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콘텐토리 오리지널/NBA

NBA 서부컨퍼런스 플레이오프로 갈 마지막 팀은?



15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 식서스가 휴스턴 로케츠를 134대 96으로 이기면서 7월 31일부터 재개된 NBA 2019-20시즌 잔여 정규시즌 일정이 마무리됐다. 리그 재개 전에는 올랜도 버블에서 치러지는 무관중 경기가 초라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사무국의 치밀한 기획과 선수들의 열정은 팬들의 가슴에 불을 붙였고, 덕분에 정규시즌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18일부터는 플레이오프가 시작된다.

플레이오프 시작 전 우리를 즐겁게 할 경기 하나(또는 두 개)가 더 남아있다. 서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진출팀 결정전(Play-In Game)이다. 지난 14일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Portland Trail Blazers)와 멤피스 그리즐리스(Memphis Grizzlies)는 마지막 정규시즌 경기에서 각각 승리했다. 두 팀은 오는 16~17일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두고 격돌한다. 8위인 블레이저스가 16일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바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된다. 만약 이 경기에서 진다면 17일 그리즐리스와의 2차전을 치러야 한다. 즉, 블레이저스는 1경기만 승리하면 8번 시드를 확정짓는 반면 그리즐리스는 2경기 모두 승리해야한다.

경기 방식이나 팀 전력, 경험 등을 봐도 블레이저스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플레이오프 경험이 많은 블레이저스와 달리 그리즐리스는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경기에서 오는 중압감은 어린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리즐리스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슈로 두 팀의 전력차는 더 커졌다. 자 모란트와 함께 그리즐리스 공격의 핵심이었던 재런 잭슨 주니어는 무릎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모란트의 백업 가드로 완소 역할을 해주던 타이어스 존스도 무릎 통증으로 출장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벤치를 지휘하던 존슨의 이탈, 저스틴 윈슬로우의 부상으로 주전으로 올라간 카일 앤더슨, 잭슨 주니어의 부상으로 앤써니 톨리버까지 주전으로 기용되면서 그리즐리스 벤치 경쟁력은 바닥 수준이다.

그리즐리스에게도 희망적인 요소들은 있다. 첫째, 블레이저스의 백코트 듀오 데미안 릴라드와 CJ맥컬럼의 체력 문제다. 릴맥 듀오는 올랜도 버블에서 출전시간 1,2위를 기록할 정도로 혹사당하고 있다(안타깝게도 자 모란트가 3위다). 게다가 맥컬럼은 등 통증에도 시달리고 있다.

둘째, 블레이저스의 수비력이다. 그들은 올랜도 버블 8경기 중 4경기에서 상대에게 128점 이상을 실점(멤피스 전 135점 실점 포함)했다. 22개 팀 중 수비 효율성이 20위로 최하위권에 위치해 있다.

셋째, 올랜도 버블에서 그리즐리스 팬들의 뒷목을 잡게 했던 딜런 브룩스의 슛감이 지난 밀워키 벅스 전에서 돌아왔다는 점이다. 브룩스가 제 기량을 발휘한다면 신구 백코트 듀오의 대결은 큰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이번 잔여 정규시즌 기간 최고의 흥행카드는 서부 컨퍼런스 8위 쟁탈전이었다. 블레이저스, 그리즐리스와 함께 피닉스 선즈,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마지막까지 숨 막히는 경쟁을 펼치며 팬들을 흥분시켰다.

NBA사무국도 이 흥행카드를 한번만 쓰기는 아까운거 같다. 아담 실버 총재는 "플레이오프 진출팀 결정전(Play-In Game)은 내가 버블 시행 전부터도 언급해오던 것이다. 이 제도가 앞으로도 유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선즈와 스퍼스는 아쉽게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그들이 보여준 투지는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올랜도 버블에서 유일한 무패팀 선즈와 22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기록을 남긴 스퍼스는 우리가 왜 NBA에 사랑할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줬다.

이제 서부 컨퍼런스 8위 시드의 주인공을 결정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릴라드 타임은 플레이오프까지 이어질 것인가. 아니면 그리즐리스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이변을 보여줄 것인가? 르브론 제임스가 손톱을 뜯으며 16일 새벽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