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F1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F1을 모르시거나, 관심은 있는데 아직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최대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올해 F1은 이번 주말에 열리는 아부다비 그랑프리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F1은 매 그랑프리마다 우승자를 가리지만, 시즌 전체로 보면 크게 두 가지 부문에서 챔피언을 시상합니다. 바로 드라이버 챔피언과 컨스트럭터 챔피언입니다.
드라이버 챔피언은 말 그대로 한 시즌 동안 가장 많은 포인트를 획득한 드라이버에게 주어지는 타이틀이고, 컨스트럭터 챔피언은 해당 팀에게 수여되는 영광입니다. 올해 컨스트럭터 챔피언은 이미 확정됐습니다. 바로 맥라렌 F1 팀입니다.
관심은 이제 드라이버 챔피언 경쟁에 쏠리고 있습니다. 올 시즌 챔피언의 향방은 마지막 레이스인 아부다비 GP에서 결정됩니다. 치열한 전투를 예고한 주인공들은 맥라렌의 랜도 노리스, 레드불의 막스 베르스타펜, 그리고 맥라렌의 오스카 피아스트리입니다.

랜도 노리스(Lando Norris)는 비록 카타르 그랑프리에서 첫 월드 챔피언 확정 기회를 놓쳤지만, 여전히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서 있습니다. 시즌 마지막 레이스가 열리는 아부다비로 향하는 지금, 그는 드라이버 2위 레드불의 막스 베르스타펜(Max Verstappen)에게 12점 앞서 있고, 3위인 같은 팀 동료 오스카 피아스트리(Oscar Piastri)에는 16점 앞서 있습니다. 시즌 최종전에서 세 명의 드라이버가 드라이버 챔피언을 두고 경쟁하는 상황은 2010년 이후 처음이며, 세 명 이상이 경쟁하는 경우는 1986년 이후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노리스는 일요일 아부다비 레이스에서 포디움만 지켜도(3위 안에만 들면) 생애 첫 드라이버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F1의 마지막 그랑프리는 거의 언제나 계산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여러 변수가 얽히는 순간, 레이스는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흐르게 되죠. 특히 2010년과 2007년의 마지막 레이스는 현재 상황과 완벽한 평행이론을 이룹니다. 두 결전 모두, 선두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이 시즌을 가져갈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전략임을 보여줍니다.

2010년의 아부다비 레이스는 올바른 라이벌에게 집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습니다. 당시 시즌 타이틀 경쟁자는 페라리 페르난도 알론소(Fernando Alonso), 레드불 마크 웨버(Mark Webber), 레드불 세바스티안 베텔(Sebastian Vettel)이었고, 맥라렌 루이스 해밀턴(Lewis Hamilton)은 수학적으로 가능했지만 현실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알론소는 웨버에게 8점, 베텔에게 15점 앞선 채 아부다비에 도착했고, 시즌 내내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였습니다.
그러나 레이스 흐름은 예상과 정반대로 흘렀습니다. 레드불이 *언더컷을 노리고 웨버를 일찍 피트로 부르자, 페라리는 알론소도 피트인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그 둘은 피트에서 나온 뒤 트래픽에 묶였습니다. 첫 랩 세이프티카 상황 때 언더컷 전략을 가져 간 르노 비탈리 페트로프(Vitaly Petrov) 뒤에서 오도 가도 못하며 추월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아부다비 서킷 특유의 극악의 추월 난이도와 르노의 빠른 직선 속도는 알론소에게 넘을 수 없는 절망의 벽이었습니다.
반면 선두에 있던 베텔이 흔들림 없는 레이스를 펼쳤습니다. 알론소는 결국 7위로 체커기를 받게 되고, 챔피언은 베텔에게 돌아갑니다. 쿨링다운 랩에서 알론소가 페트로프에게 주먹으로 욕하는 장면은 아직도 회자되는 상징적인 순간입니다.
페라리는 해당 레이스 자체가 아닌, 시즌 드라이버 포인트 2위였던 웨버만 경계하다가 경쟁의 본질을 놓쳤고, 준비했던 우승 파티는 그렇게 취소되었습니다. 당시 알론소의 엔지니어였던 안드레아 스텔라(Andrea Stella)는 훗날 “내 F1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날이었다”고 말했습니다.
* 언더컷(undercut): 앞차를 추월하기 위해 더 먼저 피트 스탑을 감행해 새로운 타이어로 빠른 랩 타임을 기록, 상대를 앞서는 전략

2007년의 결전은 내부 갈등이 팀을 무너뜨린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맥라렌은 알론소와 신인 루이스 해밀턴이라는 두 강력한 드라이버를 보유했고, 둘은 팀 내부에서 격렬하게 충돌했습니다. *스파이게이트 스캔들이 터지며 팀은 1억 달러의 벌금을 받았고, 분위기는 이미 산산조각 나 있었습니다. 해밀턴은 브라질 최종전에서 4점 앞선 선두였지만, 레이스 초반 실수와 기어박스 문제로 18위까지 추락했고, 결국 7위로 골인했습니다. 키미 라이코넨(Kimi Raikkonen)은 완벽한 전략 속에 우승하며 단 한 점 차로 극적으로 시즌 드라이버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같은 팀 알론소와 해밀턴은 내부 갈등으로 모두 눈앞에서 타이틀을 놓친 하루였습니다.
* 맥라렌이 페라리의 기밀 기술 정보를 불법적으로 입수해 활용한 혐의로 역대 최대 규모의 제재를 받은 사건. 알론소와 해밀턴의 극심한 내부 갈등 과정에서 폭로되었음.
드라이버 챔피언을 목전에 둔 맥라렌은 올해 그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맥라렌 CEO 잭 브라운(Zak Brown)은 “특정 드라이버를 위해 레이스를 운영하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공정하게 레이스할 것입니다”라고 말했고, 안드레아 스텔라 감독 역시 “두 드라이버 모두 우승 기회를 가진다면 우리는 그 권리를 존중할 것입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2010년과 2007년의 결말은 같은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결국 아부다비 레이스에서 1위한 드라이버가 모든 걸 가져간다는 것입니다. 노리스는 지난해 아부다비에서 우승했고, 이곳은 그의 손에 잘 익은 트랙입니다. 카타르는 맥라렌이 여전히 최고의 속도를 가진 팀이라는 점을 증명했습니다.
그러나 디펜딩 챔피언이자 4년 연속 챔피언인 막스 베르스타펜은 여전히 가장 위협적인 존재입니다. 시즌 초반 벌어진 점수차로 시즌을 일찌감치 포기할 뻔 했던 막스는 잃을 것이 없는 반면, 첫 타이틀을 노리는 노리스와 피아스트리는 전혀 다른 무게의 압박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알론소는 2007, 2010, 2012년에 마지막 레이스에서 패배했습니다. 웨버 역시 2010년 이후 다시 타이틀 경쟁자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기회가 항상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부다비에서는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과거 마지막에 무너졌던 사람들에게 그 기억은 두려움이 아니라 동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역사가 반복될 수도 있고, 완전히 새로운 챔피언이 탄생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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