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한국시간) 보스턴 셀틱스(Boston Celtics)가 디펜딩 챔피언 토론토 랩터스(Toronto Raptors)를 상대로 122대 100으로 가비지 승리를 챙겼다. 디즈니월드에서 3연승(시즌 중단 전까지 포함 7연승)을 하며 승승장구하던 토론토는 오늘 경기에서 패하면서 연승행진을 마감했다.
보스턴의 승리 요인은 수비였다. 리그 실점 1위를 자랑하던 토론토가 오히려 보스턴의 압박 수비에 무너진 날이었다. 토론토는 1쿼터에 14득점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토론토는 외곽 공격으로 대응했으나 오늘은 3점슛이 고장 난 날이었다. 토론토의 3점은 4쿼터 중반까지 6개만이 림을 통과했다. 닉 널스 토론토 감독은 결국 경기를 포기했다. 널스 감독의 무기력한 표정은 오늘 경기가 얼마나 풀리지 않았는지를 보여줬다.
보스턴은 강력한 수비와 함께 공격에서도 제이슨 테이텀, 제일런 브라운, 켐바 워커 등 주득점원들이 제 역할을 하며 기분 좋은 승리를 가져갔다. 특히 센터 대니얼 타이스는 스페이싱, 스크린, 코너 3점 등을 완벽하게 수행하면서 알 호포드의 빈자리가 전혀 느껴지지 않게 했다. 오늘 경기 승리로 보스턴은 토론토와 시즌 맞대결 3승 1패로 우위를 유지했다.
◎ 꿈틀되는 셀틱프라이드
보스턴은 시즌 시작 전 18-19시즌 주요 로테이션 멤버 중 5명(카이리 어빙, 알 호포드, 마커스 모리스, 테리 로지어, 애런 베인스)이 팀을 떠나며 많은 변화가 있었다. 보스턴 전성기를 가져다 줄 리더로 착각하고 영입한 어빙은 팀 분위기를 와해시키는 등 잡음만 일으키다가 결국 브루클린 네츠로 떠났다. 골밑 수비의 핵심이었던 알 호포드도 필라델피아 식서스로 이적하면서 보스턴의 이번 시즌은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컸었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하니 보스턴은 안정된 공수밸런스를 보이며 동부 3위(전체 5위)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오펜시브 레이팅 5위(112.3), 디펜시브 레이팅 4위(106.2)를 기록하며, 두 수치 모두 Top 5안에 드는 세 팀 중 하나이다(보스턴, LA레이커스, LA클리퍼스).
보스턴의 상승세를 이끈 선수는 3년 차를 맞이한 제이슨 테이텀(Jayson Tatum)이다. 지난 시즌 돌파 옵션은 잃어버리고 미들 점프슛만 던지는 소극적인 모습으로 2년차 징크스를 제대로 보여줬다. 하지만 이번 시즌 그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팀의 에이스로 성장했다.
테이텀이 이번 시즌 기록 중인 평균 23.3점은 팀 내 1위다. 지난 시즌에 15.7점과 비교해 7.6점이 증가했다. 이는 리드 트렌드에 맞춰서 미들 점프슛을 줄이고 3점슛 비중을 늘린 결과이다. 또한 7.0개의 리바운드와 3.0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두 부문 모두 커리어하이를 기록 중이다.
이번 시즌 생애 첫 올스타에 선정된 테이텀은 올스타 명단이 발표되고 나서부터 더욱더 폭발하기 시작했다. 올스타 발표 전까지 24경기에서 평균 21.5점을 기록한 그는 올스타 발표 이후부터 시즌 중단전까지 17경기에서 평균 28.6점을 기록하면서 슈퍼스타급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2월 14일 클리퍼스와의 홈경기에서 39득점, 2월 24일 레이커스 원정에서 41득점을 기록하는 등 리그 탑급 수비력을 자랑하는 두 팀을 상대로 보인 공격력은 그가 진짜임을 보여줬다.
그는 클러치 상황(종료 5분 이내, 5점차 이하 상황)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클러치 상황 eFG% 61.1%(야투 54%, 3점 39.1%)은 테리 로지어에 이어 리그 2위 기록이다. 또한 50스틸-50블락을 달성하면서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보스턴은 100포제션당 득실마진에서 그가 있을 때는 +11.3, 없을 때는 –1.0을 기록했다.
제일런 브라운(Jaylen Brown)의 반등도 주목해야 한다. 브라운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보스턴과 4년 1억 1,500만 달러 수준의 대형 재계약을 맺었다. 3&D가 가능한 윙맨 자원이 귀한 리그라 하더라도 당시에는 오버페이라는 평이 많았다. 지난 시즌 평균 13.0점에 그친 브라운이었기에 그의 계약 규모에 팬들은 의문을 가졌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브라운은 경기 평균 20.6점, 6.3 리바운드를 올리며 팀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 3월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생했지만, 리그가 재개된 올랜도 디즈니 월드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어빙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영입한 켐바 워커(Kemba Walker)는 성공적인 퍼즐이었다. 그는 평균 20.8득점, 4.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어린 두 윙맨과 함께 팀을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어빙이 하지 못한 리더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이번 시즌 왼쪽 무릎 부상으로 14경기를 결장했지만, 리그 중단 기간 동안 몸 상태를 회복시켰다. 브래드 스티븐슨 감독은 "워커의 몸 상태가 매우 좋아 보였다. 공수 양면에 걸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나는 그가 자유자재로 림 어택을 하고 슛을 던질 수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당분간 출전 시간을 관리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스티븐슨은 플레이오프를 위해 켐바를 아껴둘 계획이다.
수비의 핵이었던 알 호포드의 빈자리 역시 다니엘 타이스(Daniel Theis)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잘 메우고 있다.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20점 이상 득점할 수 있는 자원 3명을 보유한 보스턴의 정규시즌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보스턴이 플레이오프에서도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마커스 스마트(Marcus Smart)의 슛감과 고든 헤이워드(Gordon Hayward)의 자심감 회복이 필요하다. 스마트는 수비 스페셜 리스트이자 중요한 순간에 3점 슛을 성공시켜주는 선수이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는 극심한 슛 난조에 시달리고 있다. 헤이워드는 다리 부상 후 위축된 자신감을 더 키워야 한다. 그는 유타 재즈 시절 보여줬듯이 언제든지 훌륭한 득점원이 될 수 있는 선수이다. 이 두 선수까지 제 컨디션으로 돌아온다면 보스턴의 이번 플레이오프는 기대해볼만 하다.
보스턴 셀틱스는 NBA 최다 우승(17회) 기록을 보유한 명문 구단이다. 보스턴 홈 팬들은 극성이기로 유명하다. 이 팬들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만족하지 않는다. 팬들은 2008년 이후 사라진 우승DNA를 갈망하고 있다. 보스턴은 타고난 장사꾼 대니 에인지 단장의 수완으로 리빌딩에 성공하면서 경쟁력 있는 라인업을 구축했다. 이제 셀틱스는 르브론 제임스가 떠난 동부땅을 장악한 사슴군단, 공룡군단을 내쫓을 수 있을까? ‘셀틱프라이드’가 꿈틀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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