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팀에게 ‘원정 코트’나 다름없는 올랜도 버블. 그러나 한 팀은 예외다. 올랜도 매직(Orlando Magic)이다. 코트를 둘러싼 기후나 환경, 시간대가 익숙한 올랜도 선수들에겐 버블마저 홈코트로 느껴졌던걸까. 19일(한국시간), 그들은 팀 이름답게 홈(?)에서 ‘마법’같은 승부를 펼치며 리그 최강으로 손꼽히는 동부컨퍼런스 1번 시드 밀워키 벅스(Milwaukee Bucks)를 상대로 플레이오프 첫 번째 업셋 승리를 일궜다. 매직은 1쿼터에 잡은 리드를 단 한 차례도 내주지 않은 채, 시종 여유있는 스코어를 유지하며 최종 점수 122 대 110 으로 벅스를 제압했다.
▣ 부세비치 ! 공격과 수비에서 ‘매직’을 이끌다
NBA나 두 팀에 대한 사전정보 없이 이 경기를 봤다면 누구라도 매직의 승리를 예상할 수밖에 없을 만큼 매직의 경기력은 훌륭했다. 승리의 주역은 니콜라 부세비치(Nikola Vucevic). 부세비치는 자신의 플레이오프 커리어 하이에 해당하는 35득점과 14리바운드로 공수 양면에서 팀 승리를 견인했다. 터렌스 로스, 캐리 클락, DJ어거스틴 도 두 자릿수 득점으로 물오른 슛감과 공격력을 과시하며 승리에 기여했다.
▣ 아데토쿰보의 나홀로 분투
벅스는 31득점을 성공시킨 야니스 아데토쿰보(Giannis Antetokounmpo)를 앞세워 경기 내내 추격 의지를 보였지만 승리를 가져오기엔 역부족이었다. 코트에 30여 분간 서 있었던 브룩 로페즈는 단 5득점에 그쳤고, 팀의 주포 중 하나인 크리스 미들턴 역시 14 득점에 필드골 성공률 33.3%로 크게 부진했다. 특히 벤치 멤버들의 활약이 형편없었던 것이 부덴홀저 감독으론 크게 아쉽게 다가왔을 것이다(벤치멤버 중 조지 힐 만이 16득점을 올리며 제 역할을 했다).
▣ 벅스, 얼리 오펜스의 실패 이후 ‘대안’이 없었다
리그 최강 팀 중 하나로 일컬어지는 벅스의 전술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부덴홀저 감독의 전술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얼리 오펜스’다. 리듬이 잘 맞는 날은 아데토쿰보가 거침없이 골밑을 폭격하거나, 그의 돌파가 여의치 않을 땐 가드와 포워드 그리고 로페즈까지 가세해 외곽에서 3점슛을 지원한다. 문제는 이 리듬이 오늘 제대로 맞아떨어지지 않았다. 매직의 클리포드 감독은 지역방어와 개인방어를 섞어가며 페인트존에서부터 얼리 오펜스를 봉쇄했다. 아데토쿰보의 돌파가 차단당했고 외곽슛이 말을 듣지 않았다. 조금씩 벌어지는 점수에 다급해진 벅스 선수들은 ‘얼리 오펜스’보다도 한 박자 더 빠른 슛 타이밍을 가져갔는데, 되려 이게 독이 돼 매직으로 하여금 손쉬운 속공 찬스를 많이 내주었다.
▣ 2차전 ‘매직의 다운템포 수비 대 벅스의 돌아와야 할 슛 컨디션’
클리포드 감독은 다음 경기서도 템포를 늦추기 위한 수비전술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벅스가 자신의 플레이를 가져가기 위해선 미들턴, 블레드소, 매슈스의 외곽슛이 경기 초반부터 지원해줘야 한다. 벅스를 상대하는 팀들은 아데토쿰보의 30+득점을 상수로 여기고, 변수로 작용하는 외곽슛 차단에 사활을 건다. 1차전에서 매직은 변수를 차단하는데 성공했다. 2차전에서도 벅스의 외곽슛이 말을 듣지 않는다면 리그 1위 팀의 승리를 장담하긴 어렵다.
▣ 2차전의 X팩터, 에릭 블레드소
자신의 농구기량과 승부에 자존심이 강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블레드소는 큰 경기서 자칫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는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땐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독단적인 플레이를 가져가는 모습을 종종 보여준다. 1차전에서 리딩가드로 나선 블레드소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리딩보다는 빠른 타이밍에서 3점슛을 던지는 모습을 많이 노출했다. 그가 놓친 3점슛 4개중 3개가 혼자 드리블로 하프코트를 넘어 패스 한 번 없이 이루어진 슛이었다(3점슛 성공률 : 20%). 그가 리딩에 집중하고 경기의 템포를 조절하는데 자신의 능력을 보여준다면 벅스는 좀 더 수월하게 2차전을 치를 수 있을 것이다.
매직은 1차전에서 믿을 수 없는 승리를 일궈냈다. 물론 작년에도 우승팀 토론토 랩터스를 1라운드에서 만나 원정 1차전을 승리한 바 있다. 그러나 그것이 작년 플레이오프의 유일한 승리였고 매직은 1승 이후 광속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참고로 1차전에서 패배한 랩터스는 그 해 우승을 차지했다. 벅스는 과연 2차전부터 매직을 압도해 랩터스의 스토리를 따라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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