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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MLB 개막을 기다리며...KBO리그로 즐기는 'The Show'의 즐거움

by 더콘텐토리 2020. 6. 23.

 

메이저리그는 시즌이 진행하는 기간 많게는 하루 15경기가 펼쳐진다.
그러다 보니 여러 경기가 같은 시간에 중복돼 열린다. 하지만 일요일 저녁(미국 동부 기준 저녁 7시, 한국 기준 월요일 아침 8시)은 예외다. 리그 사무국은 매주 이 시간대에 딱 한 경기만 편성한다. 전통의 라이벌이나 순위 경쟁이 치열한 두 팀간의 매치업으로 구성한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케이블 방송사인 ESPN은 이 경기를 ‘Sunday Night Baseball(선데이 나잇 베이스볼)’이라고 이름 붙여 전국 중계로 내보낸다. 이 경기는 30개 구단의 로컬 방송국도 중계하지 않기 때문에 전국 독점 중계다.

ESPN은 프라임 시간대 전국 독점 생중계 야구경기에 엄청난 공을 들인다. 특히 음향이 그렇다. 야구경기서 들을 수 있는 배트 타격음과 포수 미트질에 의해 공이 ‘팡’하고 글러브에 꽂히는 소리는 야구 마니아를 설레게 한다. ‘선데이 나잇 베이스볼’은 주심의 몸에 최신 마이크를 달아 이 소리들을 최대한 재현한다. 타석에서 타자들이 고르는 흙의 소리도 생생하게 들린다. 화제성 있는 팀들의 경기에 몰린 구름떼 관중의 함성소리를 뚫고 들리는 미트질과 타격음은 ‘선데이 나잇 베이스볼’ 중계만이 주는 백미다.

21일(화) 저녁 SBS스포츠가 중계한 KBO연습경기 롯데 자이언츠와 NC다이노스 경기에서 이런 설렘을 느꼈다. 무관중으로 텅 빈 야구장에선 오로지 야구가 만드는 소리만 생생히 들렸다. 고가의 음향장비를 과학적으로 설치하지 않아도 충분했다. 야구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사회인 야구도 꽤 활성화 됐다. 사회인 야구는 동호인들만이 즐기는 그들만의 리그로 관중은 없다. 선수들은 저마다의 함성으로 동료를 응원한다.
볼을 골라내면 ‘굿아이(Good Eye)’. 스트라이크엔 ‘나이스 볼(Nice Ball)’. 유치 뽕짝한 단순 영어 명사로 만든 고함소리들. 프로선수들도 덕아웃에서 똑같이 외친다는걸 알게 됐다. 관중들의 함성이 거쳐진 경기라 가능했다.

아쉽게도 KBO특유의 신바람 나는 응원은 없지만 무관중 경기는 야구가 낼 수 있는 소리들로 팬들의 갈증을 다소나마 채워줄 거 같다.
KBO는 5월 5일 정규시즌 개막 이후 상당기간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다. 고급 장비가 없어도 타격음과 미트질 소리 그리고 동료를 격려하는 고함을 찰지게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개막이 더 기다려진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개막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최악의 경우 시즌 자체가 취소될 여지도 있다. 시작한다면 KBO처럼 무관중일 거다. 무관중 야구에 대해 왈가왈부 의견이 많다. 그래도 듣고 싶지 않나. 텅빈 야구장에서 세계 최고의 스타들은 뭐라고 고함치는지. 애런 저지의 홈런 타격음과 채프먼의 공을 받는 산체스의 미트질 소리가. 미국 현지선 메이저리그 야구경기를 다른 말로 ‘THE SHOW’라 부른다.

이제 ‘THE SHOW’를 즐기기 위해 집에 있는 TV와 사운드 바를 살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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