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AS로마 이야기입니다.
가스페리니 감독과 프레데릭 마사라(Frederic Massara) 스포츠 디렉터 체제에서 맞이한 첫 여름 이적 시장은 두 사람이 기대했던 만큼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이들이 무언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입니다.

이번 여름 로마가 가장 우선순위에 둔 영입 대상은 벤피카 미드필더 리차드 리오스(Richard Ríos)였습니다. 리오스는 압박 회피 능력, 중원 전진 패스, 그리고 슈팅 능력까지 갖춘 선수로, 가스페리니 감독이 원하는 ‘빌드업이 가능한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의 전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적료와 계약 구조에서 벤피카와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특히 벤피카 측이 높은 바이아웃 조항을 고집하면서 협상은 결국 교착 상태에 빠졌습니다.
이에 로마는 방향을 틀어, 프랑스에서 활약하던 닐 엘 아이나위(Neal El Aynaoui)를 영입했습니다. 엘 아이나위는 리오스만큼의 이름값은 없지만, 활동량, 수비 가담, 빠른 전환 속도 등의 안정적인 옵션을 제공하는 선수입니다. 가스페리니 감독 특유의 ‘전방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 시스템에서는 단순한 기술보다 전술 이해도와 체력이 더 큰 가치를 지니기에, 실용적인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사라 디렉터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공격진과 측면 보강에도 착수합니다. 브라이튼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에반 퍼거슨(Evan Ferguson)은 신체 조건과 마무리 능력을 겸비한 스트라이커로, 가스페리니 감독이 선호하는 ‘수비 가담이 가능한 9번’ 유형입니다. 또 브라질 출신 윙백 웨슬리(Wesley)는 스피드와 오버래핑 능력이 뛰어나, 가스페리니 전술에서 측면 폭을 넓히는 데 최적화된 자원입니다.

결국 리오스 영입 실패가, 로마의 '미드필드 안정화, 공격 옵션 다양화, 측면 강화'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충족시킨 결과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맨체스터 시티의 천재 유망주 클라우디오 에체베리(Claudio Echeverri) 영입이라는 거대한 도전에 비하면 ‘워밍업’에 불과합니다.
에체베리는 이제 19세의 아르헨티나 출신 미드필더로, ‘넥스트 제너레이션 2023’에서 세계 최고의 젊은 축구 유망주 6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된 선수입니다. 가스페리니 감독의 매력적인 전술 스타일과 스타 메이킹 능력 때문인지, 아니면 파울로 디발라, 마티아스 소울레 같은 동료 아르헨티나 출신 선수들 때문인지 몰라도 그는 지난 몇 주간 맨시티에 로마 이적을 간절히 요청해 왔습니다.

문제는 맨시티가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의 무한한 잠재력을 생각하면 이해 못할 일은 아닙니다. 맨시티는 ‘순수 임대’만 허용하려는 반면, 로마는 완전 이적 또는 의무 매입 조항이 포함된 임대를 고집하며 협상은 교착 상태에 놓였습니다.
최신 소식을 살펴 볼까요.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 등 이탈리아 현지 매체는 로마가 임대 후 3500만 유로(약 567억 원)의 완전 매입 옵션과 맨시티를 위한 4000만 유로(약 648억 원)의 바이백 조항을 포함한 제안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양측 모두에게 절충안이 될 수 있는 구조지만, 맨시티는 이를 거절했고, 로마와 에체베리는 그 지점에 멈춰 서 있습니다.
앞으로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로마 팬들은 이번에도 마사라의 집념과 의지를 믿고 기다릴 뿐입니다. 분명한 건 로마팬들에게 충분히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