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WC](03) 10대 0의 축제? 이거 왜 하는거야? 어긋난 시작과 FIFA의 야심
10대 0, 압도적인 격차 앞에 생기는 의문

10대 0. 경기장을 찾은 관중조차 마냥 즐거워 할 수 없던 스코어였다. 클럽 월드컵 개막 이틀째, 바이에른 뮌헨은 오세아니아 챔피언 오클랜드 시티를 상대로 무려 10골을 퍼부었다. 전반에만 6골이 들어가면서 승패는 너무 이른 시간에 결정되어버렸다. 경기의 재미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고 어느덧 관중들은 '기계적인 골'에 '의미 없는 환호'를 외치게 되었다.
경기는 미국 신시내티의 한낮 30도를 넘나드는 땡볕 아래 열렸다. 관중석은 그늘을 찾아 한쪽으로 몰려 있었고, 그 조차 절반 이상 비어 있었다. 선수들의 움직임은 더디고, 그 또한 더위 때문인지 일찌감치 결정된 승부에 따른 집중력 부족인지 분간조차 어려웠다. 결과도, 내용도, 분위기도 모두가 예상 대로 흘러갔다.
이런 와중에 이런 의문이 생기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듯 하다.
“도대체 이 대회 왜 하는 거야?"
FIFA의 속내는 ‘시장과 ‘수익 창출’

이 의문에 대한 대답은 피파(FIFA)의 방향성 안에 있다. 기존의 클럽 월드컵은 각 대륙 챔피언이 소수로 참가하는 미니 대회였다. 하지만 피파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대회를 32개 팀이 참가하는 ‘진짜 월드컵’으로 개편하며, 클럽 축구의 글로벌화를 선언했다.
겉으로는 ‘전 세계 클럽에 평등하게 기회를 준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그 이면에는 훨씬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바로 새로운 시장 개척과 수익 창출이다. 유럽에 지나치게 집중된 클럽 축구의 자본과 시선을 북미와 아시아, 오세아니아로 분산시킴으로써 글로벌 브랜드를 키우고, 방송권료와 스폰서십이라는 막대한 경제적 자산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뮌헨과 맞붙은 오클랜드 시티는 자신들을 '노동자 계급의 팀'이라 자처했다.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했고, 오세아니아 챔피언스리그를 13번이나 우승한 명실상부한 강호다. 하지만 그들이 상대하게 된 유럽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돈과 자원이 집중된 클럽 중 하나다. ‘축구 평등’이라는 대회의 이상은 이번 대회 초반 가차 없이 무너졌고, 현실은 피파의 예상보다 더 냉정했다.
덥고, 지루하고... 빈 경기장들

실력 차만 문제가 된 건 아니다. 무더위 역시 이 대회 초반의 중요한 변수였다. 낮 12시에 시작된 AT 마드리드와의 경기 후 PSG 미드필더 비티냐는 "생각보다 훨씬 더 더웠다"고 털어놨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 역시 4대 0으로 이긴 경기 내용보다는 무더위와 싸운 선수들의 집중력과 체력을 더 높이 평가했다. 낮 경기가 유럽 방송 시간대를 고려한 편성이라는 점에서 피파는 선수 혹사 논란에 대한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관중의 반응도 아직은 미지근하다. 미국은 점점 축구의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 시장이지만, 이 대회에 대한 애정과 기대감은 여전히 유럽이나 남미의 열기와는 거리가 있다. 심지어 리오넬 메시가 소속된 인터 마이애미마저 저조한 경기력에 조별리그 탈락 가능성이 있어, 대회 자체의 주목도는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피파, 그래도 왜 계속 하는가?

하지만 피파는 멈출 생각이 없다. 이 실험은 단기 성과를 위한 것이 아니다. 수년 후 클럽 월드컵이 챔피언스리그와 나란히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피파는 지금 ‘인내의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그것이 진정한 ‘축구의 세계화’를 이루는 길인지, 아니면 단순히 시장 논리에 따른 ‘확장 행위’에 불과한지 지금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결과로 보자면, 안타깝게도 후자에 가깝다. 그러나 만약 중장기적으로 각 대륙의 축구 수준이 점차 향상되고, 이 대회를 통해 글로벌 팬들이 새로운 스타를 발견하며, 클럽 간 교류가 진정한 의미를 갖게 된다면 이 어색했던 시작은 위대한 유산을 낳은 ‘산통’으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그때까지 우리는 또 다른 8대 0, 10대 0 같은 스코어를 몇 번쯤 더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언젠가, 누군가는 지난 경기들을 보며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그럴 때가 있었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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