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10주차. 한때 ‘하찮은 팀’의 대명사, 시카고 베어스가 벤 존슨 감독 부임 이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늘 중도에 무너졌던 팀이 경기에서 4쿼터 10점 차를 뒤집으며 자이언츠에 24-20 역전승을 거뒀죠. 최근 7경기 6승 1패, 접전 상황 4연승. 이제 시카고 팬들은 “차라리 불스 보겠다” 대신 “이 팀, 진짜 달라졌다”고 말합니다.
시즌이 반환점을 돌아 10주차를 보냈습니다. 10주차 주요 매치와 뉴스를 좀 정리해봤습니다.
1. 시카고 베어스, 강팀이라는 희망의 시작!

‘시카고 베어스’. 이 팀은 오래도록 뭔가 하찮고 보잘 것 없는 풋볼 팀의 대명사나 다름없었습니다. 동의어로 ‘뉴욕 제츠’ ‘뉴욕 자이언츠’ 등이 있었죠. 게임의 끝맺음은 언제나 어설펐고, 11월 중순쯤이 되면 어느 새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희망은 사라졌었죠. 일찌감치 감독을 해고하고 쿼터백도 바꿔 쓰면서 시즌을 연명하다시피 보냈습니다. 시카고 팬들은 이 시기가 되면 “차라리 불스 게임을 보겠다”고 외면했죠. 늘 희망에 목말랐던 팀입니다.

그런데 이번 시즌 시카고에 새로운 기운, 에너지가 감돌고 있습니다. 모두가 느끼고 있죠. 그리고 그 중심에 벤 존슨(Ben Johnson) 감독이 있습니다. 존슨 감독은 지난 10주차 매치에서 시카고 팬들에게 “이제 희망을 가지시라”는 메시지를 준 것 같은 경기를 펼쳤습니다. 늘 디테일이 부족한 베어스가 4쿼터 10점을 뒤지던 경기에서 마지막 14점을 연속으로 올리면서 24-20으로 뉴욕 자이언츠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뒀죠. 베어스는 최근 7주간 6승 1패입니다. 그리고 원포제션 접전 승부에서만 4연승을 거두고 있습니다. 이런팀이 강팀이 되는거죠!
2. 종말을 맞이한 브라이언 데이볼(Brian Daboll)의 시간

자이언츠가 풋볼을 지독히 못해도 늘 뉴스에 등장할 수 있는 이유는 팀 이름 앞에 ‘뉴욕’이란 타이틀을 붙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이언츠가 또 한번 무너지고 있다”는 헤드라인이 뉴스창을 뒤덮으면서 자이언츠는 또 한번 뜨거운 관심을 받는 중입니다. 자이언츠는 올 시즌 원정에서 10점 이상 앞서고도 역전패한 경기가 벌써 네 번째 입니다. 시즌 4연패 중이고 원정에선 11연패, 작년부터 누적해보면 3승 19패입니다.
결국 자이언츠는 데이볼 감독을 해임하면서 모자란 팀들이 늘 되풀이하는 방식을 반복하게 됐습니다. 데이볼 감독이 자이언츠에서 남긴 성적은 4시즌 20승 1무 40패가 됐습니다. 지난 3주차 치프스와의 매치에서 러셀 윌슨이 눈뜨고 볼 수 없는 최악의 졸전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쿼터백 교체 없이 풀타임을 뛰도록 내벼려 둔 뚝심은 오래도록 잊을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이 경기는 뉴욕에서 열렸는데 홈팬들은 경기가 끝나기 전에 절반 이상이 자리를 떠났죠.
이번 시즌 NFL감독이란 직업을 잃어버리는 사람이 비단 데이볼 뿐만은 아닐겁니다. 후보들을 볼까요. 일단 신시내티 벵골스의 잭 테일러(Zac Tyalor) 감독입니다. 다행히 핑곗거리가 있지요. 주전 쿼터백 조 버로우가 부상으로 이탈했으니까요. 애리조나 카디널스의 조나단 개넌(Jonathan Gannon) 감독 거취도 불투명하죠. 시즌을 2연승으로 출발했지만 이후 1승 6패입니다. 그에게 다행일지도 모르는 건 최근 경기들을 부상자 명단에 오른 카일러 머레이(Kyler Murray) 없이 치르고 있다는 겁니다. 아참. 데이볼 감독 이전에 이미 해고된 감독이 있었죠. 브라이언 캘러핸(Braian Callahan)입니다. 데이볼은 뉴욕팀 감독이라 어떤 경로로든 뉴스를 접했는데 캘러핸 감독은 테네시 타이탄스 감독이라 뭘 알아차릴 틈도 없었네요.
3. 리그 교란종이 된 인디애나폴리스 콜츠

최근 몇 시즌간 이런 조합이 꾸준히 리그를 장식해왔는데요. ‘이글스와 제일런 허츠’, ‘치프스와 패트릭 마홈스’, ‘빌스와 조시 앨런’, ‘레이븐스와 라마 잭슨’, ‘벵골스와 조 버로우’. 이 조합의 팀들이 대체로 상위권에 올랐고 슈퍼볼 트로피를 들어올렸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올 시즌에 한해서는 그 질서가 바뀌고 있습니다. 꾸준했던 리그 생태계 교란종으로 떠오른 팀이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죠. 시즌을 앞두고 ‘베팅업체’들이 매긴 우승 배당에서 콜츠는 리그 꼴찌에서 4번째에 불과했습니다. 지금은 사정이 다를까요. 네! 상전벽해입니다. 콜츠는 우승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 7위에 올라있습니다. 러닝백 조나단 테일러(Jonathan Taylor) 이야기를 안하고 넘어갈 수가 없겠습니다. 그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NFL 최초의 매치에서 그가 왜 MVP후보로 거론되는지를 입증하는 활약을 또 한번 펼쳐보였습니다. 애틀랜타 팰콘스와의 경기에서 팀은 31-25로 승리했고, 테일러 본인은 러싱 244야드와 3개의 터치다운을 쏟아냈습니다. 테일러가 연출한 하이라이트 중 백미는 연장전 끝내기 결승점이었죠. 테일러는 이번 시즌에만 다섯 번째 3TD(터치다운) 경기입니다. 그것도 시즌 10주차만에 말이지요. 이런 기록을 달성한 선수는 지금까지 리그 역사에서 딱 3명에 불과했습니다.
4. 그 외 이야기들

버팔로 빌스는 곤경에 처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최대 라이벌로 꼽히는 캔자스시티 치프스를 상대로 승리했을 때만 해도 안정기로 접어드는가 했는데요. 믿을 수 없게도 마이애미 돌핀스에게 덜미를 잡혔습니다. 그것도 17점 차이로요. 돌핀스는 10주차에 3승째를 챙긴 리그 최하위권 팀이죠. 빌스가 이전에는 애틀랜타 팰콘스에게도 패했죠. 이런 팀을 두고 슈퍼볼 컨텐더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젠 의문부호가 달렸다고 쓰기도 어렵습니다. 그냥 경기력이 불안정한 중상위권 팀 정도라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돌핀스와의 게임에선 모든 부분에서 문제점을 노출했습니다. 러시 수비, 조시 앨런, 공격진 모두요. 턴오버가 2개였고, 색도 3개나 당했습니다. 게다가 하프타임을 맞기 전까지 빌스는 무득점에 묶였습니다.
LA차저스와 피츠버그 스틸러스 매치는 꽤나 매력적이었습니다. 앞서 말한 콜츠와 함께 예상 밖의 선전을 보여주고 있는 차저스가 애런 로저스를 상대로 어떤 경기를 펼칠지 궁금했거든요. 그런데 로저스는 게임 내내 졸전을 펼치면서 차저스에게 농락당했죠. 스코어가 보여줍니다(25-10). 차저스를 이끄는 짐 하보(Jim Harbaugh) 감독이 일궈낸 또 한번의 인상적인 경기였습니다. 하보 감독은 이번 시즌 강력한 ‘올해의 감독상’ 후보 입니다. 스틸러스는 지난 주 콜츠를 잡아내면서 반전의 기회를 만드는 듯 했지만 차저스 앞에선 무색해졌습니다. 라마 잭슨이 복귀한 레이븐스가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 올라오고 있는 만큼 스틸러스와 마이크 톰린(Mike Tomlin) 감독이 ‘무슨 수’라도 만들어내야 할 때입니다.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7연승에 성공했습니다! 어쩌면 콜츠보다 더한 교란종일 수도 있지만 패트리어츠는 리그 역사에서 명문 구단으로 기억되기에 콜츠와는 좀 결이 다르죠. 드레이크 메이(Drake Maye)가 270야드 2TD를 던진 것에 더해 루키 러닝백 트레비온 헨더슨(TreVeyon Henderson)이 147 러싱야드 2TD로 7연승을 빛냈습니다. 이 팀도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리그 최상급으로 거듭나고 있어요.
‘그들만의 매치’였던 뉴욜리언스 세인츠와 캐롤라이나 팬서스와의 게임에선 작은 이변이 있었는데요. 세인츠가 17-7로 승리한거죠. 이겨도 큰 뉴스가 되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르는 분들도 많았겠지만은 팬서스는 최근 상승세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려 리그 최하위 세인츠에게 발목을 붙잡혔죠. 팬서스는 최근 6경기에서 4승을 거뒀고, 쿼터백 브라이스 영(Bryce Young)이 선발로 나설 때 4연승을 달렸지만 세인츠의 수비를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는 너무 어렵습니다. 왜냐면 리그 대부분의 팀들은 세인츠의 수비를 넉넉하게 잘 극복해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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