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지만 졌다'는 말이 어울린다. 토트넘은 15일(한국 시각) 영국 울버햄튼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울버햄튼전에서 2대 1로 승리했다. 전반 8분 만에 루카스 모우라가 선제골을 터뜨린 뒤 후반 22분 아다마 트라오레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후반 추가 시간 얀 베르통언의 극적인 헤딩 결승골로 천금 같은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의 시즌 성적은 7승 5무 5패로 리그 5위로 올라섰다.
승리를 가져갔지만 토트넘으로서는 매우 힘든 경기였다.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이날 토트넘은 슛 시도에서 9대 19로 울버햄튼에 열세를 보였다. 패스 횟수 역시 375대 494로 더 적었다. 한마디로 울버햄튼이 경기를 지배했음에도 결정력이 부족해 이기지 못한 경기였다.
토트넘은 무엇보다 수비가 문제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다이어와 시소코는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무리뉴 시스템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는 포백을 보호하는 수비력이 핵심이다. 특히 오른쪽 풀백 오리에가 지속적으로 전진하는 상황에서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공격진을 1차적으로 방어해야 하는 임무가 있지만 이날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제 역할을 못했다.
전진패스도 엉망이었다. 울버햄튼은 손흥민과 모우라의 빠른 발을 막기 위해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가져왔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공격형 미드필더들은 압박을 피해 수비형 미드필더들에게 백패스를 하고 전방으로 침투하게 되고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전진하는 이들에게 패스를 찔러줘야 한다. 하지만 이날 다이어와 시소코는 상대 공격진에게 볼을 빼앗기거나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노쇠한 센터백도 문제를 드러냈다. 극적인 역전골로 팀에 승리를 안겨주기는 했지만, 얀 베르통언은 아다마 트라오레에게 지속적으로 돌파를 허용하는 모습을 보여 불안감을 보여줬다. 수비도 매우 소극적이었다. 토트넘의 태클과 가로채기의 비중은 고작 33.3%에 불과했다. 반면 울버햄턴은 태클과 가로채기가 68.9%나 됐다. 가로채기의 비중은 줄어든 반면 걷어내는 장면이 자주 보였다. 걷어내기에 급급했다는 건 그만큼 수비의 노쇠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토트넘과 무리뉴 감독은 1월 이적시장에서 선수영입은 없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하지만 울버햄튼과의 경기 후 벌써부터 겨울 이적시장에서 토트넘이 영입해야 할 리스트가 언론에 오르내리고 건 어쩌면 당연하다 할 것이다.
* 수비형 미드필더
영국 ‘미러’는 맨유가 에릭센을 품기 위해 네마냐 마티치와 스왑딜을 제안할 수 있다고 전하며 마티치가 무리뉴 감독의 품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전했다. 마티치는 무리뉴 감독의 애제자다. 지난 2014년 '무리뉴'의 첼시에 합류해 활약했고 무리뉴 감독이 맨유 지휘봉을 잡자 그를 따라 이적했다. 하지만 올레 군나르 솔샤르 체제에선 맥토미니와 프레드 등에 입지를 잃은 상황이다. 만 31살의 적지 않은 나이지만 1~2년 정도는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중국 슈퍼리그 산둥 루넝에서 뛰고 있는 또 한명의 애제자 마루앙 펠라이니의 복귀도 점쳐지고 있다. 펠라이니는 194cm에 육박하는 큰 키를 활용해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미드필더다. 피지컬이 강한 수비형 미드필더를 선호하는 무리뉴 감독의 성향과 딱 맞아떨어진다. 펠라이니의 신체적 능력을 높게 평가한 무리뉴 감독은 맨유에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그를 후반에 최전방 공격수로 투입하는 변칙 전술을 사용하기도 했다. 펠라이니는 영국 TV '일레븐 스포츠'를 통해 무리뉴 감독과는 여전히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센터백
영국의 ‘풋볼인사이드247’에 따르면 토트넘이 노리치시티의 센터백 벤 고드프리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올해 21세의 고드프리는 잉글랜드 21세 이하 대표다. 183cm의 좋은 체격 조건에 빠른 발을 가지고 있다. 올 시즌 활약으로 지난 시즌 1000만 파운드 수준이던 그의 이적료는 2000만~2500만 파운드까지 올라갔다.
이 매체는 또한 토트넘이 본머스 센터백 나단 아케도 예의 주시한다고 밝혔다. 아케는 기본적으로 높은 축구지능을 바탕으로 수비형 미드필더, 레프트백, 센터백 등을 두루 맡을 수 있다. 피지컬적인 수비보다는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간결하게 잘라내는 지능적인 수비를 펼친다. 발군의 점프력으로 공중볼 경합에서는 의외로 밀리진 않는다는 평가다. 다만 맨체스터 시티 등 다른 팀들도 아케를 노리고 있어 토트넘 이적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토트넘이 나폴리와 칼리두 쿨리발리 영입을 위해 협상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쿨리발리는 대인마크, 공중볼 경합, 태클, 몸싸움 등 파이터형 수비수의 덕목을 모두 갖고 있다. 상대가 일정 구역 안에 들어오면 어김없이 성큼성큼 달려들어서 제압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지난 15일(한국 시각) 파르마 칼초 1913과의 리그 경기에서 전반 4분만에 교체당한 부상의 정도가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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