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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토리 오리지널/MLB

[MLB Re:play]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메이저리그 새 역사의 첫번째 주인공

 

DAY TWO

오프닝 위크 이틀째. 
제이콥 디그롬은 3년 연속 사이영상 수상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필자가 올시즌 ‘다크호스’로 꼽는 레즈는 막강 화력시위를 보여줬고, 류현진은 첫 승에 실패했다. 셰인 비버는 인디언스의 새로운 에이스임을 스스로 증명했고, 트윈스는 역시나 가공할 만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김광현은 쑥스런 메이저리그 데뷔 첫 세이브를 거뒀다. 

1.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즌 0승 1패) 0-1 뉴욕 메츠(시즌 1승 0패)

‘야구 역사 최악의 먹튀’라는 오물을 잔뜩 묻히고 복귀전을 치른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스타는 스타였다. 제이콥 디그롬(메츠)과 마이크 소로카(브레이브스)의 눈부신 투수전 속에 유일한 득점은 세스페데스의 대형 홈런 한방. 세스페데스의 홈런은 남다른 의미가 있는데, 메이저리그가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내셔널리그 지명타자의 첫 홈런이기 때문이다. 복귀전을 치르기전 ‘난 누구보다 강한 멘탈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세스페데스가 강한 정신력을 결승타로 증명했다. 제이콥 디그롬은 5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만 내주는 호투로 사이영상 쓰리픽에 도전장을 던졌다. 내일은 맥스 프리드(브레이브스)와 스티븐 마츠(메츠)가 좌안 선발 대결을 펼치는데 오늘과 달리 양팀의 화력전을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2.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시즌 0승 1패) 1-7 신시내티 레즈(시즌 1승 0패)

시즌 전 타이거즈의 올 시즌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쓴적이 있는데, 오늘도 타이거즈에 대해선 ‘진짜 할 말이 없다’. 타이거즈 투수 중 그나마 ‘사람’소리 듣는 메튜 보이드는 1회부터 무사 만루 찬스를 내주고 2실점 하며 삐그덕 거렸다. 레즈가 올해 절치부심 보강한 타선은 개막날부터 빛을 발했다. 오프시즌 새로 영입한 카스테야노스, 무스타커스, 아키야마 쇼고 세 선수가 8타수 5안타를 치고 6타점을 쓸어담았다. 양키 유니폼만 아니라면 어디서나 ‘에이스’ 멘탈을 뽐내는 소니 그레이(레즈)는 매직 커브를 앞세워 6이닝 3안타 1실점 하며 싱거운 선발 1승을 거뒀다.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가 자랑하는 안타 머신 아키야마 쇼고는 메이저리그 데뷔날 안타와 타점을 모두 기록하며 리그에 안착했다. 내일도 타이거즈는 레즈의 샌드백이 될까. 

3. 토론토 블루제이스(1승 0패) 6-4 탬파베이 레이스(0승 1패)

류현진과 찰리 모튼의 선발대결로 국내 팬들은 물론 해외 야구팬들까지 주목하게 한 경기. 라스베가스 도박사들은 압도적으로 모튼의 승리를 예측했지만 모튼은 초반을 제외하곤 매 이닝 흔들리며 어린 파랑새 군단의 폭격을 견디지 못했다. 로열 패밀리 비셰트-비지오-게레로 주니어가 4안타에 3타점을 올려주며 팀의 중심추 역할을 했다. 모튼이 먼저 무너져버렸지만 류현진도 아쉬운 첫 경기였다(물론 국내 언론은 이렇게 보지 않지만). 4.2이닝 4피안타 3실점보다 더 아쉬운건 볼넷이 3개나 됐다는 것. 특히 5회 투아웃을 잡아두고 볼넷을 내준게 뼈아팠다. 그래도 대한민국 투수가 2년 연속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로 빅리그 마운드에 오른건 2001년~2002년 박찬호에 이어 두 번째다. 자랑스런 일이다. 내일은 야브로(레이스)와 슈메이커(블루제이스)가 맞붙는다. 국내팬들에겐 다소 생소한 투수들인데, 두 투수 모두 짱짱하다. 의외로 저득점 투수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4. 캔자스시티 로열스(0승 1패) 0-2 클리블랜드 인디언스(1승 0패)

‘인디언스’란 팀명은 아마도 올해까지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쨋든 인디언스 유니폼을 입고 개막전 마지막이 될 선발투수로 등판한 셰인 비버의 오늘 투구는 마치 전성기의 놀란 라이언을 보는 것만 같았다. TV앞에서 수시로 ‘와’라는 탄성을 자아내게 한 ‘너클 커브’를 주인공 삼아 로열스 타자들의 ‘붕붕쇼’가 열렸다. 비버는 생애 첫 개막전 선발로 나섰지만 흔들링 없는 편안함으로 6이닝 탈삼진 14개를 뽑아냈다(무실점). 개막전 단일 경기로만 따지면 1996년 랜디 존슨 이후 개막전 최다 삼진. 비버의 삼진때마다 환호성 지른 인디언스 지역 방송국 아나운서의 경쾌한 추임새 덕분에 잠시나마 무관중 경기임을 잊었다. 인디언스의 브래드 핸드는 작년보다 직구 구속이 더 떨어져 이제 91~92마일 밖에 나오지 않는다. 인디언스의 뒷문은 당분간 의구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5. 미네소타 트윈스(1승 0패) 10-5 시카고 화이트삭스(0승 1패)

리그 최강의 포병군단 트윈스가 첫날 부터 화력시위를 시원하게 했다. 1회에만 4점을 뽑아낸 트윈스는 에이스 호세 베리오스의 등판을 디딤돌 삼아 손쉬운 승리를 가져가는 듯 싶었지만 화이트삭스의 살아있는 미래 요안 몬카다가 거센 저항심을 보여줬다. 몬카다는 2-5로 뒤진 상황에서 동점 쓰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화이트 삭스의 에이스 루카스 지올리토에게 힘을 실어줬다. 안타까운 저항은 여기까지. 트윈스는 11개의 안타로 10점을 뽑았다. 맥스 케플러가 1회 선두타자 초구홈런을 포함해 두 개의 홈런으로 포병군단 선봉장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두 팀의 화력쇼가 내일은 어떤 양상으로 펼쳐질까. 브레이브스에서 화이트삭스로 새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사이영상 수상자 출신 댈러스 카이클이 얼마나 버텨주느냐에 달렸다. 

6. 피츠버그 파이어리츠(0승 1패) 4-5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1승 0패)

필자가 주장한 올 시즌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자 잭 플래허티. 개막전 오점 없는 호투를 펼치며 시즌 첫승을 따냈다. 인디언스의 셰인 비버만큼의 압도적인 존재감은 아니었어도 듬직한 안정감을 보여주며 7이닝 6안타 2실점 했다. 슬로 스타터의 대명사 폴 골드슈미트는 개막날 2안타를 치며 늦게 시작한 시즌, 바로 시동을 걸었다. 어느새 팀의 간판으로 성장하고 있는 폴 디용이 2타점 선두타자 콜튼 웡이 2타점 그리고 하위타선의 덱스터 파울러가 1타점. 타순에 관계없이 터졌단 의미다. 카디널스가 5 대 2로 앞선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한 연안부두의 마도로스맨 김광현. 마운드에서 긴장한 티가 너무 많이 났다. SK와이번스 시절 자신의 공에 확신과 자신감으로 가득차 안타와 홈런을 맞아도 귀여운 미소를 보이며 풀 죽지 않았던 그는 시종 경직된 표정으로 공 서너개를 던지자 마자 땀범벅이 됐다. 심지어 9회까지 풀타임으로 뛴 상대 타자의 얼굴은 뽀송뽀송해 보여 김광현의 땀 샤워는 더 도드라져 보였다. 어쨋든 김광현은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채 2실점을 했고, 에레디아(파이어리츠)가 연이어 잘 맞춘 타구가 운좋게 외야수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고 마지막 타자 스탈링이 잘 받아친 강습타구를 든든한 카디널스 내야진이 병살타로 만들며 쑥스런 2실점 세이브를 올렸다. 경기종료와 함께 야디에르 몰리나(카디널스)포수가 마운드로 뛰어와 김광현을 격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김광현의 구위가 문제가 있었다기 보다 지나친 긴장이 투구를 흔들리게 한 것으로 보여 앞으로는 호투할 날만 남았다고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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