 독일 언론이 떠들석하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베르너의 안필드 입성이 기정사실화 되었던 터라 첼시 팬들은 역시 대 환호다. 반면 리버풀 팬들은 유럽에서 가장 핫(Hot)한 젊은 공격수를 눈앞에서 놓쳤다는 사실에 상실감과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분명 베르너는 좋은 선수다. 어느 팀에 속해 있든 선수단 전력에 플러스를 줄 훌륭한 선수다. 하지만 리버풀이 베르너를 잃었다고 해도 손해만은 아니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이번 이적은 첼시와 리버풀 모두에게 윈-윈(Win-Win)인 이적이라는 생각이다. 그 이유를 지금부터 설명한다.

장단점이 명확한 플레이 스타일

베르너 영입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선 먼저 베르너가 어떤 선수인지 알아야 한다. 베르너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랄프 하센휘틀(Ralph Hasenhuttl) 감독의 지휘 아래 RB라이프치히가 상위권을 차지하기 시작한 2016/2017시즌부터다. 당시 라이프치히 3인방이 나비 케이타(Naby Keita), 에밀 포르스베리(Emil Forsberg), 티모 베르너였다. 라이프치히는 4-2-2-2 전술로 빠른 역습을 활용해 상대의 뒷공간을 무너뜨리는 공격을 구사했었다. 이 중 핵심 선수가 바로 중원에서 날카로운 패스를 뿌리던 나비 케이타와 뒷공간 침투가 좋았던 티모 베르너였다.

베르너는 이 때의 활약을 발판으로 독일 국가대표까지 승선한다. 하지만 국가대표에서의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공격 포인트는 차치하고서라도 경기력 자체가 라이프치히에서의 활약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라이프치히와 독일 국가대표에서의 차이라면 투톱의 일원이었던 클럽에서와 달리 국가대표에서는 원톱으로 배치되었다는 것이다. 원톱으로서 가져야할 힘과 탈압박 능력이 부족했던 베르너는 원톱보다는 투톱에 어울리는 선수였다. 프리미어리그로 따지면 제이미 바디(Jamie Vardy)와 유사한 스타일의 선수다.

베르너는 이번 시즌 율리안 나겔스만(Julian Nagelsmann) 감독을 만나며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전히 투톱으로 뛰지만 중앙에만 머무르지 않고 양 측면으로 이동하며 찬스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동료 공격수보다 반칸 정도 아래 위치에서 라인 브레이커로서의 역할을 하며 많은 골을 얻어내고 있다.

첼시 램파드 감독의 행복한 고민

만약 베르너가 첼시에 합류하게 되면 가장 첫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전술은 4-3-3이다. 최전방의 크리스티안 풀리시치(Christian Pulisic)(좌), 티모 베르너(중앙), 하킴 지예흐(Hakim Ziyech)(우)를 배치하게 된다. 미드필더진으로는 조르지뉴(Jorginho), 마테오 코바치치(Mateo Kovacic), 은골로 캉테(N`Golo Kante)를 배치하여 빠르고 폭넓은 움직임을 보여주는 공격진과 안정된 패스를 넣어줄 수 있는 미드필더진을 구축할 수 있다.

변형된 4-3-3 전술을 구사할 수도 있다. 베르너를 왼쪽 측면으로 배치하고 최전방에는 태미 에이브러햄(Tammy Abraham)을 오른측면에는 하킴 지예흐를 배치하되 공격시에는 지예흐가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내려오고, 베르너가 에이브러햄과 투톱처럼 움직이는 것이다.

4-2-3-1 전술을 구사할 수도 있다. 최전방에 티모 베르너를 배치하고 양측면에 폴리시치와 지예흐를, 공격형 미드필더에 메이슨 마운트(Mason Mount)를 배치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캉테는 조금더 수비에 집중할 수 있으며 1선과 2선의 공격진들이 포지션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위치를 이동하며 공격을 구사할 수 있다.

문제는 베르너가 원톱으로는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빠른발과 침착한 마무리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상대 수비와의 몸싸움보다는 빠른 발을 이용해 상대 수비 뒷공간을 노리며, 폭넓은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유인하는 유형이다. 원톱이 아닌 투톱에 더 어울리는 선수다.

따라서 4-2-3-1에서 베르너를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해 세컨드 스트라이커와 같은 폭넓은 움직임을 부여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4-4-1-1에 가깝게 된다. 3백 전술을 생각한다면 현재 라이프치히가 기용하는 3-4-1-2 정도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버풀에 오히려 잘 된 일일 수 있다

티모 베르너는 위르겐 클롭 감독(Jurgen Klopp)이 영입을 오랫동안 공들인 자원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장점과 단점이 뚜렷한 베르너가 기존 리버풀 전력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지는 의문이다.

리버풀이 4-3-3을 유지하는 경우, 베르너가 뛸 수 있는 자리는 중앙 공격수 자리다. 위르겐 클롭 감독은 2016/2017시즌부터 호베르투 피르미누(Roberto Firmino)를 펄스 나인(False Nine) 형식의 원톱으로 기용하고 있다. 피르미누 로테이션 멤버로 미나미노 타쿠미(Minamino Takumi)를 영입할 정도로 펄스나인 전술을 선호한다. 따라서 피르미누를 대신해 펄스나인 역할을 해야 하는데 현재 분데스리가에서 25골을 넣고 있는 베르너에게는 엄청난 재능낭비가 된다. 물론 라인 브레이킹에 능하고 골을 잘 넣기 때문에 윙어로 출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마네와 살라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어떤 위치든 기존 마네-피르미누-살라 중 한 명을 밀어내야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당분간 로테이션으로 출전한다고 해도 디보크 오리기(Divock Origi)의 역할이 애매해지는 게 딜레마다. 오리기는 투박한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등 결정적인 순간에 득점을 연출해 팀에 큰 도움을 주는 자원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5년 장기계약을 체결한 것도 그런 이유다. 만약 입지가 애매해진 오리기가 이적한다면 리버풀은 몸값 비싼 공격수로 가성비 좋은 장신 공격수를 대체한 결과만을 얻게 되는 것이다.

마-누-라 라인을 살리려면 4-2-3-1 전술을 생각할 수 있다. 2선에 마네-피르미누-살라가 배치되고 원톱으로 베르너가 서는 구조가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원톱에 약한 베르너가 고민이다. 또한 중원의 과포화 문제도 발생한다. 현재 중원 가용 인원은 파비뉴, 바이날둠, 핸더슨, 케이타, 체임벌린, 랄라나, 밀너, 존스까지 8명이다. 4-2-3-1을 쓰게 되면 이들이 설 자리가 4-3-3일 때와 비교해 3자리에서 2자리로 줄어든다. 중원의 과포화에 따라 선수들의 불만이 커지고 팀 분위기가 하락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중원과 수비에서의 숫자싸움도 문제다. 리버풀 전술의 특징은 양쪽 풀백의 공격성이다. 앤디 로버트슨(Andrew Robertson)과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Trent Alexander-Arnold)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풀백임에도 저돌적이고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세계적인 선수로 거듭났다. 현재 3미들 체제에서는 좌측 미드필더는 좌측 풀백이 공격시 그 빈 공간을, 우측 미드필더는 우측 풀백의 빈 공간을 커버플레이한다. 파비뉴는 전체적으로 포백을 보호한다. 그런데 4-2-3-1을 쓰게 되면 풀백 전진 후 수비 상황(상대의 역습)이 발생하면 숫자 싸움에서 밀리게 된다.

폭발적인 주력과 파괴력 베르너의 영입은 분명히 플러스 효과를 가져온다. 하지만 비싼 몸값만큼 리버풀 선수들과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지에는 의문부호가 달릴 수밖에 없다. 그만큼 현재의 리버풀은 최상의 팀이라는 것이다. 모든 것은 결과론적이지만 베르너가 리버풀에 오지 않은 게 오히려 다행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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