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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원맨에 의존하지 않는 원팀, 마이애미 히트

by 더콘텐토리 2020.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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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한국시간) 마이애미 히트는 홈에서 열린 유타재즈와의 경기에서 107대 104로 승리했다. 히트는 벌써 시즌 22승을 챙겼다(9패). 리그 전체 4위에 올라 있는 히트는 시즌 전 예상을 뒤엎고 동부지구 우승도 바라볼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히트가 왜 강력한 경기력을 보이는지 유타재즈와의 경기 4쿼터를 복기해보자.

81:76, 5점차 열세로 시작한 4쿼터. 쿼터 시작 당시 유타 재즈의 센터 루디 고베어는 코트에 없다. “고베어가 쉬고 있는 지금 우리는 따라가야 한다”는 해설진의 표현대로 히트는 빅맨이 강한 팀을 상대 할 때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오프 시즌 하산 화이트사이드가 포틀랜드로 떠나가면서 히트의 페인트존을 지키는 선수는 뱀 아데바요가 거의 유일하다. 리그 정상급 빅맨에 비해 비교적 신장이 작은 아데바요는 그 단점을 에너지 레벨로 극복하고 있다.

1. 상대 강한 빅맨이 없을시 페인트존 빈 공간 창출

히트 해설진의 표현대로 히트는 고베어가 없는 재즈의 페인트존에서 빈 공간을 창출하며 첫 득점을 올렸다. 빈 공간을 만드는 설계자는 고란 드라기치. 고베어가 없는 재즈를 공략하는 히트의 공격속도는 빠르지 않다. 다만 정확하게 공간을 만들어내고 완벽한 슛 타이밍을 만든다. 연속 4득점을 올리며 81:80, 1점차로 좁혀지자 재즈는 바로 고베어를 투입한다(고베어는 들어오자마자 손쉽게 득점을 올리며 점수차를 다시 벌렸다).

2. 상대 강한 빅맨이 있을시 에너지 레벨 극대화

고베어가 들어선 재즈의 수비진영을 붕괴시키는 히트의 작전은 ‘에너지 레벨을 극대화 하라’였다. 히트의 센터 아데바요는 외곽으로 빠져나와 적극적인 스크린을 통해 동료들의 오픈 3점 찬스를 만들고 던컨 로빈슨이 매우 중요한 3점슛을 성공시키며 동점을 만들었다. 한편 히트에는 켄드릭 넌, 타일러 히로, 고란 드라기치 등 매우 준수한 3점슈터가 즐비하다. 고베어가 코트에 들어온 순간부터 히트는 공격과 수비 그리고 트랜지션 과정에서 매우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경기 템포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수비과정에선 재즈의 도노반 미첼이 리딩을 하면 더블팀이 붙는다. 미첼은 공간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하이로(High-Low)패턴으로 고베어를 향해 패스를 던진다. 어느 순간 고베어에게도 달라붙는 더블팀 수비. 어렵사리 킥 아웃 패스로 빠져나간 공을 받아든 보그다노비치, 조 잉글스에게도 수비가 달라붙는다. 마치 6~7명이 수비하듯 히트는 높은 에너지레벨을 선보인다. 재즈의 공격이 원할하게 돌아갈 리 없었다.

3. 원맨에 의존하지 않는 원팀

3,4쿼터에 16:4 런을 만들어내며 역전에 이어 점수차를 벌린 히트의 탁월한 득점 운영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선수는…지미 버틀러. 알다시피 버틀러는 리그를 대표하는 스코어 메이커 중 한 명이다. 심지어 버틀러는 4쿼터에 단 5분만을 뛰었고, 무득점에 그쳤다(슛은 2번밖에 던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트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코트에 서 있는 모든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히트에는 경기를 조립할 수 있는 준수한 드리블러가 많다. 드라기치가 경기를 조립하면 켄드릭 넌과 타일러 히로에게 오픈찬스가 생기고 타일러 히로가 경기를 조립하면 반대로 넌과 드라기치에게 공간이 만들어진다. 이 날 히로는 4쿼터에만 9득점을 쓸어담으며 팀 승리에 큰 공헌을 했다.

재즈의 4쿼터는 매우 아쉬운 점이 많았다. 일단 공수 전환과정이 히트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경기를 조립하는 가드의 부재가 눈에 띄었고 이는 공격 과정을 매우 뻑뻑하게 했다. 마이크 콘리의 슛감이 떨어졌다 해도 그의 존재가 절실히 필요한 밤이었다. 재즈는 탁월한 빅맨 고베어를 페인트 존에 두고도 수비의 벽에 막혀 공격 제한시간에 쫓긴 3점슛을 던지기에 바빴다. 점수차가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재즈가 선택한 공격은 시스템에 의한 오픈 찬스를 만든후 3점슛 시도. 그러나 3점슛은 번번히 실패했고 4쿼터에 제대로 된 흐름을 타지 못하며 경기를 내줬다.

히트의 선수 네이밍 밸류는 높지 않다. 그러나 히트의 경기력은 매우 강력하다. 위에서 잠깐 살펴봤듯 히트는 체력을 바탕으로 매우 똑똑한 농구를 하고 있다. 비록 빅맨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어떻게 그 약점을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도 알고 있다.

히트는 크리스마스 연휴기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한국시간으로 오는 28일(토)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홈 경기를 치른다. 히트와 마찬가지로 예상외의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는 페이서스는 빅맨과 가드진의 고른 활약이 돋보이는 팀이다. 히트는 페이서스를 상대로 어떤 해답을 준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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