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G 홈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UCL) AS 모나코와의 경기. 잠시였지만 마치 2025년 5월의 한 장면을 그대로 끌어와 현재에 놓은 듯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데지레 두에가 공을 다리 사이로 흘려보내며 수비수를 완전히 속이고, 흐비차는 반대편 측면에서 모나코 수비수 반데르송을 연달아 흔들었습니다. 비티냐와 주앙 네베스도 좁은 공간을 빠르게 오가면서 경기를 주도하며,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지난 시즌 전성기 PSG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 시기는 바로 클럽 축구 역사상 최고 수준의 경기력 중 하나로 평가받던 지난 해 4개월간의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장면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모나코는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놓인 상황에서도 지치지 않고 PSG를 흔들었습니다. 추가시간, 조직력이 무너진 PSG의 수비를 공략하며 이날 경기를 2대 2로 만들었고, 합산 스코어 5대 4까지 따라붙었습니다.
다행히, 추가 골 없이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고 PSG 홈 팬들은 그제서야 안도감의 한 숨을 쉬게 되었습니다. 과연 이 모습이 우리가 알고 있는 PSG가 맞는 걸까요. PSG는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했지만, 이 경기는 최근 이 팀을 둘러싼 의문을 다시 한 번 드러냈습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압도적이었던 모습은 현재로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번 모나코전에서 드러난 문제들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최근 몇 달 동안 반복돼 온 것들이었죠. 비티냐는 평소보다 경기 영향력이 떨어졌고, 패스의 정확성과 전진성 모두 감소했습니다. 하키미와 크바라츠헬리아 역시 체력적으로 무거워 보였습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경기 전부터 수비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는데, 이번 경기를 통해 그 필요성은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여름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PSG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치른 직후, 곧바로 뜨거운 환경의 클럽 월드컵에 참가했습니다. 충분한 회복 시간이 없었던 만큼, 시즌 초반 경기력이 완전치 않을 것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예상된 부분이었습니다. 다만 대부분은 지금 이 시점쯤이면 경기력이 상승 국면에 들어섰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부상이라는 변수도 있었습니다. 거의 모든 주전 선수가 한 차례 이상 이탈을 겪었고, 특히 두에와 우스만 뎀벨레의 공백이 컸습니다. 공격 자원은 비교적 충분하지만, 파비안 루이스가 빠졌을 때 나타나는 영향은 분명합니다. 루이스가 없을 경우 PSG는 박스 안에서 수적 우위를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의 대체자인 자이르에메리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지만, 공격적인 임팩트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현재 PSG 내부에 큰 위기감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리그 1 선두를 달리고 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경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긍정적으로 본다면, 모든 선수가 정상 컨디션을 되찾을 경우 경기력도 자연스럽게 회복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해석도 가능합니다. PSG가 이미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고, 지난 시즌의 경기력이 정점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최근에는 라커룸 내부 분위기와 관련된 신호도 포착되고 있습니다. 이달 초 렌전 이후 "개인적으로만 뛴다면 원하는 타이틀을 얻을 수 없다"고 한 뎀벨레의 발언은 데지레 두에를 향한 불만으로 해석됐습니다. 또한 지난 시즌 여러 차례 팀을 구해냈던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팀을 떠났다는 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현재 골문을 지키고 있는 슈발리에와 사포노프는 아직까지 그의 존재감을 대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경기력뿐 아니라 팀 전체 안정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여기에 뎀벨레와 비티냐가 지난 시즌 커리어 하이 수준의 활약을 펼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또 다시 그 수준을 기대하는 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
물론, 현재의 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이 흐름이 길어질수록, 지난 시즌의 PSG를 기준으로 삼는 시선은 점점 설득력을 잃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지금의 PSG는 ‘전성기 이후의 팀’, 루이스 엔리케 프로젝트의 다음 단계일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PSG가 해야 할 일은 과거의 기준에서 벗어나 현재의 팀으로서 다시 정체성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쪽에서는, 과거의 모습이 아닌 지금의 PSG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