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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LA Lakers

LA 레이커스(Lakers), 명문구단의 귀환

by 더콘텐토리 2020.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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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9시즌 전 영건들의 성장과 르브론 제임스의 영입으로 부푼 꿈을 꾼 LA 레이커스 팬들은 2019년 1월 6일 꿈에서 깨어나는 경기를 맞이하게 된다. 르브론 제임스의 부상 이탈로 레이커스는 다시 한숨만 나오는 경기를 이어갔고 1월 6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의 경기에서 86대108로 처참한 패배를 했다. 당시 팀버울브스는 성적 부진과 선수기용 문제로 톰 티보듀 감독 경질 여론과 주전 선수들의 다툼으로 시끄러운 팀이었다.

이런 팀에게조차 레이커스는 승리를 뺐겼다. 심지어 티보듀 감독은 이 경기를 끝으로 경질 당했다. 각종 매체는 경기가 끝난 뒤 팀버울브스의 승리 요인보다 ‘레이커스의 패배 요인’에 주목했다. 그 중심에 두 명의 레이커스 선수가 있었다. 브랜든 잉그램과 론조 볼. 그들은 각각 2016년과 2017년 1라운드 2픽 출신으로 레이커스의 밝은 미래가 될 것으로 여겨졌던 영건들이다. 하지만 이 날 경기에서 볼은 23분을 뛰며 무득점에 그쳤고, 잉그램은 무려 16개의 슛을 던져 13점(자유투 득점 포함)만을 기록하며 팬들의 인내심을 끝장낸 경기력을 선보였다. 처참했던 레이커스의 2018-19 시즌을 한 경기로 요약한 경기였다. 제임스는 코트에 서지 못했고 잉그램과 볼은 언론의 조롱거리였다.

매 시즌 ‘윈 나우’를 기대하는 관대하지 않은 레이커스 팬들을 달래기 위해 매직 존슨 사장과 롭 펠린카 단장이 이번 시즌 꺼내든 새로운 그림의 주인공은 앤서니 데이비스였다(2018-19 시즌 중 트레이드를 시도했다가 여론의 웃음거리가 된 경험도 있다). 레이커스는 지난 6월 16일(한국시간) 론조 볼, 브랜든 잉그램, 조쉬 하트와 다수의 지명권을 뉴올리언즈 펠리컨스에 보내고 앤서니 데이비스를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르브론 제임스와 앤서니 데이비스가 모인 레이커스는 단숨에 우승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2019-20시즌이 시작되고 14게임을 치른 현재, 레이커스는 리그 1위다. 12승 2패라는 훌륭한 성적의 중심에는 ‘당연하게도’ 제임스와 데이비스가 있다. 제임스와 데이비스가 동시에 코트에 서 있는 시간, 레이커스는 ‘무적’이다. (20일 치른 오클라호마 전을 제외하고) 13게임을 치른 기간, 제임스와 데이비스가 동시에 코트에 서 있는 순간 100번의 공격권을 가졌다고 가정하면 레이커스는 112.8점을 기록했고, 98.1점만을 실점했다(득실마진이 무려 14.7점이다). 그 어떤 팀도 그리고 그 어떤 ‘듀오(조지와 카와이는 21일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동시에 코트에 섰다)’도 이 득실마진을 앞서지 못한다.

이 듀오가 압도적인 강점을 보이는 곳은 ‘제한구역(restricted area): 엔드라인 중앙에서 좌우로 3m 되는 지점과 프리스로라인의 양쪽 끝을 직선으로 연결한 부분의 안쪽’ 이다. 이 구역에서 레이커스는 전체 슛의 69%를 시도했다. 이 수치는 밀워키 벅스에 이어 리그 2위 기록이다. 데이비스의 페인트 존 플레이와 제임스의 페네트레이션이 상대 수비진을 초토화 시키고 있다.

문제는 3점 라인 밖이다. 레이커스의 3점슛 정확도는 리그에서 23위로 쳐져 있다. ‘디 애슬레틱’ 자크 하퍼 기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대니 그린 정도만이 오픈 찬스에서 상대팀에게 두려움을 심어줄 정도”다. 물론 레이커스에는 준수한 또는 ‘준수해 질 가능성이 충분한’ 슈터들(아래에 언급)도 있다. 시즌이 지나갈수록 슈터들은 3점슛 성공률을 끌어올려야 한다. 데이비스와 르브론이 생산하는 제한구역의 수치를 보라. 상대팀의 수비는 이 구역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그 순간 외곽 라인 바깥에 서 있는 슈터들은 와이드 오픈 찬스를 성공시켜 주어야만 한다.

레이커스는 2012-13시즌을 끝으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5월의 포스트시즌 진출 그리고 그 이상의 결과를 낼 수 있을까?(레이커스 팬들의 기대치는 이미 파이널까지 도달했다.) 답을 하기 전에 생각해봐야할 문제가 있다. 13경기를 치른 기간 동안 제임스가 벤치에 있을 때 레이커스는 100번의 공격기회를 가졌을 때 87.5점만을 득점하고 97.3점을 실점했다. 득실마진이 무려 -9.8점. 레이커스는 제임스가 코트에 있느냐 벤치에 있느냐에 따라 다른 팀이 된다. 레이커스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제임스가 벤치에 앉아 있는(최악의 경우 부상 이탈) 시간을 대비해야 한다.

다행히도(?) 제임스는 2003년 NBA에 데뷔한 뒤 16시즌을 치르는 동안 올해 가장 긴 여름을 맞이했다(부상과 포스트 시즌 탈락으로 코트에 출근하지 않고 보낸 시간이 그만큼 길었다는 의미다). 제임스는 개막전 인터뷰를 통해 “(지난 여름)가족,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그리고 모든 포스트 시즌 경기를 다 챙겨봤다. 경기를 보니 농구가 너무 그리웠다”라고 말했다. 올해 34세를 맞이한 제임스의 ‘긴 여름’은 그에게 신체적・정신적 회복과 함께 농구에 대한 열망을 지피기에 충분한 시간이 됐다. 그를 향한 ‘로드(Load) 매니지먼트’ 이슈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임스가 48분 내내 코트에 서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제임스가 코트에 없는 동안(데이비스는 ‘상수’이므로 제외) 기록한 처참한 득실마진은 누가 극복해줘야 할까? 우리는 ‘쿠즈마・카루소・KCP・하워드’가 그 답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워드를 제외한 이 3명은 제한구역 밖에서 와이드 오픈 찬스를 살려줄 ‘준수해질 가능성이 충분한’ 슈터 자원이다. 이들의 3점슛 성공률이 높아질수록 데이비스와 제임스 듀오를 향한 제한구역 수비가 헐거워질 것이다. 하워드는 데이비스와 제임스가 벤치에 앉아있을 때, 제한구역에서 무려 75%의 필드골 성공률을 기록 중(시즌 14경기 동안)이다. 하워드는 부상 없이 지금 퍼포먼스를 이어가야한다.

판타스틱듀오 그리고 하워드가 만들어낸 제한구역 스탯과 ‘준수해질 가능성이 충분한’ 슈터들이 개선시킬 3점슛 성공률이 레이커스가 리그 1위를 유지하고 더 높은 곳으로 오르기 위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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