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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셰필드가 챔스에 진출한다면... 감독상은 클롭 아닌 크리스 와일더?

by 더콘텐토리 2020. 6. 19.


이번 시즌 EPL 감독상은 누가 탈 것인가. 아마 우리나라 EPL팬들에겐 그리 큰 고민이 아닐 것이다. (리버풀에 프리미어리그 첫 우승컵을 안길 것이 거의 확실한) 위르겐 클롭 감독에 대적할 만한 감독이 딱히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잉글랜드 현지 분위기는 다른 것 같다.


“만약 크리스 와일더가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챔피언스리그로 이끈다면 그것은 잉글랜드 축구사에 있어서도 기념비적인 일이 될 것이다.”


맨유 출신으로 BBC 해설위원으로 활약 중인 로비 세비지(Robbie Savage)는 지난 7일 ‘미러’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했고 올 시즌 6위를 기록 중이다. 만약 9일(한국 시각) 열리는 본머스와의 리그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4위 첼시와의 승점이 2점차로 줄어든다. 말 그대로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가능한 4위가 가시권이다.

이건 말도 안되는 상황이다. 한 마디로 기적이다.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지난 시즌 챔피언십(2부)에서 조차 구단 1년 예산이 7번째로 적은 팀이었다. 바로 그 팀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의 문을 두드리려 하고 있다.

로비 세비지는 “지난 8월 내게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나는 그들이 다시 챔피언십으로 내려갈 것으로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는 챔피언십에서 올라온 그들이 최상위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서 골을 기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의 예상은 완벽히 틀렸다. 세비지는 그걸 인정하는 자신도 기쁘다고 했다.


리버풀 레전드인 제이미 캐러거(Jamie Carragher)도 크리스 와일더의 칭찬 대열에 섰다. 그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크리스 와일더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에 진정한 전술 혁신을 가져 왔으며, 발로 뛰는 축구도 재미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BBC의 가스 크룩스(Garth Crooks)는 시즌 전, 이미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전술은 하나의 브랜드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모든 것은 크리스 와일더(Chris Wilder) 감독의 올드스쿨 스타일에서 비롯한다. 크리스 와일더 감독은 선수 영입에 큰 돈을 쓰지 않는다. 그는 풀럼이 선수영입에 1억2천만 파운드(약 1860억원)를 쓰고도 챔피언십으로 미끄러진 것을 보았다. 아스톤 빌라 역시 비슷한 일을 겪고 있는 것도 잘 안다.


돈을 넉넉히 쓸 수 있는 형편도 아니다. 보통 클럽하우스를 방문하면 그 곳 주차장은 슈퍼카의 '쇼룸'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로비 세비지가 지난 8월 셰필드를 방문했을 때 그 곳엔 오직 한 대의 람보르기니만이 주차되어 있었다고 한다.


크리스 와일더 감독이 ‘오버래핑 센터백 전술’이라는 독특한 전술을 고안한 것도 이러한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물론 그도 최근 노르웨이 국가대표 미드필더 산데르 베르게(Sander Berge)를 클럽 레코드인 2200만 파운드(약 342억원)에 영입하기는 했지만 이는 예외적인 케이스다. 기본적으로는 개인의 역량보다 팀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더 중시한다.


‘오버래핑 센터백 전술’은 쓰리백의 좌우 수비수가 공격시 상대 지역 측면으로 이동해 수적 우위를 가져가는 신개념 전술이다. 윙백이 공격시 중앙으로 침투하고 이들을 견제하기 위해 측면 수비수들이 중앙으로 몰리면 측면에 발생한 공간에 센터백들이 올라가는 개념이다. 따라서 선수간의 유기적인 호흡 및 왕성한 활동량이 중시되는 전술이다.


크리스 와일더 감독이 경기 결과에서도 만족을 얻지만 그의 전술적 철학이 잘 구현되었을 때 더 만족을 느낀다고 한 것도 이런 연유다. 챔피언십에서부터 손발을 맞춘 선수들을 아직도 10명이나 데리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는 영국 언론을 통해 이들을 신뢰하고 있으며 이들도 그를 믿고 따른다고 밝혔다.


과연,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약진은 어디까지일까. 로비 세비지는 “탑 10이면 신나는 결과일 것이다. 탑 8이면 환상적인 결과일 것이다. 그리고 만약, 그들이 유럽 대항전에 나가게 된다면 그것은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가장 빛나는 결과 중 하나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크리스 와일더 감독의 코칭 경력이 앞으로 어떻게 진화하고, 또 그에게 어떤 기회가 찾아올지 벌써부터 축구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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