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NBA 드래프트 1순위로 미네소타에 지명된 앤서니 에드워즈. 비대면 드래프트 현장에서 눈물 흘리던 소년은 이제 리그가 인정하는 차세대 슈퍼스타로 성장했습니다. ‘차세대 조던’이라 불리는 그는 과연, 자신감과 근성을 무기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를 NBA 정상으로 이끌 수 있을까요.

2020년 11월, NBA 신인 드래프트가 열렸습니다. 보통 이 행사는 여름에 치러지는데요. 이 때 당시 코로나 펜데믹이 전 세계를 휩쓴 탓에 개최를 미루다가 11월 19일에 치러지게 됐습니다. 1순위 픽 영광을 안은 선수가 앤서니 에드워즈(Anthony Edwards)였습니다. 에드워즈가 1순위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선택을 받는 그 순간이 제게도 아주 인상깊은 장면으로 남아있습니다. 행사 자체가 비대면으로 열렸기 때문에 에드워즈가 있던 장소는 온 가족이 함께 모인 집이었죠. 에드워즈는 14세때 돌아가신 어머니와 할머니의 초상화를 옆에 두고 있었고, 한참을 눈물 흘리면서 흐느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과묵하고 점잖은 효자’로 제 나름대로 이미지가 생겨났지만 코트에 선 그의 모습은 전혀 달랐습니다.
리그가 인정하고 주목하는 차세대 스타, 수많은 기자들이 마이클 조던과 가장 닮았다고 평가하는 클러치 플레이어! 앤서니 에드워즈에 대해 좀 더 속깊은 이야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도저히 막아낼 수 없는 위대한 선수. 저는 그 수준에 도달하겠습니다.”
앤서니 에드워즈의 포부입니다. 그는 이와 비슷한 표현을 여러 인터뷰를 통해 내비칩니다. 에드워즈의 본성은 자신감이 넘치고 높은 목표에 도전하는 성향입니다. 그가 얼마나 자신감이 넘치는지 몇 장면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덴버 너기츠의 니콜라 요키치가 팀버울브스를 상대로 61득점 포함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적이 있습니다. 이 경기 후 인터뷰를 가진 에드워즈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는 내가 직접 본 선수 중 최고의 농구 선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를 뺀다면 말이죠.” 또 스스로를 평가해달란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 적이 있죠. “저는 블랙 지저스(Black Jesus∙흑인의 모습을 한 예수) 입니다.” 아마 팀을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메시아란 의미일테죠.
에드워즈를 앞세운 팀버울브스는 이미 서부콘퍼런스 파이널에 두 차례나 올랐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죠. 이후의 벽은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에드워즈는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더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챔피언에 도달할 수 있을까.”
“제가 챔프가 되기 위해선 루카 돈치치나 샤이 길저스-알렉산더를 반드시 넘어서야 해요. 저는 더 나아져야 합니다. 지금으로선 그래야만 하죠.” 에드워즈가 내린 결론입니다.

운동선수로서 앤서니 에드워즈에게 가장 뜨거웠던 순간이 언제였느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답할까요. 에드워즈는 어린 시절 풋볼선수로 뛰던 때를 회상합니다. 에드워즈에게 풋볼은 이루지 못한 ‘첫사랑’같은 존재라죠. 겉모습에선 자신감과 스웩이 넘쳐 흐르지만 풋볼을 소재로 이야기 할 때 그의 표정은 소년처럼 순수해집니다.
에드워즈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남서부쪽에 자리한 오클랜드 시티라는 작은 도시에서 성장했습니다. 분위기가 험하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8살무렵부터 풋볼을 시작한 그의 운동능력과 신체반응은 이미 그 때부터 남달랐나봅니다. 에드워즈에게 풋볼을 가르친 유소년 코치 데이나 왓킨스(Dana Watkins)는 “우리팀은 원맨 팀이었습니다. 그냥 ‘앤트’에게 공만 주면 모든 게 다 해결되었으니까요. 정말 압도적이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왓킨스는 이런 점이 에드워즈에게 오히려 독이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에드워즈에게 풋볼은 너무나 쉬운 존재로 인식되기 시작한겁니다. 상위레벨의 팀으로 옮기면서 이 문제가 도드라졌습니다. 에드워즈는 코치들이 요구하는 여러 체력 훈련과 반복연습을 하기 싫어했습니다. 아마도 “이미 내가 최고인데 뭘 더 시키는거야”라는 식으로 오만한 반응을 보였겠죠. 왓킨스 코치가 설명을 더합니다. “앤트가 어려서부터 쉽게 상대를 압도하다보니 게을러져 갔습니다. 또래 친구들보다 훨씬 더 크고 강했기 때문에 노력하지 않아도 됐거든요.”
다행히도 에드워즈의 어머니는 매우 엄격한 분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을 다그쳐 혼내달라면서 코치들에게 강한 지도 방식을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코치들은 에드워즈가 달리기 훈련을 거부하면 대신 그의 친구들에게 훈련을 시켰습니다. “네가 거부하면 친구들이 힘들어진다”는 거였죠. 이 순간이 그에게 팀 스포츠를 이해하는 시작점이 됐습니다. 나로 인해 동료들이 짐을 짊어질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게 된겁니다.

에드워즈가 중학교에 들어갔을 때 발목부상을 당했습니다. 그러면서 잠시 풋볼 그라운드를 떠날 수 밖에 없었죠. 그 틈에 농구로 관심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농구를 하던 큰 형을 따라 다니면서 농구 코트가 익숙해져 갔습니다. 그런데 농구가 에드워즈의 경쟁심에 불을 지폈습니다. 풋볼에선 신체적 우위로 여유로웠던 게 농구에선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신체적 압도감이 사라지면서 에드워즈는 다른 방식으로 두각을 나타내야만 했습니다. 에드워즈는 이 점에 매료됐습니다. 본인보다 한 뼘 이상 더 큰 동료들 사이에서 돋보이기 위해서 그는 풋볼에선 한번도 해보지 않은 여러 방식의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그 시절을 회상한 에드워즈가 이렇게 말합니다. “농구에서는 제 스스로를 발전시키기 위해 진짜로 많이 노력해야만 했습니다. 그 때 제 슛은 엉망이었고, 드리블조차 서툴렀거든요.”
평소 평범하기를 몸서리치게 거부한 그에게 농구는 반드시 정복하고 말아야 할 목표가 됐습니다. 풋볼에선 훈련을 거부하던 소년이 농구장에선 하루종일 연습에 매달렸습니다. 아침 일찍 학교 가기 전 훈련을 했고, 수업 중 쉬는 시간에도 농구장에 뛰어나가 슈팅 연습을 이어갔습니다. 해가 지고 늦은 저녁이 되어도 코트 위에서 계속 뛰어다녔습니다. 그 때 에드워즈는 “진짜 농구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습니다.

NBA 플레이어가 된 지금도 에드워즈는 여전히 훈련에 매진합니다. 아직 본인이 최정상에 서지 못했다는 걸 인정하기 때문이죠. 에드워즈를 훈련장에 서게 하는 원동력이 ‘인정받지 못하는 두려움’이라고 합니다. 에드워즈는 데뷔 이후부터 지금까지 매 여름을 기다린다고 합니다. 오로지 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여름마다 에드워즈는 온볼 수비, 공격 효율을 높이기 위한 모션, 3점슛 등을 업그레이드 해 왔습니다. 아직 채워야 할 부분이 많고, 자신보다 앞선 슈퍼스타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인정하기 때문이죠.
지난 여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에드워즈는 세밀한 부분에 집착했습니다. 어디로 움직여야 하는지(위치선정), 왜 거기 있어야 하는지(판단력), 게임의 흐름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코치들에게 수시로 묻고 해결책을 구했습니다. 구단 내부 평가에 따르면 에드워즈는 데뷔 이후 가장 치열한 여름을 보낸 걸로 기록됐습니다.

팀버울브스는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LA레이커스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상대로 단 10경기만에 시리즈를 끝내버렸습니다. 가파른 기세로 서부콘퍼런스 파이널전에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를 상대했죠. 하지만 거기서 맞닥뜨린 샤이 길저스-알렉산더(SGA)는 다양한 무브와 스킬을 바탕으로 에드워즈와 팀버울브스를 너무나 손쉽게 넘어섰습니다. 에드워즈는 “SGA는 미드레인지에서 우리를 요리하고 있었습니다”라고 반응했습니다. 이 시리즈가 끝나고 팀버울브스는 시즌을 끝내야만 했습니다. 썬더에게 패한 뒤 에드워즈가 보인 반응은 기자들을 당황하게 했습니다. 리그의 여러 젊은 스타들이 그런식으로 무너지고 나면 분노하거나 좌절하고, 또는 훈련을 멀리하면서 유흥에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에드워즈는 썬더에게 경의를 표하면서도 마치 시험 답지를 받은 것처럼 담담하게 오프시즌을 맞이했기 때문입니다.
에드워즈는 낙담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23세에 불과했고, 누구보다 강한 근성이 여전합니다. 그랬기에 지난 여름을 가장 뜨거운 훈련으로 채워냈을겁니다. 그리고 시즌을 맞으면서 그는 “우리는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모든면에서 탈탈 털렸습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우리는 올해 매우 괜찮아질거라고 확신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에드워즈는 SGA와 제이덥의 미드레인지로 무너진 것을 반면교사 삼았습니다. 훈련의 대부분을 중거리 슛을 다듬는 데 할애했다고 전해집니다.

여기서 질문 하나가 생깁니다. '에드워즈가 여름 동안 갈고 닦은 기술이 진짜로 경기에서 펼쳐질까. 팀버울브스와 그가 또 한번 상승곡선을 그려낼까'입니다. 그 답은 이렇습니다. 에드워즈는 지난 시즌 평균 27.6득점을 올리는 동안 게임당 10개 가까운 3점슛을 던져 39.5%의 성공률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페인트 존 미드레인지에선 36%의 성적을 남겼기 때문에 이 부분 개선이 반드시 필요했죠. 이번 오프시즌에 중거리 슈팅에 훈련의 대부분을 할애했다면, 아마도 에드워즈는 확실히 한뼘 더 성장한 스타가 되어 있을겁니다.
이를 두고 크리스 핀치(Chris Finch) 감독도 기대감을 높입니다. “그것(에드워즈의 미드레인지)은 우리가 올해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겁니다. 앤트맨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또 하나가 더해진겁니다. 아마 앤트는 그것을 본인 게임에 잘 더해나갈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여름, 팀버울브스의 공식 훈련 캠프가 열리기 전날 밤 일입니다. 팀 선수들이 모두 모여 미네소타 미네통가 호숫가에 있는 고급 레스토랑 ‘식스 스미스’에서 회식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 자리에서 팀의 베테랑 플레이어 마이크 콘리(Mike Conley)가 에드워즈를 직시하면서 말했습니다. 모두가 들을만큼 큰 목소리로요.
“너 우승하고 싶지? 그렇다면 앤트, 너는 최고의 수비수처럼 수비해야만 해. 우리팀은 네가 그런 수비수가 되어줄 수 있다고 믿고 있어.” 또 다른 동료 루디 고베어(Rudy Gobert)는 “몇 년동안 너에게 잔소리 많이 했었잖아. 이젠 진짜 달라진 거 같아. 성숙함이 느껴져”라고 했습니다.

에드워즈는 지난 8월 24세가 됐습니다. 마이클 조던은 그 나이에 시즌 첫 MVP를 차지했고, 코비 브라이언트(Kobe Bryant)는 처음으로 퍼스트 올-NBA팀에 뽑혔습니다. 돈치치는 파이널전에 진출했죠.
“저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미네소타에 얼마나 큰 즐거움을 줄 지.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해내겠습니다. 막을 수 없을 정도로 비상할 겁니다.” 에드워즈의 말입니다.
또 한번 성장한 앤서니 에드워즈가 팀을 어디까지 데려갈 수 있을까요. 또 에드워즈는 진짜로 ‘언터처블’한 경지로 올라서는 차세대 최고의 스타가 될 수 있을까요. 이제 증명해야 합니다. 왜 그가 마이클 조던과 비교되었는지를, 그의 넘치는 자신감과 포효가 퍼포먼스로 꽉 차있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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