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먼저 해야 할 말은 안토닌 킨스키가 충분한 지원을 받고 있기를 바란다는 점입니다.
물론 인생에서 이것보다 더 끔찍한 일들도 많겠지만, 직업적인 굴욕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골키퍼가 17분 만에 교체되는 일은 거의 최악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그 시점까지 킨스키는 이미 두 골을 내주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넘어지면서 공을 흘려 마르코스 요렌테에게 사실상 선물한 골이었고, 두 번째는 패스를 어설프게 처리하다 훌리안 알바레스에게 기회를 내주며 나온 실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그의 경기는 끝났습니다.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골키퍼가 이렇게 일찍 교체된 것은 네 번째로 빠른 사례라 하네요. 참고로 그보다 앞선 세 번은 모두 부상 때문입니다.
ATM(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팬들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일부는 교체 발표에 야유를 보냈고, 또 일부는 킨스키가 경기장을 떠날 때 박수를 보냈습니다. 팀이 이미 3대 0으로 앞서며 사실상 승부가 결정된 상황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 인간의 자존감이 무너지는 순간을 목도했기 때문일 겁니다.
이런 일을 겪고도 골키퍼가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요? 그렇게 되기를 바라지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가장 비슷한 사례는 2018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의 로리스 카리우스입니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고, 그 이후 다시는 리버풀에서 뛰지 못했습니다.
전 맨유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도 SNS에 글을 남겼습니다. 그는 “골키퍼가 아닌 사람은 이 포지션이 얼마나 어려운지 이해할 수 없다. 고개를 들고 다시 도전하라”고 킨스키를 격려했습니다.
킨스키는 몇몇 팀 동료들과 스태프들의 보호를 받으며 터널로 들어갔습니다. 그 장면은 어느 정도 위로가 됐지만, 사실 그런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쉽게 떠오르지는 않습니다.
그에게 "당신을 교체한 감독 이고르 투도르가 지금 해임 요구를 받고 있다”고 말한다고 위로가 될까요? 아마 아니겠죠. 어떤 복수나 책임 추궁이 그의 상처를 달래는 방법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있습니다. 132일 동안 공식 경기를 뛰지 않았던 킨스키를 갑자기 챔피언스리그 같은 거대한 무대에 선발로 내보냈고, 5대 2 패배 경기에서 17분 만에 교체한 결정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투도르에게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실수를 저지른 감독이 계속 팀을 이끌 수 있을 거라곤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선수들이 앞으로 그의 말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사실 이런 상황은 토트넘에게 처음 있는 일도 아닙니다. 2023년 3월 안토니오 콘테가 경질된 뒤, 크리스티안 스텔리니가 임시 감독으로 팀을 맡았습니다. 하지만 한 달 뒤 뉴캐슬과의 경기에서 21분 만에 5골을 내주며 6대 1로 패배했고, 결국 그 역시 더 이상 팀을 맡을 수 없게 됐습니다.
지금 상황도 비슷합니다. 이론적으로는 투도르가 즉각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마르세유와 유벤투스에서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강한 리더십으로 팀을 정비하고, 수비를 안정시키며 상황을 수습할 것이라는 기대였죠.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투도르 체제에서 토트넘은 4경기 4패, 그중 세 경기는 매우 굴욕적인 패배였습니다. 아스널에게 4대 1로 완패했고, 크리스털 팰리스에게는 3대 1로 졌으며, 이번에는 ATM에게 5대 2로 무너졌습니다. 챔피언스리그 희망도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지금 토트넘은 한 시즌에 감독을 또 한 번 경질해야 하는 위기의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그것도 단 네 경기만 지휘한 감독을 말이죠.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는 토트넘을 맡고 싶어 할 현실적인 후보를 떠올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분위기라면 누구라도 투도르보다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마드리드에서 벌어진 장면들은 놀라웠습니다. 누군가 소설로 이런 경기를 썼다면 “너무 과장됐다”고 할 정도의 상황들이 한꺼번에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번 시즌 토트넘의 흐름을 생각하면, 충격적이면서도 이상하게 낯설지는 않은 경기이기도 합니다.
아직 토트넘을 구할 시간은 남아 있습니다. 챔피언스리그는 사실상 끝났을지 몰라도, 팀은 아직 강등권 밖에 있고 프리미어리그에 잔류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투도르를 경질하는 것은 큰 도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를 계속 두는 것이 더 큰 도박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강등 걱정도, 감독 경질도 아닐 겁니다.
킨스키가 지금 충분한 지원을 받고 있기를 바란다는 것이겠죠.
콘텐토리가 양질의 콘텐츠를 계속 제공하도록 광고 클릭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