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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EFA | EPL/Liverpool FC

현대적 풀백의 개념을 정립해 가는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by 더콘텐토리 2020.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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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1998년생으로 이제 갓 스물을 넘긴 나이지만 챔피언스리그, UEFA 슈퍼컵, 클럽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사나이. 유스 시절부터 미드필더와 풀백 등에서 다재 다능함을 보여 어느 포지션에서 최대한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쟁이 몇 년간 이어진 선수.

지난 레스터 시티전에서의 대 활약으로 그가 왜 풀백으로 뛰어야 하는지, 더 나아가 그가 왜 지구상 최고의 라이트백으로 불리는지 그 이유가 더욱 명확해졌다.

27일 오전(한국 시각) 킹 파워 스티다움에서 열린 2019/2020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레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리그 2위 레스터 시티는 선두 리버풀에 굴욕적인 0대 4 대패를 당했다. 승점 차이는 있었지만 리그 1, 2와의 대결이라 레스터 시티의 대패는 큰 충격이었다. 레스터를 산산조각 낸 주인공은 바로 알렉산더-아놀드였다.

알렉산더-아놀드는 전반 32분과 후반 29분 로베르트 피르미누의 골을 도왔고 후반 26분엔 코너킥으로 찰라르 쇠윤주의 핸드볼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후반 33분, 이번엔 직접 골을 뽑아내며 흠잡을데 없는 완벽한 활약을 펼쳤다.

알렉산더-아놀드의 맹활약에 리버풀 전 감독이었던 '적장' 로저스 감독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로저스 감독은 "내가 리버풀에 있을 때만 해도 알렉산더-아놀드는 미드필더였다. 그런데 지금은 풀백으로 뛰고 있다. 알렉산더-아놀드의 패스 범위는 정말 경이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 위에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라이트백이다. 높은 레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알렉산더-아놀드에 대한 칭찬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리버풀의 라이벌인 '맨유' 레전드 게리 네빌은 "지금껏 내가 본 풀백 가운데 공격 가담은 역대 최고"라고 그를 극찬했다. 리버풀 레전드 제이미 캐러거 또한 "패싱 능력이 좋아 미드필더로도 대성할 것"이라며 그의 다재다능함을 칭찬했다.

캐러거는 알렉산더-아놀드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카푸, 호베르투 카를루스와 같이 오버래핑에 능하고 좋은 크로스를 올리는 멋진 풀백이다. 하지만 알렉산더-아놀드는 리버풀의 플레이메이커이기도 하다. 마치 스티븐 제라드를 그 자리에 두는 것과 같다. 제라드라면 풀백 자리에서 그런 식으로 플레이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알렉산더-아놀드는 오른 측면에서 찔러주는 크로스 능력 덕분에 종종 케빈 데 브라이너, 데이비드 베컴과 비교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를 돋보이게 하는 능력은 크로스만이 아니다. 어린 나이의 선수에겐 거의 볼 수 없는 시야와 기술, 그리고 전술적 이해를 가지고 있다.

지난 11월 11일(한국 시각)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에서 앤드류 로버트슨이 살라의 두 번째 득점을 도울 수 있게 재치 있는 왼발 패스를 연결한 게 일례다. 훌륭한 미드필더로서의 능력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는 수직, 수평, 대각선 할 것 없이 라인을 무너뜨리는 패스를 할 줄 아는 리버풀 전술의 핵심이다.

그간 유럽 축구, 특히 영국 축구계에서 풀백은 덜 중요한 포지션으로 생각되던 게 사실이다. 첼시 감독을 역임한 비알리는 "공격을 잘하면 윙어로 쓰고, 수비가 좋으면 센터백을 맡긴다"며 축구실력이 못미치는 선수가 풀백을 맡는다고 평했다. 캐러거도 지난 2013년 "게리 네빌이 되려고 축구를 시작하는 아이는 없다. 풀백은 실패한 센터백이나 실패한 윙어들이 맡는 자리"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알렉산더-아놀드는 이러한 과거 풀백 개념에 정면으로 도전하며 '펄스 나인'을 정립한 메시, 스위퍼형 골키퍼를 개척한 마누엘 노이어를 따라 현대적 스타일의 풀백을 스스로 창조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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