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WC](13) 클럽 월드컵, 결국 인판티노가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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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WC](13) 클럽 월드컵, 결국 인판티노가 이겼다

by 더콘텐토리 2025.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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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월드컵 결승전에서 첼시에 패한 PSG 선수단이 결승전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여름, 축구팬들을 갸우뚱하게 만든 행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피파(FIFA) 클럽 월드컵입니다.

 

선수 혹사, 일정 과잉, 흥미 부족, 실력 차 등. 그 어떤 기준으로 봐도 무리수였습니다.

게다가 32개 팀이 참가하는 신설 포맷은 너무 갑작스러웠고, 반대 의견도 거셌습니다.

 

카를로 안첼로티 전 레알마드리드 감독은 “그딴 대회 참가 안 한다”는 말을 했고, FIFPro(세계 선수노조)는 피파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심지어 중계 방송 플랫폼조차 지난 해 12월 말에야 겨우 결정되었습니다.

 

그래서 첫 경기가 10대 0으로 끝났을 때, 대부분 확신했을 겁니다.

 

“거봐, 이건 안 돼. 실패야.”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생각보다 대회는 점점 흥미롭게 진행됐습니다.

이변이 터지고, 명승부가 나왔고, 결승이 가까워질수록 미디어의 관심도 올라갔습니다.

물론 여전히 이 대회의 존재 이유에 대한 질문은 남았지만, 적어도 “재미없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관중 수는 250만 명을 넘겼고, 피파는 이 대회로 21억 달러(약 2조 9천억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피파 회장 인판티노가 또 이겼습니다.

 

 

축구를 위한 대회는 아니었다

 

이 대회는 애초에 축구 대회로 치러진 게 아닙니다.

이건 권력 싸움이었고, 인판티노는 다시 한 번 그 싸움에서 승리를 챙겼습니다.

 

우에파(UEFA)는 클럽 월드컵에 협조적이지 않았습니다.

알렉산데르 체페린 회장은 대회를 “소위 말하는 그 클럽 월드컵”이라 비꼬았고, 결승전에도 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결승전은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악했고,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참석했으며, 전 세계가 이 대회를 보았습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인판티노는 단지 축구 행정가가 아닙니다.

그는 세계의 권력자들 사이에서 놀 줄 아는 사람입니다.

트럼프에게 트로피를 선물하는 장면은 다소 민망했지만, 사실 그 모습이 다른 국가의 정상들과 크게 다르지도 않습니다.

인판티노 피파 회장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클럽 월드컵 트로피를 전달하고 있다.

 

그가 밀어붙였던 또 하나의 무리수, 2022년 카타르 월드컵도 처음엔 모두가 비판했지만 결국은 대성공이었죠.

이번에도 똑같은 흐름입니다.

 

레알 마드리드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은 “우리가 오랫동안 싸워온 결과”라며 클럽 월드컵에 지지를 표했습니다.

슈퍼리그가 실패한 그 자리에서, 피파는 자신만의 글로벌 리그를 조용히 만들어냈고, 아무도 막지 못했습니다.

 

이제 상황은 뒤집혔습니다.

세계 클럽들은 피파의 기획에 올라타기 시작했고, 유럽 빅클럽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한때 슈퍼리그 계획을 두고 거센 비난을 받았던 첼시는 이제 이 대회의 우승을 자랑스럽게 SNS에 홍보합니다.

 

 

이러다간 “유럽 챔피언스리그가 더 권위 있는가, 클럽 월드컵이 더 중요한가?”라는 질문이 정말로 제기될 수도 있습니다.

 

 

무시할 수 없는 현실

물론 이 대회가 앞으로 계속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아직 문제는 많습니다.

선수들은 지쳤고, 대회 포맷은 복잡하며, 축구의 전통적 가치와도 충돌합니다.

그럼에도 피파는 이미 새로운 기차를 출발시켰고, 바퀴는 굴러가고 있습니다.

피파 클럽 월드컵 예선 경기 중 텅 비어 있는 경기장
피파 클럽 월드컵 예선 경기 중 텅 비어 있는 경기장

 

예전처럼 비난한다고 해서 멈추지 않습니다.

팬들은 여전히 불만이 많고, 유럽 중심의 전통 축구 팬들은 이 대회를 외면하지만, 이제는 쉽지 않습니다.

 

그게 인판티노가 이긴 방식입니다.

기습적으로, 기정사실처럼,

관성처럼 밀어붙여서, 결국 익숙하게 만들어버리는 것.

 

그리고 우리는 또 거기에 적응합니다.

경기를 보고, 트로피를 기억하고,

다음 대회는 어떻게 될까 슬며시 기대하게 됩니다.

 

 

결국, 이번에도 축구는 졌다

누구도 꼭 봐야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축구팬들도, 기자들도, 구단들도 다들 회의적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결국 모두 다 참여했고, 즐겼고, 소비했습니다.

 

비싼 무대, 거대한 상금, 수많은 VIP들, 셀럽들, 정치인들.

그날 클럽 월드컵 결승전에서 벌어진 일은, 정확히 공식 그대로였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인판티노는 또 이겼습니다.

클럽 월드컵 결승전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인판티노 피파 회장

 

결국, 이건 축구 대회가 아니었습니다.

이번 클럽 월드컵의 진짜 의미는, 권력이 얼마나 교묘히 새로운 룰을 만들어내고,

대중은 어떻게 서서히 적응하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한 편의 '거대한 쇼'였습니다.

 

그리고 이 쇼의 연출자는, 또 한 번…

지아니 인판티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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