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한국 시각) 미국 뉴저지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5 클럽 월드컵 결승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순간, 첼시의 선수들은 서로를 껴안으며 환호했고, 스탠드에는 푸른색 깃발이 물결쳤습니다. 이는 단순한 승리가 아니라, 팀의 현재와 미래를 바꿔놓은 의미 있는 경기였습니다.
첼시는 파리 생제르맹(PSG)이라는 강호를 상대로 전반에만 세 골을 몰아넣는 충격적인 경기력으로 3대 0 완승을 거두며 클럽 월드컵 정상에 올랐습니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PSG가 우세하다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인터 밀란을 5대 0으로 제압하며 유럽 최강임을 증명했던 PSG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자 흐름은 전혀 달랐습니다. 첼시는 준비된 전술과 높은 집중력으로 완전히 경기를 지배했고, 이는 단순히 선수 개인의 활약을 넘어 감독의 전략적 승리였습니다.
엔조 마레스카, 의심에서 확신으로

이번 승리의 중심에는 단연 2골 1도움을 기록한 콜 파머가 있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인물은 바로 엔조 마레스카 감독이었습니다. 단 몇 주 전까지만 해도 그는 첼시 팬들 사이에서 확신을 주지 못한 지도자였습니다. 후방 빌드업에 집착하는 듯한 전술과 복잡한 패턴 플레이는 답답함을 안겼고, “첼시에 어울리지 않는 감독”이라는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 변화를 택했습니다. 이번 결승전에서 마레스카 감독은 과감하게 기존 방식을 버리고 단순하고 날카로운 전술을 들고 나왔습니다. 불필요한 후방 패스를 줄이고, 강력한 전방압박과 롱볼 위주의 선 굵은 공격으로 PSG의 수비진을 집요하게 공략했습니다. 특히 그가 집중적으로 공략한 PSG의 왼쪽 측면은 허술했고, 첼시는 이 약점을 정확히 파고들며 전반 34분 만에 세 골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는 전술가로서 마레스카 감독의 유연성과 결단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단기간에 팀의 스타일을 전환하고, 선수들에게 전술을 효과적으로 이식하며 실전에서 이를 완벽히 구현해낸 능력은 많은 이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였습니다.
마레스카는 이제 단 두 달 만에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 UEFA 컨퍼런스리그 우승, 그리고 클럽 월드컵 정상이라는 세 가지 성과를 손에 넣었습니다. 가장 놀라운 것은, 그 모든 과정에서 팀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며 팬들의 신뢰마저 되찾았다는 점입니다.
콜 파머의 눈부신 활약, 그리고 PSG의 무너진 균형

이날 경기에서 콜 파머는 두 골을 넣고 한 골을 어시스트하며 다시 한번 ‘큰 경기의 사나이’임을 증명했습니다. 첫 골은 말로 귀스토의 컷백을 정확한 낮은 슈팅으로 마무리했고, 두 번째 골 역시 거의 비슷한 장면에서 나온 침착한 마무리였습니다. 이어진 공격에서는 주앙 페드로에게 완벽한 침투 패스를 찔러 넣으며 도움까지 기록했습니다.
반면 PSG는 전혀 준비되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파초가 빠진 왼쪽 측면 수비는 계속해서 허점을 드러냈고, 경기 막판에는 감정을 제어하지 못했습니다. 후반 종료 직전, 미드필더 주앙 네베스가 마르크 쿠쿠렐라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겨 VAR 판독 후 퇴장을 당하는 장면은 팀의 혼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습니다.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양 팀 선수들 사이에 거친 신경전이 벌어졌고, 급기야 루이스 엔리케 감독까지 끼어든 몸싸움으로 번지며 혼란스러운 마무리를 맞았습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이후 심판에게 강하게 항의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일각에서는 첼시의 우승에 대해 “PSG가 진지하게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거나 “피로 누적이 있었다”는 식의 평가절하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모든 팀이 동일한 조건에서 참가했고, 첼시는 그 안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준비하고, 가장 정확하게 경기력을 구현한 팀이었습니다.
챔피언 그 이상의 의미... "특별한 무언가가 시작됐다"
이번 클럽 월드컵 결승은 단순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가졌습니다. '아메리칸 스타일'의 열광적인 분위기, 전투기 플라이오버와 24분에 달하는 하프타임 쇼, 그리고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모든 것이 하나의 글로벌 쇼였습니다.

하지만 그 화려한 무대에서 가장 빛난 것은, 역시 전술적으로 진화한 첼시의 경기력이었습니다. 이날의 주인공 콜 파머, 두 경기만에 첼시의 주축이 된 주앙 페드로뿐만 아니라, 후반 교체 투입된 리암 델랍도 위협적인 두 차례 슈팅을 날리며 분위기를 이끌었고, 골키퍼 로베르트 산체스 역시 중요한 선방을 보여주며 팀의 무실점을 이끌었습니다.
솔직히 이 한경기로 첼시가 '세계 최고의 팀'이 되었는지 아직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팀은 매우 젊고 무언가 ‘특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마레스카 감독의 손에서 성장하는 젊은 선수들과, 그 변화에 적응하고 활약하는 재능들. 첼시는 더 이상 재건 중인 팀이 아니라 완성형에 가까워 진 팀으로 봐야될 것 같습니다.
이 팀이 만들어갈 다음 페이지가 어떨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첼시 팬들은 이제 느끼기 시작할 겁니다. 특별한 무언가가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빅클럽 상대 엔리케의 축구 레슨...PSG, 레알마드리드 4:0 대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인테르 밀란에 5대 0 승.클럽월드컵 8강에서 두 명이 퇴장당한 상황을 극복하고 바이에른 뮌헨 상대로 2대 0 승.그리고 오늘, 클럽월드컵 4강전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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