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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토리 오리지널/EPL

무리뉴는 단지 운 좋은 감독(Lucky One)인가

 

무리뉴 감독은 ‘스페셜 원’인가 아니면 ‘럭키 원’인가. 영국 일간지 더선은 26일(한국 시각)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튼 호브 앨비언과 토트넘의 경기 후 “재미도 긴장감도 없었던 경기”라며 무리뉴 감독은 단지 운 좋은 사람(Lucky One)이라 혹평했다. 토트넘은 이날 부진한 경기력에도 2대 1 역전승을 거뒀다.

사실 전반만 보면 2대 0으로 뒤져도 할 말이 없는 경기였다. 무엇보다 손흥민의 공백이 커보였다. 손흥민 대신 투입된 세세뇽은 3-4-2-1 포메이션으로 구성된 토트넘의 왼쪽을 맡아 공격은 물론 수비까지 책임지는 역할을 부여 받았으나 한 마리의 토끼를 잡기에도 버거워 보였다. 세세뇽은 후스코어드닷컴 기준 평점 6.0으로 이날 출전한 토트넘 선수들 가운데 가장 낮은 평점을 받았다. 결국 후반 초반 지오반니 로셀소와 교체됐다.

토트넘은 허리에서의 볼 배급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특히 다이어를 대신해 중앙 수비수로 출전한 윙크스가 부진했다. 무리뉴 감독은 시소코, 윙크스를 3선에 배치했지만 볼 키핑과 전진 패스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베르통언과 알더베이럴트가 최전방으로 깊숙이 찔러주는 롱패스를 제외하고는 전진 패스를 찾기 힘들었다. 수비가 불안정해지자 오히려 알리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한 것도 결국 ‘스페셜 원’ 무리뉴 감독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케인의 골로 1대 1이 되자 발빠르게 로셀소를 투입해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로셀소는 공격 진영으로 적극성 있게 전진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전까지 브라이튼의 수비를 뚫는데 고전했던 토트넘의 공격진에도 활기가 돌았다.

교체 투입된 에릭센 역시 패스 줄기의 역할을 하며 공격 루트를 열었다. 에릭센은 날카로운 중장거리 패스로 볼을 측면으로 전개시켜 브라이튼의 수비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의 플레이는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하며 후반 27분 알리의 역전골에 일조했다.

브라이튼전에서 보여준 에릭센의 활약에 대해 무리뉴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무리뉴 감독은 "해리 케인이 경고를 받은 상황에서 새로운 활력이 필요했다. 좋은 시야와 빠른 패스 플레이어가 필요했는데, 우리에겐 에릭센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무리뉴 감독에 대한 엇갈리는 평가 속에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5위(승점 29점)를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에 비해 나쁘지 않은 흐름이다. 하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수비형 미드필더와 풀백 교체에 대한 필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무리뉴 감독이 첼시나 맨유에서 감독직을 수행할 때의 스쿼드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무리뉴 감독은 마법사가 아니다. 토트넘이 현실적인 목표인 리그 4위로 시즌을 마치려면 겨울 이적 시장에서의 선수 수급이 반드시 필요하다. 무리뉴가 특별한 감독인지, 단지 운 좋은 감독인지에 대한 평가는 그 뒤에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