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유가 돌아왔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도 전부터, 올드 트래포드 곳곳에서는 이러한 말들이 터져 나왔습니다. 오랜만에 느끼는 감정이었고, 그래서 더욱 조심스러웠지만, 이날만큼은 많은 팬들이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냈습니다. 그것은 확신이라기보다는 오랫동안 억눌려 있던 감정의 표출에 가까웠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맨체스터 시티와의 '맨체스터 더비'에서 승리했습니다. 스코어는 2대0이었지만, 내용은 그보다 훨씬 일방적이었습니다. 오프사이드로 취소된 골들과 잔루이지 돈나룸마의 연이은 선방이 없었다면, 4대0이나 5대0이라는 숫자도 결코 과장이 아니었을 정도였습니다. 맨유는 점수판보다 훨씬 크게, 그리고 분명하게 상대를 밀어붙이고 있었습니다.
올드 트래포드에 다시 깃든 긍정적 분위기

이런 날이면 올드 트래포드의 공기 자체가 달라집니다. 마치 제국의 반격이 시작된 것처럼, 맨유라는 이름에 깃든 반항심과 자존심이 선수와 팬 모두에게 동시에 스며듭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유니폼의 무게에 짓눌려 있던 선수들은 더 이상 움츠러들지 않았고, 관중석에서는 손가락 사이로 경기를 훔쳐보던 팬들이 두 손을 맞잡은 채 소리를 질렀습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환희가 경기장을 덮었습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알렉스 퍼거슨 경(Sir Alex Ferguson)은 조용히 미소를 지었고, 다른 한 편에선 제자 마이클 캐릭(Michael Carrick) 감독이 맨시티를 상대로 한 2대0 승리를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단 한 경기였지만, 오랫동안 흐릿하게만 존재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움이라는 개념이 다시 형태를 갖추는 순간처럼 보였습니다.
캐릭은 루벤 아모림(Ruben Amorim)이 경질된 뒤 시즌 종료까지 임시로 지휘봉을 잡습니다. 수요일에야 선수단과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췄지만, 토요일 더비에서 맨유는 구조와 목적의식, 그리고 에너지 면에서 2025년 내내 보기 힘들었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선수들은 목숨 걸고 수비했고, 공을 잃는 순간마다 일제히 내려와 백라인을 보호했습니다. 카세미루(Casemiro)와 해리 매과이어(Harry Maguire), 리산드로 마르티네스(Lisandro Martínez)는 몸을 사리지 않았고, 중원에서는 모든 볼을 두고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공격 전환은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점유율은 전반 28퍼센트에 불과했지만, 불필요한 패스 게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분명했습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Bruno Fernandes)는 한 단계 전진한 위치에서 역습의 중심이 되었고, 아마드 디알로(Amad Diallo)와 디오구 달롯(Diogo Dalot)은 측면 뒷공간을 집요하게 파고들었습니다. 매과이어의 헤더가 크로스바를 맞고, 브루노와 아마드의 골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되는 장면에서도 흐름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후반의 두 골은 이미 전반에 깔아둔 판 위에서 완성된 결과였습니다.
캐릭의 꿈같은 출발, 하지만 과도한 기대감은 금물

캐릭은 과장된 표현을 즐기지 않는 인물입니다. 그는 이를 꿈같은 출발이라고 표현했지만, 그 말은 냉정한 평가에 가까웠습니다. 햄스트링 부상 이후 두 달 만에 매과이어를 다시 중앙 수비로 기용했고, 아모림 체제에서 배제됐던 코비 마이누(Kobbie Mainoo)를 중원에 복귀시켰습니다. 이 선택들은 모두 계산된 도박이었고,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그 판단이 옳았음을 증명했습니다.
맨시티 역시 평상시 그들답지 않았습니다. 맨유의 압박과 올드 트래포드의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통제하지 못했습니다. 로드리(Rodri)는 둔해 보였고, 박스 근처에서의 볼 처리 수준은 이례적으로 낮았습니다. 과르디올라가 후반 80분에 엘링 홀란(Erling Haaland)을 포함한 주전 공격수들을 대거 교체한 장면은, 이 경기가 이미 되돌릴 수 없다는 메시지에 가까웠습니다.
경기 후 과르디올라는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더 나은 팀이 이겼고, 맨유는 자신들에게 없는 에너지를 갖고 있었다고 말입니다. 마르티네스는 캐릭이 관중의 에너지를 활용하라고 주문했다고 전했고, 홈에서는 하나로 뭉치면 질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장면을 그대로 미래에 투사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2019년 PSG 원정 승리 이후, 올레 군나르 솔샤르(Ole Gunnar Solskjær)에게 감독직을 줘야 한다던 외침이 얼마나 위험한 결말로 이어졌는지, 이 클럽은 이미 경험했습니다. 루이스 판 할, 조제 무리뉴, 솔샤르, 에릭 텐 하흐, 그리고 아모림까지. 모두 한 번쯤은 이런 밤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뒤에는 늘 추락이 있었습니다.
단 한 경기, 그러나 분명히 다른 '진짜 유나이티드'

하지만 반대로, 지난 10여 년간 진짜 문제는 클럽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완전히 잃어버렸다는 데 있습니다. 퍼거슨 은퇴 이후 외부에서 영입된 감독들의 축구에서는, 맨유의 흔적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더비가 더욱 중요했습니다. 냉대받던 유망주가 돌아왔고, 빠른 공격 전환과 집단적인 수비 헌신이 공존했던 경기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맨시티의 컨디션, 퇴장당해도 할 말 없을 달롯의 태클처럼 운이 따랐던 장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단 3일의 훈련으로 이끌어낸 퍼포먼스의 가치는 쉽게 깎아내릴 수 없습니다. 이는 최근 몇 시즌을 통틀어 가장 설득력 있는 경기 중 하나였습니다.
경기 후 이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캐릭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오늘 같은 감정과 분위기의 경기는 자주 나오지 않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기준과 기대치를 지켜야 하며, 일관성이 모든 성공의 핵심입니다."
이제 질문은 남아 있습니다. 만약 캐릭이 단순한 분위기 반전을 넘어 다음 주 아스널전, 더 나아가 시즌 종료까지 충분한 설득력을 쌓아간다면 어떻게 될까. 논리적으로는 충동을 경계해야 합니다. 하지만 팀에 완벽히 맞아 떨어지는 감독이 없거나, 존재하더라도 이 클럽을 원하지 않는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토요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분명했던 사실은 하나였습니다. 아모림의 족쇄에서 벗어난 맨유는 오랜만에 편안한 팀처럼 보였다는 점입니다. 단 한 경기였지만, 그날의 맨유는 모조품이 아닌, 진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