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분데스리가

[분데스리가] RB 라이프치히는 어떤 팀?

더콘텐토리 2020. 7. 7.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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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이 라이프치히로 이적한다

 

황희찬이 독일 분데스리가 RB 라이프치히와 계약을 마친 뒤 국내에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적료는 1,500만 유로(약 200억원)수준. 국내 선수 가운데는 2015년 2,200만 파운드(약 330억원)에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몸값이다. 자연스럽게 소속팀이 될 RB 라이프치히에 대한 국내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라히프치히(Leipzig)는 독일축구 역사에 있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한다. 독일축구협회(DFB)가 창립된 곳이 바로 이곳이며 지역 축구팀 VfB 라이프치히는 1903년 첫 독일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1987년 UEFA 유로파컵 준결승에서 11만명 관중의 응원 속에 로코모티브 라이프치히가 보르도를 승부차기 끝에 물리치고 결승에 오른 기록도 있다. 그 때 기록한 관중 기록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라이프치히 선수들이 주축이었던 옛 동독 대표팀은 많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도 했다.

 

과거에는 화려했으나 오랜 시간 묻혀있던 팀, 한 때 독일 축구의 중심지였던 라이프치히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막대한 자금력으로 5부팀서 1부로 승격

  RB 라이프치히를 거론하면서 ‘레드불’을 빼놓을 수 없다. 오스트리아 기업 레드불은 2009년 독일 5부리그 소속이던 ‘SSV 마르크랸슈테트’를 인수해 지금의 RB 라이프치히로 팀을 재창단시켰다. 레드불은 하부리그 팀에 어울리지 않는 엄청난 자금을 투자하며 이 팀에 날개를 달아줬고, 급기야 창단 7년 만에 분데스리가 승격이라는 대업적을 일궈냈다.

 

하지만 이런 신선한 등장에도 불구하고 라이프치히 지역 축구팬들은 오히려 레드불이 상업주의로 지역축구의 전통과 문화를 훼손한다며 창단 때부터 반대운동을 전개했다. RB 라이프치히를 바라보는 독일 팬들 대부분의 시선도 곱지 않다.

 

독일 내 ‘反레드불’ 기류가 급증하던 중 급기야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2017년 2월 4일(현지 시각) 독일 프로축구 RB 라이프치히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맞붙은 분데스리가 19라운드.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 모인 도르트문트 서포터들은 관중석에 '불스를 작살내자'라는 살벌한 현수막들을 펼쳐 들었다. 경기장 곳곳에 경멸과 증오가 잔뜩 묻어나는 현수막들이 즐비했다. 급기야 돌과 병으로 공격하는 이들이 나왔고 그 과정에서 6명의 팬들과 4명의 경찰들이 다치고 말았다. 레드불이라는 거대 기업이 자금력을 등에 업고 지금껏 독일인들이 지켜온 전통적 가치에 균열을 일으키자 RB 라이프치히의 돌풍을 마냥 고운 시선으로 지켜볼 수 없었던 것이다.

 

팀명에 기업명 쓸 수 없어 꼼수

  독일 분데스리가는 여타 유럽 리그들과 달리 기업이 자금력으로 구단을 쉽게 소유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막고 있다. 50+1이라는 정책을 통해 20년 이상 구단을 소유하지 않았던 사람이나 기업이 구단을 운영하려면 49%의 지분만을 가질 수 있고 팀 이름에도 기업명을 사용할 수 없다.

 

이에 따라 RB 라이프치히는 팀엠블럼에 레드불 마크를 그대로 사용하지 못했고 팀명 역시 ‘레드불(Red Bull)' 라이프치히가 아닌 '라젠 발슈포트(Rasen Ballsport)' 라이프치히로 정해야만 했다. 라젠 발슈포트는 우리말로 ‘잔디위의 공’이란 뜻으로 독일 사람들은 잘 쓰지 않는 표현이다. 규정을 피하기 위해 레드불이 지어낸 이름이다.

 

자금력 불구 어린선수 키우는 팀철학

  하지만 레드불도 돈을 투자하는 그들만의 철학이 있다. 막대한 자금력을 갖고 있음에도 슈퍼스타를 영입하기 보다는 젊고 유망한 선수 위주로 영입해 스스로 키운다는 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그래서 RB 라이프치히는 리그 내에서 평균 연령이 가장 낮다. 어린 선수들의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직선적이고 도전적인 축구를 구사한다.

 

많은 이들은 이러한 라이프치히의 축구 철학이 2012년 부임한 랄프 랑닉 단장에 의해 확립됐다고 입을 모은다. 4부 리그에서 실망스러운 두 시즌을 보낸 뒤 과거 슈투트가르트와 샬케 04 감독으로 활약했던 랑닉 단장이 기술이사로 부임한다. 그 후 팀은 네 시즌 동안 세 차례 승격을 맛봤다.

 

열쇠는 ‘젊은피의 중용’에 있었다. 랑닉 단장은 프로 경력이 없는 선수들을 뽑았다. 젊은 선수들에게 성공에 대한 갈망이 있다고 봤으며 그게 자신의 축구철학에도 맞다고 생각했다. 랑닉은 강한 압박을 매우 강조한다. 상대 진영에서 공을 갖고 놀아야 승리할 수 있다고 봤다. “세계 최고의 선수라도 세 선수가 에워싸 공을 빼앗으면 뺏기게 마련”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RB 라이프치히는 4-2-2-2라는 포메이션 하에서 압박과 속공을 구사한다. 중앙에서 지속적인 수비 블록이 가능하고, 순간적으로 상대 선수를 에워싸기에 용이하다. 이 포메이션은 수비 특화 전술이 절대 아니다. 오히려 일렬로 선수들을 배치해 수비에서 최단거리로 공격이 가능해진다.

 

공격 시에도 순간적으로 수적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 수비 라인을 극단적으로 위로 끌어올린 채 강도 높은 전방 압박을 감행한다. 상대의 실수를 유발해 소유권을 빼앗은 뒤 지체 없이 속공을 이어간다. 결국 이러한 전술은 ‘젊음’과 ‘체력’을 요구한다. 이러한 특징은 현재 팀을 맡고 있는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라이프치히 스쿼드는 평균 연령이 23세가 조금 넘어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젊은 구단 중 하나로 손꼽힌다.

 

레드불의 '마이웨이' 그 결과는

  주변의 우려와 질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레드불은 ‘My Way’를 계속하고 있다. 그 결과 RB 라이프치히는 올 시즌 바이에른 뮌헨, 도르트문트에 이어 3위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전반기에만 해도 분데스리가 1위라는 '중간 성적표'를 들기도 했다.

 

앞으로 레드불의 투자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럴 수록 RB 라이프치히의 질주도 계속 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질주가 거세질수록 이들을 견제하는 팬들, 더 나아가 독일 축구협회가 더욱더 그들을 흔들 수 있다.

 

그 소용돌이 속에서 레드불이 분데스리가에서 손을 떼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축구를 통한 광고’라는 실험 중인 레드불과 지역 축구팀 기반의 축구발전을 도모하는 독일 축구계의 충돌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가 다음 시즌 분데스리가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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