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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선발? 불펜? 김광현, 카디널스에서 그의 자리는?

by 더콘텐토리 2020.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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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개막(한국시간 3월 27일)까지 한 달 남짓 남았다. 국내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올 시즌은 많은 뉴스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팀을 옮긴 류현진, 올해 컨텐더를 선언하며 플레이오프 진출 기대감이 커진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 그리고 팀의 붙박이 1루수로 자리를 꿰찬 최지만 외에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St. Louis Cardinals)에 새 둥지를 튼 김광현까지(여기에 밀워키 브루어스의 조쉬 린드블럼도 있다),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까지 골고루 한국 선수 또는 한국 프로야구 출신 선수들이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MLB.COM이 발표한 개막전 예상 엔트리에 의하면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출신 조쉬 린드블럼은 선발투수 라인업(5선발)에 이름을 올렸다. 브루어스의 선발투수진이 한층 얇아진 것을 감안하면 린드블럼의 건강만 괜찮다면 그는 올 시즌 내내 선발투수의 중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선발투수 라인업에 김광현의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김광현은 올 시즌 카디널스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까.

 

■ 2020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선발 투수 예상 라인업
1선발 : 잭 플래허티
2선발 : 마일스 마이콜라스
3선발 : 다코타 허드슨
4선발 : 애덤 웨인라이트
5선발 : 카를로스 마르티네즈
마무리 투수 : 앤드루 밀러(좌), 지오바니 가예고스(우)

 

선발투수 라인업의 경쟁자, 카를로스 마르티네스(Carlos Martinez)

 

카를로스 마르티네즈(이하 ‘씨마트’: 카르로스 마르티네스의 애칭)는 2015~2017년 카디널스의 에이스 선발투수였다. 장기간 카디널스의 에이스로 군림해온 애덤 웨인라이트의 노쇠화와 부상으로 인한 공백을 웨인라이트 이상으로 채웠다.

 

* 2015~2017시즌 씨마트 성적
2015년 : 179.2이닝 14승 7패 방어율 3.01
2016년 : 195.1이닝 16승 9패 방어율 3.04
2017년 : 205.0이닝 12승 11패 방어율 3.64

 

3년 동안 평균 193.1이닝을 던진 씨마트는 2018년 하반기와 2019년 시즌을 어깨 부상으로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다.

 

* 2018~2019 시즌 씨마트 성적
2018년 : 118.2이닝 8승 6패 방어율 3.11
2019년 : 48.1이닝 4승 2패 방어율 3.17

 

세인트루이스는 2019시즌 후반부 마무리 투수 조던 힉스가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하자 씨마트에게 마무리 투수의 역할을 맡겼다. 97~98마일을 넘나드는 강력한 직구를 앞세운 씨마트의 투구 패턴은 마무리 투수의 역할과 잘 맞아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8월과 9월을 잘 버티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했지만 지난 10월 포스트시즌 4경기에 등판해 방어율 16.2 WHIP 2.70이라는 처참한 투구기록을 남겼다.

씨마트는 시즌 오프 기간 체중을 7kg 가량 감량하며 훈련에 박차를 가했고 선발투수 라인업 진입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구단 역시 씨마트의 투구패턴과 멘털리티를 감안했을 때 그에게 불펜 투수보다 선발 투수의 역할이 낫다고 판단 할 것이다. 2015~2017 시즌 올스타에 2번 선정되며 카디널스의 상징적인 투수나 다름없는 씨마트는 이름값이 있는 투수다. 카디널스의 팬들은 그가 다시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르길 기대하고 있다.

 

앤드루 밀러(Andrew Mark Miller)의 노쇠화, 비어있는 좌완 불펜 역할

 

앤드루 밀러는 야구 역사상 최초로 불펜투수 ‘연봉 1천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 언터처블로 불린 그의 슬라이더에 의한 상대 타자들의 삼진 퍼레이드는 마치 만화를 연상시켰다. 2014년부터 시작된 앤드루 밀러의 시대는 2016년과 2017년 정점에 달한다.

 

* 앤드루 밀러 2016~2017년 성적
2016년 : 74.1이닝 방어율 1.45 WHIP 0.69
2017년 : 62.2이닝 방어율 1.44 WHIP 0.83

 

2018년부터 가파르게 찾아온 노쇠화는 밀러의 직구와 슬라이더의 구속을 급격하게 떨어뜨렸다. 그는 평범한 불펜투수로 전락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트레이드 됐다. 그 전까지 밀러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불펜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다. 앤드루 밀러의 강력한 무기는 직구의 구속과 다름없는 고속 슬라이더의 완벽한 커맨드다. 그의 구속과 커맨드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카디널스는 그를 마무리 투수로 활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 앤드루 밀러 2018년 성적
2018년 : 34.0이닝 방어율 4.24 WHIP 1.38
2019년 : 54.2이닝 방어율 4.45 WHIP 1.32

 

막강한 마무리 투수 신예 지오바니 가예고스(Giovanny Gallegos)

 

지오바니 가예고스는 2019 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불펜에 한 줄기 빛처럼 내려진 선물과도 같은 존재다. 불펜진이 붕괴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 속에서 가예고스의 등판은 하루걸러 하루 이어지기 일쑤였다. 국내 메이저리그 팬들 사이에서 ‘노예고스’ 라는 별칭도 얻었다.

* 지오바니 가예고스 2019년 성적
2019년 : 74.0이닝 방어율 2.31 WHIP 0.60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침착한 멘털리티에 100마일에 가까운 강력한 직구를 던질 수 있는 가예고스는 카디널스의 뒷문을 지키기에 적합한 투수다. 여기에 토미 존 서저리를 받고 회복중인 조던 힉스(Jordan Hicks)가 돌아온다면 그는 힉스의 등판에 앞서 필승조 셋업맨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김광현, 불펜의 아픈 기억

 

김광현은 지난 2007년 SK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고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 데뷔한 이래 단 한 번도 선발 투수가 아니었던 시즌이 없다. 팀의 급한 상황 속에서 간간이 구원 등판을 하긴 했으나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9년 9월 15일 SK와이번스와 KT위즈의 경기. 와이번스는 6 대 7로 1점을 끌려가며 9회 초 투 아웃 상황을 맞이했다. 염경엽 와이번스 감독은 이 상황에서 김광현을 구원 투수로 등판시켰다. 당시 와이번스는 두산 베어스와 1위 경쟁을 하고 있었고, 이를 통해 선수들에게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김광현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KT의 황재균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김광현은 불펜 투수로서의 바이오리듬과 매커니즘에 익숙해지지 못한다면 메이저리그에서도 효율적인 불펜 투구를 보여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김광현은 시즌 초반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불펜에는 현재 앤드루 밀러, 헤네시스 카브레라 그리고 브렛 세실 등 3명의 좌완투수가 있다. 김광현은 이 3명의 투수들과 경쟁할 만큼 충분한 투구 위력을 보유하고 있다. MLB.COM이 발표한 카디널스의 예상 선발투수 라인업에 현재 좌완 투수는 없다.

 

아마도 김광현은 시즌 초반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선발로 등판할 때 김광현은 충분한 이닝 소화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카디널스 입단 당시 현지 언론에서 가장 많이 제기한 김광현의 문제점들은 그의 ‘부상 이력’과 ‘체력’이었다. 평균 6~7이닝을 소화해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김광현은 좌완 선발로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높다. 앤드루 밀러의 노쇠화로 인해 압도적인 좌완 불펜 투수가 자리가 비어있는 불펜 자리도 김광현은 노려볼 만하다. 145km이상의 직구와 140km초반 대의 고속 슬라이더를 던질 수 있는 좌완 투수는 리그에 흔치 않다. 김광현이 만약 7~8회 승부처에 등판하게 된다면 압도적인 삼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몇 차례 인상적인 투구를 보여주면 그는 가예고스와 짝을 이뤄 카디널스의 뒷문을 담당하는 필승조 셋업맨을 맡게 될 수 있다.

 

카디널스는 올해 포스트 시즌 진출을 노리는 컨텐더 팀이다. 신인이 아닌 해외리그에서 영입한 베테랑 선수에게 그리 많은 기회를 주며 인내할 시간이 없다는 의미다. 김광현은 시즌 초반 선발이든 불펜이든 분명한 본인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까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의외로 빠른 시간 안에 그는 국내 리그 복귀를 타진해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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