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NBA에서 가장 핫한 팀이 어디일까? LA레이커스, LA클리퍼스, 밀워키 벅스가 아니다. 지난 7월 31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올랜도 디즈니월드에서 재개되고 있는 잔여 정규시즌(시드 게임)의 주인공은 피닉스 선즈다. 선즈는 올랜도 버블에서 전승 행진을 하며 팬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리그 재개 후 전승을 기록하고 있는 팀은 선즈가 유일하다.
올랜도에 모인 서부 컨퍼런스 소속 13개 팀 중 꼴찌 팀이었던 선즈의 선전은 아무도 예상 못했다. 필자도 선즈를 다시 열린 잔치에 들러리로 초대된 손님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선즈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6게임에 달하는 멤피스와의 승차를 극복해야 했고, 잔여 시즌 첫 경기 상대인 워싱턴 위저드를 제외하면 자신들보다 승률이 높은 팀들을 상대로 경기를 치러야 했기 때문이다 .
하지만 올랜도에 나타난 불사조 군단의 기세는 거침없었다. 워싱턴 위저드를 시작으로 댈러스 매버릭스, LA클리퍼스, 인디애나 페이서스, 마이애미 히트,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를 차례로 집어삼켰다. 그리고 지난 12일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의 경기에서도 130-117로 승리하며 7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어느 팀도 그들의 불길을 끄지 못하고 있다. 피닉스가 정규시즌에서 마지막으로 7연승을 달성한 건 10년 전인 2009-2010시즌(스티브 내쉬, 아마레 스타더마이어 시절) 이후 처음이다.
불사조 군단의 연승 행진의 중심에는 에이스 데빈 부커(Devin Booker)가 있다. 시즌 재개 후 그의 활약은 MVP급이다. 시드 게임만 본다면 리그 NO.1 슈팅가드다.
* 데빈 부커 2019-20시즌 기록
- 리그 중단 전: 26.1점 4.2리바운드 6.6어시스트 FG 48.7% 3P 36% FT 91.6%
- 리그 재개 후: 31.0점 4.6리바운드 6.1어시스트 FG 49.7% 3P 34.9% FT 93.5%
부커는 리그 재개 후 7경기에 모두 나와 평균 34.2분 출장해 매 경기 30득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리그 중단 전 기록을 뛰어넘는 활약은 물론 승부처에서도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지난 5일 우승 후보 LA 클리퍼스와의 경기. 종료 34초를 남기고 피닉스가 부커의 풀업 점프슛으로 115대 113으로 리드를 잡았지만, 곧이어 클리퍼스의 카와이 레너드가 자유투 득점으로 115-115 동점 상황을 만들었다. 이후 양 팀이 공격 기회를 한 번씩 놓친 상황에서 부커가 또다시 해결사로 나섰다. 종료 8초전 공을 잡은 부커가 폴 조지를 앞에 두고 돌파를 시도하자 레너드가 헬프 수비로 붙었다. 이 순간 부커는 레너드와 조지의 협력 수비를 피해 턴어라운드 점프슛을 던졌다. 경기 종료 버저와 함께 이 슛은 림을 통과했다. 리그 탑 수비력을 자랑하는 레너드와 조지를 앞에 두고 성공시킨 위닝샷이었다. 이 날 부커는 3점슛 6개 포함 35득점 4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동안 부커 개인 기량과는 별개로 팀 성적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팀은 늘 하위권에 머물렀고, 결국 지난 시즌 부커는 공개적으로 팀에 불만을 표출하는 상황도 발생했었다. 소년가장 에이스에게는 늘 상처와 유혹의 손길이 많기 마련이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드레이먼드 그린은 지난 8일 TNT 방송에서 "부커를 위해, 그의 커리어를 위해 절대 좋은 일이 아니다. 부커는 피닉스를 떠나야한다. 위대한 농구를 보여주며 이길 수 있는 다른 어딘가로 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그럴 자격이 충분한 선수다"라는 말과 함께 공개적으로 탬퍼링 했다. 그린은 과거 케빈 듀란트를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로 영입하는데 일조한 이력도 있다. 이에 사무국은 그린에게 탬퍼링 혐의로 5만 달러 벌금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올랜도 디즈니 월드에서 선즈는 부커의 성적과 함께 팀 성적도 날아오르고 있다. 올랜도 버블이 불사조의 둥지였던 것일까. 시즌 재개 후 부커는 물론 디안드레 에이튼, 미칼 브리지스, 리키 루비오, 카메론 존슨, 다리오 사리치 등 모든 멤버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리그 중단 전 침울했던 팀 분위기와는 반대로 승리 기운이 맴돌고 있다.
CBS스포츠가 지난 11일 발표한 NBA 파워랭킹에서도 선즈는 4위로(1위 토론토 랩터스) 선정되었다. 3강이라 불리는 벅스, 레이커스, 클리퍼스보다 높은 순위다. 올랜도 버블에서의 선즈는 우승후보라 불려도 손색없는 팀이다.
필라델피아에게 승리를 거둔 선즈는 33승 39패(승률 45.8%)로 같은 날 보스턴에게 패한 멤피스 그리즐리스와 동률을 이뤘다. 여전히 자력 진출은 힘든 상황이지만 10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선즈는 오는 14일 댈러스 매버릭스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다음 경쟁 팀인 포틀랜드와 멤피스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다. 과연 불사조 군단은 기적 같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룰 것인가?
PS.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더라도 그들이 보여준 마지막 투지에 RESP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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