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알 마드리드(Real Madrid) 소식을 제가 이렇게 많이 전하는 일도 드문 편입니다. 그것도 모두 좋지 않은 소식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레알 마드리드가 코파 델 레이(Copa del Rey)에서 2부 리그 팀 알바세테에게 충격적인 탈락을 당했습니다. 이 경기는 알바로 아르벨로아(Álvaro Arbeloa) 감독이 부임한 뒤 치른 첫 공식 경기였습니다.
경기는 극적인 방식으로 끝났습니다. 알바세테의 제프테 베탕코르(Jefte Betancor)는 후반 추가시간 4분, 로빙 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렸습니다. 불과 3분 전, 곤살로 가르시아(Gonzalo García)의 골로 레알 마드리드가 2대 2 동점을 만들며 연장을 기대하던 직후였습니다. 결국 스코어는 3대 2, 홈팀 알바세테의 승리로 마무리됐습니다.
아르벨로아 감독의 데뷔전은 이른바 ‘머피의 법칙’을 그대로 재현한 경기였습니다. 잘못될 수 있는 모든 일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기대를 걸었던 유스 선수들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고, 흐름을 바꿔야 했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Vinícius Júnior)는 이날 가장 부정확한 선수로 남았습니다. 후반 90분에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그보다 더 늦은 시점에 실점하며 결국 무너졌습니다.
아르벨로아 감독은 사비 알론소(Xabi Alonso)와의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그 결과는 트로피 하나의 상실과, 레알 마드리드를 감싸기 시작한 비관적인 기류입니다.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서 이보다 더 어려운 데뷔전은 찾기 힘들 것입니다.
짙은 안개 속에서 시작된 이 경기는 최근 레알 마드리드 역사에서도 가장 굴욕적인 패배 중 하나로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2021년 1월, 지네딘 지단(Zinédine Zidane) 감독이 이끌던 팀이 3부 리그 알코야노(Alcoyano)에게 퇴장 변수 속에서 패했던 기억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알바세테는 특별히 강한 팀도 아닙니다. 현재 2부 리그에서 강등권과 싸우고 있는 팀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패배가 특히 뼈아픈 이유는 타이밍에 있습니다.
월요일, 레알 마드리드는 시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사비 알론소 감독을 경질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 직후, 코파 델 레이에서 탈락했습니다. 2005/06시즌 이후 라리가 무대를 밟지 못했던 알바세테에게는 역사적인 밤이었지만, 레알 마드리드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였습니다.

아르벨로아 감독은 1군 선수 11명이 결장한 상황에서 이 경기를 치렀습니다. 그럼에도 이 라인업은, 적어도 이 단계에서 탈락하지 않을 정도의 전력이었습니다.
경기 후 아르벨로아 감독은 담담하게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이 클럽에서는 무승부도 비극입니다. 하물며 패배라면 말할 것도 없죠.”
그는 이어 “모든 팬들이 실망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특히 하위 리그 팀을 상대로 한 패배였으니까요. 이제부터 우리는 반드시 나아져야 합니다. 책임은 제게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보다 많은 베테랑 선수들을 기용하지 않은 점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는 단호했습니다.
“후회하지 않습니다. 저는 훌륭한 스쿼드를 가지고 있고, 천 번 다시 한다 해도 같은 선택을 할 겁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시즌 코파 델 레이 결승에서 바르셀로나에 패했고, 이 대회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것은 2023년입니다. 당시 결승에서 오사수나(Osasuna)를 꺾었습니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는 라리가 2위로 선두 바르셀로나에 승점 4점 뒤져 있으며,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리그 페이즈 7위에 올라 있습니다.
한편 사비 알론소 감독은 지난여름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부임한 뒤 34경기에서 24승을 거뒀지만, 결국 시즌 중 경질이라는 결말을 맞았습니다. 그리고 그 직후 시작된 아르벨로아의 시대는, 가장 가혹한 방식으로 첫 페이지를 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