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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본머스 안도니 이라올라 감독, 강등권 팀을 '현대 전술의 교과서'로 변모시키다

더콘텐토리 2025. 10. 2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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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 본머스

스페인 출신 안도니 이라올라 감독은 본머스를 '현대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팀'으로 변모시킨 젊은 감독입니다. 딘 하위선, 밀로시 케르케즈, 일리아 자바로니를 키웠으며, 그들이 떠난 후에도 팀을 빠르게 정비해 현재 리그 공동 3위에 위치 시키고 있습니다. 과연 그의 한계는 어디이며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을까요.

본머스 안도니 이라올라 감독 사진
안도니 이라올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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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여름, 본머스가 안도니 이라올라(Andoni Iraola) 감독을 선임했을 때, 영국 언론은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라요 바예카노를 성공적으로 이끌긴 했지만,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전혀 없는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팬들 역시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습니다.

 

당시 임시 감독에서 정식 감독으로 승격했던 게리 오닐은 팀을 강등권에서 구해냈고, 화려하진 않아도 “한 시즌 더 맡길 만하다”는 평가를 받던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본머스의 구단주 빌 폴리는 다른 선택을 내렸습니다. 그는 “이라올라의 플레이 스타일이 이번 결정의 핵심이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본머스가 리버풀과 함께 공동 3위에 위치하고 있으니, 그 결정은 불과 2년 만에 ‘기적’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빛나고 있습니다.

 

이라올라 감독은 스페인 라리가의 라요 바예카노를 이끌며 이미 자신의 철학을 입증한 바 있습니다. 그는 팀을 2부리그에서 승격시킨 뒤, 라리가 무대에서도 두 시즌 연속 12위와 11위라는 성적을 거두며 잔류에 성공했습니다. 그 시절 라요는 라리가 전체에서 가장 적극적인 압박을 시도하는 팀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2022/23 시즌에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승점 4점을 따냈으며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도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런 경험은 이후 프리미어 리그에서 그의 전술이 통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게 해주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본머스로 온 이후, 그는 자신이 라요에서 보여줬던 전술 철학을 그대로 가져오되 한층 더 정교하게 다듬었습니다. 그는 4-2-3-1 포메이션을 중심으로 강렬한 프레싱과 빠른 압박 전환을 팀의 핵심으로 삼았습니다. 특히 후방 3분의 1에서 탈환하는 타이밍은 리그 내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었고, 그 결과 본머스는 프리미어 리그 전체에서 최후방 압박 성공률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체력에 의존한 압박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 세밀하게 조율된 결과였습니다.

본머스 안도니 이라올라 감독 사진
열정적으로 전술 지시를 내리는 이라올라 감독

이라올라 감독의 첫 시즌은 사실 순탄치 않았습니다. 2023/24 시즌 초반 9경기에서 무승 6패를 기록하며 경질 압박에 몰리게 된 것이죠. 대부분의 구단이었다면 감독 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빌 폴리 구단주는 그를 신뢰했습니다. 이라올라 감독은 이후 팀의 밸런스를 안정시키며 10경기 이후부터 상승세를 이어갔고, 결국 시즌을 마무리할 때 본머스는 클럽 역사상 최다 승점인 56점을 달성했습니다. 이는 전 시즌보다 8점이 높은 수치였습니다.

 

2025.10.15 - [EPL] 본머스 빌 폴리 구단주, 미국 자본의 편견을 깨다

 

그는 2024년 3월, 프리미어 리그 ‘이달의 감독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는 에디 하우 이후 본머스 감독으로서는 6년 만의 일이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본머스는 더 이상 잔류를 위해 싸우는 팀이 아니었습니다. 이라올라 감독이 만들어낸 본머스는 전술적으로 조직되고, 경기마다 명확한 방향성을 가진 중상위권 팀으로 평가받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여름, 본머스는 주축 선수들을 대거 잃었습니다. 주전 수비수 세 명인 딘 하위선, 밀로시 케르케즈, 일리아 자바르니가 총 1억 5천만 파운드(2870억 원)의 이적료에 레알 마드리드, 리버풀,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떠났습니다. 여기에 첼시에서 임대로 뛰었던 케파 아리사발라가도 계약 만료 후 아스널로 이적했습니다. 하지만 이라올라 감독은 이 같은 변화를 흔들림 없이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프랑스 리그 1에서 영입한 아드리앙 트뤼페르, 바포데 디아키테, 그리고 골키퍼 조르제 페트로비치를 짧은 기간 안에 완벽하게 시스템에 녹여냈습니다.

본머스 앙투안 세메뇨 사진
이라올라 체제 핵심 윙어 앙투안 세메뇨(우측)

그 결과 본머스는 수비 라인의 전면 교체에도 불구하고 실점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했고, 오히려 공격 전환 속도는 이전보다 더 빨라졌습니다.

앙투안 세메뇨저스틴 클루이베르트는 그의 전술 구조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습니다. 좌우 풀백이 동시에 오버래핑하며 상대 수비를 흔드는 방식은 이라올라 감독 특유의 공격 패턴으로, 그 덕분에 세메뇨는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윙어 중 한 명으로 성장했습니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본머스는 현대 축구를 상징하는 팀 중 하나다.”

 

그의 발언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이라올라 감독은 '점유율'을 위한 점유를 추구하지 않습니다. 대신 빠른 전환과 압박, 그리고 직선적인 전개로 상대가 진형을 갖추기 전에 타격을 가합니다. 그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경험과 논리 위에서 전술을 세웁니다. 선수 시절 수비수로 뛰었던 덕에 이상적인 전술보다는 실제 경기에서 작동하는 균형을 더 중시합니다. 그 결과 본머스는 빅6 팀을 상대로도 겁먹지 않고 자신들의 방식으로 싸우는 팀이 되었습니다.

 

이라올라 감독의 본머스는 이제 언더독이 아닙니다. 그는 본머스를 통해 프리미어 리그의 새로운 문법을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그의 축구는 화려하지 않지만, 실용적이며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한때 강등권을 전전하던 팀이 이제는 ‘현대 전술의 교과서’로 불릴 만큼 변화했습니다. 이라올라 감독은 팀을 단순히 구한 것이 아니라, 프리미어리그의 경쟁 구도를 다시 그려놓은 인물입니다.

Off the Pi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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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 A 등 유럽 여러 나라의 프로축구 경기 결과와 주요 포인트 등을 전해드립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2026년 북중미월드컵 관련, 국가대표 축구팀들의 다양한 축구 이야기도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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