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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토리 오리지널/EPL

크리스 와일더의 혁신적인 ‘오버래핑 센터백’ 전술, EPL 돌풍을 일으키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승격팀들은 보통 첫 시즌 어려움을 겪는다. 올 시즌 크리스 와일더 감독이 이끄는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다르다. 3일(한국시간) 현재 시즌의 3분의 1이 지난(14경기) 상황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날 등 빅클럽들보다 높은 순위인 7위에 올라 ‘승격팀의 반란’을 과시하고 있다. 셰필드는 최근 아스날을 1대 0으로 이기고 첼시(2대 2), 토트넘(1대 1), 맨유(3대 3)와 비기는 등 강팀을 상대로도 선전하고 있다. 역대 승격팀 중 8개 팀만이 승격 뒤 첫 14게임에서 셰필드보다 나은 성적을 거뒀다. 

상대 측면에서의 수적우위를 위한 센터백 오버래핑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순위뿐만 아니라 독특한 경기 운영방식으로도 프리미어리그 팬들과 언론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셰필드는 기본적으로 3-5-2 전형을 사용한다. 크리스 와일더 감독은 상대지역 측면에서 수적우위를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공격시 상대 수비 진영에 올라가 1.공격수 2.중앙 미드필더 3.윙백이 측면에서 좁은 간격을 형성한다. 흥미로운 부분은 쓰리백의 좌우 중앙 수비수가 측면 공격진영으로 전진해 공격시 수적우위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오른쪽 수비수 바샴과 왼쪽 수비수 오코넬이 높은 지역까지 전진, 공격 숫자를 늘려준다. 아래는 이번 시즌 셰필드 수비진의 히트맵이다. 수비수들이 공격진영 높은 곳까지 올라가 공격을 도와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기본적으로 측면에서의 수적우위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팀이다. 오른쪽 윙백 발독이 중앙으로 이동하면 상대 수비가 그를 막기 위해 같이 움직일 수밖에 없고 이때 측면에 공간이 발생하면 센터백 바샴이 빠르게 이동해 측면에서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려 득점으로 연결시킨다. 두 번째 경우는 발독이 중앙으로 이동할 때 상대 수비수가 올라오는 바샴을 견제하느라 발독을 막지 못하면 발독 앞에 공간이 발생해 공격이 용이해진다. 윙백과 중앙 수비수의 움직임이 측면에서 공간을 만들어내고 결과적으로 중앙 수비수의 공격가담은 상대 수비를 혼란스럽게 해 상대의 압박을 받지 않고 볼을 소유할 수 있다. 이렇게 중앙수비수의 오버래핑이 상대 수비의 균열을 만들어 내는 것이 셰필드 유나이티드 공격 작업의 가장 큰 특징이다. 


측면에서 숫자를 과감하게 늘리는 전략은 그만큼 수비 숫자의 부족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중앙수비수가 전진했을 때 볼을 빼앗기면 곧바로 실점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수비수 오코넬이나 바샴이 공격 진영으로 전진하다 볼을 빼앗기면 셰필드 쪽 수비 진영에 빈 공간이 발생하고 곧바로 실점 위기에 처하게 된다. 따라서 공격을 전개하다 볼을 빼앗기면 그 지점부터 가장 가까이 있는 선수들(샤프, 룬스트럼 또는 맥골드릭, 플렉)이 밀집해 볼을 뺏은 상대 공격수들에게 강한 압박을 시도한다. 상대의 공격을 최대한 지연시키면 그 사이 바샴과 오코넬 등 나머지 선수들이 재빨리 수비지역으로 복귀해 수비 라인을 정비한다. 

수비라인이 모두 내려갔을 때에는 5명의 수비수와 3명의 미드필더로 페널티 에이리어 주변에 단단한 수비전형을 형성, 최대한 많은 수비 숫자로 수비블록을 형성한다. 중앙 수비수들은 상황에 따라 공격수 앞 공간으로 움직인다. 그 때 발생할 수 있는 수비 공간을 커버하는 수비 조직력이 훌륭하다. 바샴, 이건, 오코넬 모두 수비범위가 넓어 유연한 수비가 가능한 선수들이다. 수비 상황에서 중원라인(쓰리백과 중앙미드필더)이 측면으로 움직이면 최전방 공격수 맥골드릭(샤프)이 공간이 발생한 수비 반대편 측면으로 내려와 커버한다. 최전방 공격수들의 헌신적인 수비 덕분에 안정적으로 경기 운영이 가능하게 된다. 


수비에 성공한 이후 역습 시에는 볼을 소유해 전진하기보다는 롱패스로 빠르게 전방으로 보내는 것이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특징이다. 최정방 공격수 맥골드릭의 포스트 플레이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수비적인 팀의 특성상 윙백이 수비적으로 내려앉아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최전방 공격수들은 주로 측면으로 빠져있는 경우가 많다. 공격시에는 중앙 미드필더나 윙백이 빠르게 중앙으로 침투하고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센터백들이 공격진영으로 움직여 다시 수적 우위를 점한다. 

과연 3부 리그부터 다져진 탄탄한 조직력과 체력을 바탕으로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축구가 프리미어리그에 어떤 족적을 남길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